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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시공사 대표 영상편지까지…한남2 운명은?

  • 2025.04.25(금) 17:01

오는 27일 대우건설 시공권 재신임 투표 앞둬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 "믿고 맡겨 달라" 호소
사업 지연 손실 vs 대체 건설사 유치

지난 16일 한남2구역 조합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영상 하나가 도착했어요. 영상 제목은 '대우건설의 진심'. 13분짜리 이 영상에는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가 출연해 "믿고 맡겨주신다면 최고의 결과로 조합원님께 보답해 드릴 것을 제 이름을 걸고 약속드린다"고 호소했어요.

김 대표는 더불어 "대우건설이 제안한 최고의 사업 조건과 명품 설계로 한남의 정상에 우뚝 선 '한남 써밋'을 조합원에게 선사하겠다"고도 했어요. 

김 대표가 이처럼 조합원에게 간절함을 드러낸 것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2재정비촉진구역(한남2구역) 조합이 오는 27일 임시 총회를 열고 시공사 재신임 안건을 투표에 부칠 예정이기 때문이에요. 대우건설은 2022년에 롯데건설과 경쟁입찰 끝에 해당 재개발 현장에 시공권을 따냈는데 이번에만 2번째 재신임 투표죠.

대우건설 김보현 대표이사/사진=대우건설

관통도로 폐지 대신 지하통합 논의

한남2구역 조합이 시공사 재신임 안건을 투표에 부친 이유는 시공사가 약속한 관통도로 제거가 지연되고 있고 고도 제한 완화 공약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예요. 

대우건설은 최근 한남2구역 내 2·3블록을 통합하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추진 중이었다고 반박했어요. 조합 측이 블록 통합을 위한 관통도로 폐지를 요구해 이에 맞춰 용산구, 서울시 등과 계획도로변경 인허가 협의에 나섰다는 거예요.

그러나 서울시는 용산구에 기존계획도로를 유지하는 쪽으로 검토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어요. 시가 관통도로폐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이는 더이상 추진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대우건설의 설명이에요.

대신 대우건설은 서울시와 5차례에 걸친 협의 끝에 지난 3월 해당 블록의 대형 지하 커뮤니티와 지하주차장을 통합하는 식의 공간적범위결정안을 도출했다고 해요. 이는 조합이 강조한 지하 통합에 맞춘 것이라는 게 대우건설의 주장이에요.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에서 추진 중인 2·3블록 통합 계획/자료=대우건설

공간적범위결정은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부지 내 지상·수상·공중·수중 또는 지하에 일정한 공간적 범위를 정하고 도시계획으로 결정된 시설이 아닌 건축물이나 공작물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걸 의미해요. 문화시설과 주차장, 도로 등도 공간적 범위 내 설치 허용 시설이에요.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시공사 선정 당시 약속한 △블록통합 △용적률 상향 △추가 용적률 △스카이브릿지(하늘다리) △고도제한완화 등 5가지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 중 고도제한완화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어요.

대우건설 측은 "개선안의 용적률은 원안(195.42%) 대비 3.64%포인트 높은 199.06%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추가 용적률도 조합원 결정에 따라 220% 이상 달성 가능하다"고 강조했어요.

또 "스카이브릿지 가능성에 대한 설계 검토도 마쳤고 조합원의 결정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어요.

'118 프로젝트' 폐기에도 1차 재신임

사실 고도제한 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벌어진 문제는 2년 전 이미 한 차례 조합의 재신임을 받았어요. 뒤에 남산이 있는 한남2구역은 해발고도 90m까지만 건물을 지을 수 있어요. 반포대교 남단에서 남산 7부 능선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남산의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서죠. 

하지만 대우건설은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 입찰 당시에 고도제한을 재정비촉진계획상 높이계획(90m)을 118m까지 풀겠다며 이른바 '118프로젝트'를 제안했어요. 기존에 최고층수가 14층으로 계획된 아파트를 21층까지 높이겠다는 청사진이었어요. 

대우건설은 이 같은 제안을 바탕으로 한남2구역의 시공권을 따냈지만 서울시는 고도제한 완화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어요. 한남뉴타운의 건축물 높이 제한은 2016년 정해진 '한남재정비촉진지구 변경 지침'에 따른 것이에요. 이를 일괄적으로 완화하지 않는 이상, 특정 구역만 풀어준다는 건 애초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에요.

결국 조합은 지난 2023년 9월 임시총회를 열고 대우건설의 재신임 여부를 조합원들에게 물었어요. 909명의 조합원 중 725명의 조합원이 참석했고 과반수 이상인 414명이 대우건설의 시공사 재신임에 동의했어요. 이에 대우건설은 시공권을 유지했어요.

연립주택이 밀집한 한남2구역 전경/사진=정지수 기자

사업 지연 손실 vs 시공사 교체

시공사 교체를 원하는 조합 내 일각에서는 대체 시공사도 거론하고 있어요. 한남2구역 조합장은 대우건설이 시공사 자격을 잃는다면 더 나은 상위급 건설사가 참여할 수 있다고도 주장하고 있어요.  

대우건설은 시공사 계약 해지 시 발생할 수 있는 시간적·금전적 손실을 강조하며 조합원을 설득하고 있어요. 조합이 만약 새로운 시공사를 찾으려면 최소 1년6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게 대우건설의 주장이에요. 반면 대우건설은 시공사 교체가 없다면 한남2구역은 심의 중인 관리처분 계획을 올해 6월에 인가 후 연내 이주 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한남2구역이 시공사 교체에 나선다면 금전적 손실 규모가 2698억원에 달할 것이라고도 하고 있죠. 브릿지론 지연배상금 503억원과 인허가 용역비 180억원, 사업이 1년6개월 지연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추가 공사비 2015억원 등을 포함한 액수예요.

한남뉴타운 중 한남3구역 다음으로 빠르게 시공사를 선정했던 한남2구역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한남4구역은 지난해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고 한남5구역도 연내 DL이앤씨와 수의계약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요. 한남2구역의 시공사 교체가 이뤄져 대우건설과의 소송전까지 겹친다면 다른 곳보다도 늦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요.

대우건설 관계자는 "관통도로 폐지는 수주 당시 약속한 사안이 아님에도 재신임 투표를 받게 됐다"면서 "아직은 재신임 투표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소송전이나 다른 상황을 당장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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