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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더 싸고 좋은 LH 직접시행 아파트' 가능할까

  • 2025.09.10(수) 06:30

민참사업 '시공비 절감 효과' 끼워넣은 국토부
논리도 없는 빈약한 설명과 막연한 기대
'관급자재 사용?' 혼선…공급대책 신뢰 훼손

정부는 지난 7일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하면서 LH 직접시행 전환물량을 민간이 설계·시공 등을 전담하는 '도급형 민간참여(민참)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택용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LH가 직접 시행하면 공급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기대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사진=국토교통부

그러면서 한가지를 더 덧붙였다. 비용 측면의 장점이다. 배포된 주택공급방안 6쪽에 이런 내용을 담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를 제공하고 민간에 자금조달 및 설계·시공을 전담하도록 하면 시공비 절감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 백브리핑에서는 시공비 절감효과가 어떻게 생기는지에 대한 질문에 김헌정 주택정책관은 '관급자재' 사용 효과를 거론했다. 관급자재란 공공공사에 투입되는 자재 중 발주기관에서 직접 구매해 공급하는 자재다. 공공기관에서는 대부분 중소기업의 제품을 사들여 이를 공사 현장에 투입하도록 한다. 중소기업의 판로를 지원해 육성하겠다는 취지의 제도다.

하지만 조달청을 통한 하도급 공사는 관급자재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지만 민참 사업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관급자재를 쓰면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간 기업의 사업 자율성이 제한되는 측면도 있다. 김윤덕 장관이 직접 "LH가 사업을 시행하더라도 고품질 주택을 공급하겠다"도 했는데 앞뒤가 들어맞지 않았다.

국토부가 LH가 직접 시행하지만 설계와 시공을 모두 민간에 맡기는 이유는 결국 공공주택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브랜드도 시공사의 것을 달아 제도 개선 이후에도 국민이 체감하는 주택의 수준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목표다. 

이어진 백브리핑에서 김배성 공공주택추진단장은 관급자재로 시공비를 줄일 수 있단 말에 손사래를 쳤다. 민간 건설사의 사업 역량을 내세웠다. 그는 "민간 건설사가 더 많은 자유도를 가지고 시공을 할 수 있기에 회사의 노하우를 잘 활용할 것"이라면서 "이 같은 관점에서 시공 비용이 내려갈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래도 고개가 갸웃했다. 그는 "공공에 비해 민간 기업이 훨씬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한다는 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민간이 공공보다 시공 비용이 저렴하다는 관련 통계 같은 게 있는 건 아니고 광의의 개념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책 앞뒤를 자세히 풀어주는 백브리핑에서 국장급 실무 책임자들조차 혼선을 빚은 것이다. 

납득할 만한 논리도 없었다. 기대되는 정책 효과는 '나이브(Naive)'한 인상을 줬고 설명은 추상적이었다. 민간과 공공사업 시공 비용 관련한 통계조차 없으면서도 막연한 효과로 기대감만 부풀린 것이다.

관급자재를 사용하지 않는 민참사업을 통해 국민에게 고품질의 공공주택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는 이해가 됐다. 그러나 시공비를 절감해 비교적 저렴한 분양가로 제공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을 "민간의 우수한 기술을 활용하면 가능하다"는 국토부의 설명은 '공공은 비효율적'이란 인식만 곱씹게 했다.

주택공급 확대방안 브리핑 발표내용/자료=국토교통부 제공

답답함에 민참 사업을 이미 수행하고 있는 LH에도 시공비 절감 효과에 대해 물었다. LH 관계자는 "LH가 발주하고 설계를 하는 사업은 조경과 토목, 통신을 하나씩 따로 발주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면서 "그러나 설계와 시공을 일괄적으로 건설사가 맡는다면 이런 행정적 절차를 제거한 데 따른 비용 효율화 측면이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건설사에도 물었다. 최근 민간참여 사업을 수주한 건설사의 관계자는 "민참사업은 패키지 형태로 발주해 단위가 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면서 "설계와 시공을 일괄하는 턴키(Turn Key) 방식이니 설계변경도 최소화하고 시공 과정에서 자재나 장비를 규모가 큰 현장에 한꺼번에 활용할 수 있어 공기도 짧아지고 시공비를 줄일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턴키 방식은 기술형 입찰에 가깝지만 가격 관련한 점수도 있다보니 공사비를 합리적으로 쓸 방안에 대해 고민해 투찰한다"면서 "실제로도 LH가 추정하는 사업비보다 더 낮게 입찰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LH와 건설사의 답변은 민간 노하우를 활용해 시공비 절감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국토부의 막연한 설명보다는 훨씬 더 설득력이 있었다. LH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건설사가 정부의 입장을 더 충실하게 대변해줬다. "물량과 속도가 핵심"이라며 공공 중심의 주택 공급을 하겠다는 정부의 말에 신뢰가 옅어진 순간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아도 주택 공급을 지휘할 김윤덕 장관과 이상경 1차관이 각각 정치인, 학계 출신이라 정책 집행에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국토부다. 공급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수요자의 인내를 담보할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시장에서 공급물량을 체감하는데 시차가 날 수밖에 없어서다. 이번에 강조한 착공 기준으로 해도 입주까지는 2~3년을 기다려야 한다.

부동산 정책 가운데서도 국민의 신뢰가 가장 필요한 게 공급대책이다. 사소한 부분에서 드러나는 당국자들의 허점과 혼선이 정부의 공급대책을 무너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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