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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시대]2억명 실어 나른 9살 SRT, 10살 생일 맞을까

  • 2025.12.12(금) 10:43

2016년 첫 개통 SRT
코레일 통합 예고로 브랜드 존폐 불투명
SR 노조 "통합 효과 전면 재검증 필요" 반발

수서고속철도(SRT)의 운영사 에스알(SR)이 내년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정부가 KTX를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을 통합한 새로운 공사 출범을 예고하면서다.

이에 따라 출범 이후 2억명을 넘게 실어 나른 SRT의 브랜드 존속 여부도 불투명하다.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고속철도로 통용되는 SRT는 당장 내년 3월 서울역과 용산역도 기종점으로 활용한다.

하루 평균 7만명, 연간 2669만명 태운 SRT

SRT는 지난 2016년 12월9일 개통 이후 이달 8일까지 9년간 총 2억500명을 태웠다. 누적 이동 거리는 455억㎞다. 이는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거리(9억4200만㎞)의 48.3배에 달한다. 지구가 태양을 9회 도는 동안 SRT는 태양을 48번 넘게 공전한 셈이다.

SRT는 지난 2013년 SR이 출범한 이후 3년이 흘러 KTX와 별도 운행을 시작했다. 철도산업의 경쟁을 통한 효율성 확보가 이유다. SR의 지분은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이 각각 58.95%, 41.05% 들고 있다.
▷관련기사: '형(코레일)만한 아우(SR)될까'..수서고속철 타보니(2016년 11월2일)

SRT의 연간 단위 일평균 이용객은 개통 1년 만인 2017년에 5만3334명으로 수요 예측치인 5만3000명을 넘어섰다. 이후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6만167명, 6만5667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와 올해 일평균 이용객은 7만2924명, 7만920명이다.

SRT의 연간 이용객은 2016년 100만명을 시작으로 △2017년 1947만 △2018년 2196만 △2019년 2397만 △2020년 1715만 △2021년 1956만 △2022년 2410만 △2023년 2641만명 △2024년 2669만명 등을 기록했다. 올해는 12월8일까지 2433만명이 이용했다.

SR이 운영하는 고속철도차량 SRT./사진=SR

"좌석 부족하다" KTX와 통합, SRT 사라질까 

SRT의 이용객은 수요 예측치 대비 2만명 가까이 늘었으나 한정된 좌석으로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SRT는 총 410석(10량)으로 955석(20량)의 KTX-1 열차 좌석의 절반도 안 된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내년 말까지 코레일과 SR 통합 및 SRT와 KTX를 구분하지 않고 열차를 연결해 운행하는 계획을 지난 8일 밝혔다. ▷관련기사: 수서역서 KTX 출발한다…1년 후 코레일·SR 통합 추진(12월8일)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고속철도 분리 운영이 정책의 실패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10년 가까운 경쟁 체제의 편익과 비효율을 비교하면 통합에 따른 효율 증대 효과가 더 크다는 정책적 판단을 내렸다"고 통합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계획대로 내년에 통합이 이뤄진다면 코레일과 SR은 2013년 12월 '경쟁을 통한 효율성 확보'를 이유로 분리된 이후 약 13년 만에 합쳐지는 것이다. 고속철도 통합은 SRT가 2016년 12월 운행 시작 이래 10년 만이다.

국토부는 한쪽이 일방적으로 흡수되는 형태의 통합은 지양한다는 입장이다. 통합명과 고속철도 브랜드 유지 여부는 연구용역 등을 통해 결정한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SRT 수서고속철도 기점./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내년까지 합친다?…SR노조 강력 반발

코레일은 SR과 기관을 합치고 열차 운행을 일원화할 경우 406억의 중복비용을 제거하고 하루 1만6000석의 좌석 증가 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도 이를 근거로 코레일과 SR의 통합 필요성을 주장했다. 

다만 이에 대해 SR노조는 11일 성명문을 내고 "코레일과 SR이 통합했을 때 1만6000석의 좌석을 추가 공급할 수 있다는 건 검증되지 않은 추정치를 '통합 효과'라고 포장한 것"이라면서 "좌석난은 통합이 아니라 차량 투입·선로 용량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SR노조는 지난 10일에도 성명문을 통해 "국토부는 좌석 부족의 원인을 SR과 코레일의 이원화에서 찾고 있으나 수송수요 예측치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게 문제"라고 짚었다. 실제로 국토부는 코레일이 주장하는 좌석 수 증가 효과에 대해서는 "검증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레일과 SR이 통합하면 경쟁체제 붕괴로 인한 서비스 품질저하, 단일 철도노조 구성으로 인해 파업 시 철도망 마비가 우려된다는 게 SR노조의 목소리다.

김상수 SR노조 위원장은 "국토부와 3번의 간담회를 가졌는데 국민편의 증대 차원에서 앱 통합과 교차노선 운행 등만 동의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청회 한번 없이 기관 통합을 졸속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국토부에서 흡수 방식의 통합은 지양한다고 하지만 코레일과 SR의 직원 수 차이를 생각하면 일방적인 통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양 기관의 경영실적 차이도 SR노조의 통합 반대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SR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95억원이었으나 코레일은 736억원의 적자를 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기준 코레일은 262.8%지만 SR은 172.9%다.

SR노조는 "철도 경쟁력 저하의 원인은 SR·코레일 이원화가 아니라 공정 경쟁을 보장하지 못한 제도적 불균형"이라며 "지금 필요한 건 통합이 아니라 두 기관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고 혁신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의 구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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