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자회사이지 시공능력평가 6위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외형 역성장을 겪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중이라서다. 그룹사가 발주한 대형 해외 현장 일감을 마무리 영향도 있다. 와중에 수익성은 개선했으나 지방 주택과 지식산업센터의 일부 미분양에 따른 대손상각비 등으로 한계가 있었다.
이 건설사는 지난해 세종안성고속도로 붕괴사고 이후 1년 넘게 도시정비사업 수주 활동을 멈춰 당장은 주택 매출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그 대신 친환경 에너지 시설의 개발과 EPC(설계·조달·시공)를 넘어 운영까지 도맡아 장기적 수익 모형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룹 해외 배터리 공장 준공하니 매출 '뚝'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공시한 분기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5365억원, 87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7%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16.5% 줄었다. 다만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은 덜 빠지면서 영업이익률은 3.1%에서 3.4%로 0.3%포인트 올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존 주력인 건축·주택, 플랜트·인프라 사업은 국내와 해외 모두 매출이 줄었다. 대신 전기차 충전서비스(EVC) 팀이 있는 자산관리 등 기타부문 매출은 3325억원으로 전년 동기(2825억원) 대비 17.7% 성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건축·주택 매출은 1조419억원이었다. 국내에서는 9047억원을 해외에서는 1373억원을 벌었다. 해당 사업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1조7905억원)와 비교하면 41.8% 급감한 것이다. 특히 7678억원이었던 해외 매출이 82.1% 급감했다. 국내 매출이 같은 기간 11.5% 줄어든 것에 비해 감소폭이 컸다.
이 같은 해외 매출 감소는 그룹사의 북미 배터리 공장 준공 영향 등이다. 특히 도급액이 2조3181억원에 달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법인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는 배터리 공장 설립 공사를 지난해 마쳤다.
플랜트·인프라도 마찬가지다. 이 사업부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1623억원이다. 국내에서는 울산 샤힌프로젝트, 해외에서는 사우디 아미랄패키지1 등의 사업지를 통해 각각 3527억원, 809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는 국내 매출이 4321억원, 해외 매출이 8616억원이었다.
외형이 축소하면서 영업이익도 줄었으나 수익성은 개선했다. 원가율 안정화가 주효했다. 플랜트·인프라 사업의 매출원가율은 전년 동기와 동일한 92.9%였으나 건축·주택 매출원가율은 93.1%에서 3.6%포인트 낮아진 89.5%였다. 기타 부문 매출원가율도 94.4%에서 91.0%로 낮아졌다.
다만 지식산업센터 등 상업시설과 지방 주택 현장 미분양 등으로 308억원의 대손상각비를 판매비 및 관비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전체 판관비도 작년 1분기 1352억원에서 올해 1분기 1427억원으로 늘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수익성 관리 노력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안정적 일감 확보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일감 공백, 에너지로 메우나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1분기 신규 수주가 1조3915억원에 그쳤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2조5328억원의 일감을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45.1% 감소했다. 주요 수주도 현대차 울산 수소연료전지공장(3000억원)과 현대차 안성 O-프로젝트(1000억원) 등에서의 증액 건이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의 주택 수주는 지난해 1분기 2조1967억원에 달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8760억원에 그쳤다.
이 회사는 지난해 1분기 분기보고서부터 건축·주택사업본부 수주 전략에서 도시정비, 수도권 위주 주택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뺐다. 건축사업본부에 주택사업추진팀, 도시정비추진팀은 여전히 본부 내에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대신 이번 분기보고서에 플랜트사업본부 수주전략으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 확대 및 기술 확보'를 새롭게 적었다.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도 올해 신년사에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새 기회 발굴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이에 맞춰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에너지 디벨로퍼'를 목표로 사업을 확대하며 관련 역량을 키우고 있다. 지난 28일 인허가와 전력판매계약(PPA),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 등을 도맡았던 '힐스보로 태양광 발전소'를 착공한게 대표적이다.▷관련기사: 현대엔지니어링, 미국 태양광발전소 운영 '한 걸음 더'(4월29일)
힐스보로 태양광 발전소는 2027년 12월 준공 및 상업운전이 목표다. 이 발전소는 200㎿(메가와트)규모로 지어져 연간 476GWh(기가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주도한 PPA에 따라 이 시설에서 생산된 전력은 현대차 앨라바마공장, 기아 조지아공장, 모비스 앨라바마공장 등 그룹의 북미 주요 사업장에 공급된다. 시공은 현지 업체가 맡고 운영도 현지 업체에 위탁할 예정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현대엔지니어링은 재무구조도 개선세를 보였다. 올해 3월 말 기준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205.9%다. 지난해 말에는 219.7%였다. 3개월 새 13.8%포인트 낮아졌다. 1년 전(225.5%)과 비교하면 19.6%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앞으로도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신재생과 소형모듈원전(SMR), 수소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