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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는 다 똑같다?' 고정관념 깬 롯데마트의 실험

  • 2014.06.19(목) 08:00

매주 토요일, 점포별 주력상품 달라..점포권한 강화
산더미 진열, 소리 질러 알리기 등 시장분위기 연출

지난 7일 롯데마트 서울역점과 잠실점, 강변점 등 5개 점포는 제주도의 신품종 감귤인 카라향 감귤을 소비자들이 자주 드나드는 길목에 집중 배치했다. 경기도 고양과 김포, 인천 계양 등 15개 점포는 양파를 한무더기씩 쌓아놓고 평상시보다 35%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불러모았다.

전국의 대형마트가 비슷비슷한 상품을 파는 것 같지만 주력 품목에는 차이가 있다. 서울역점과 잠실점, 강변점은 소득수준이 높은 가구가 많이 찾는 점을 감안해 일반 감귤에 비해 약간 비싸지만 당도는 높은 고품질 감귤을 주력상품으로 내세웠고, 고양점이나 김포점, 계양점 등 주거지역을 배후상권으로 둔 점포는 가정주부들이 주로 찾는 양파를 대표품목으로 밀었다.

▲ 롯데마트는 매주 토요일을 '신선식품 프레시 데이'로 정해 점포별 특성에 맞는 신선식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점포별 차별화 전략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오는 21일부터 매주 토요일을 '신선식품 프레시 데이'로 정해 주 1회 점포별 특색에 맞는 상품을 팔기로 했다. 그간 주력상품 선정권한은 주로 본사의 상품기획자(MD)몫이었다. 각 점포에서 특색있는 상품을 팔고 싶어도 본사에서 내려온 지침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는 일이 잦았다.

롯데마트는 이를 바꿔 농축수산물 등 신선식품 분야에서 점포의 권한을 늘리기로 했다. 가령 인근의 학교가 소풍을 가면 해당 점포는 김밥재료로 많이 쓰이는 당근이나 시금치를 다른 점포나 시중가에 비해 더 싸게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 단순히 가격만 낮추는 게 아니다. 산더미 진열로 구매욕을 자극하고 소리 질러 상품을 홍보하는 등 전통시장에 볼 수 있는 판매방식도 적극 활용한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말 전국 35개점에서 시범적으로 이 같은 시도를 한 결과, 해당품목의 매출이 40% 가량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다만 점포별 특색이 지나치게 강조되면 통일되고 표준화된 이미지가 흐려질 수 있고, 판매예측을 잘못했을 경우 점포가 폐기부담을 져야하는 숙제는 남아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판매가 가능해 전반적으로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이 제도의 정착을 위해 농축수산물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에게 각 점포에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는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또 저렴한 가격만 강조하던 기존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제철 정보와 품질 강점을 함께 전달할 수 있도록 매장내 방송도 매주 따로 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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