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범석 쿠팡 대표는 17일 서울 소공동 신세계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시간내 배송, 물류센터 확충 등의 사업계획을 설명했다. |
쿠팡이 글로벌 유통공룡 아마존과 격돌을 예고했다. 쿠팡은 올해 상반기에 주문 후 2시간 안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혁신적인 배송서비스를 시작하고, 현재 경기·인천·대구 등에 있는 물류센터 7개를 내년까지 9~10개로 늘리기로 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17일 서울 소공동 신세계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마존이 한국에 진출하는 것은 두렵지 않다"며 이 같은 내용의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아마존은 세계 전자상거래시장 1위 업체로 2012년 5월 '아마존 코퍼레이트 서비시즈 코리아'라는 법인을 설립, 국내에 진출했다. 현재는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유통업계는 아마존이 국내 전자상거래시장에도 발을 내디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쿠팡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고객층이 있는 한국에서 상품검색부터 배송까지 책임지는 사업모델로 성장해왔다"며 "아마존과 경쟁보다 두려운 것은 고객의 실망이다. 오히려 아마존은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건강한 경쟁상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쿠팡은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외부 물류업체에 맡기는 기존 전자상거래업체와 달리 배송서비스 전담직원인 '쿠팡맨'을 두고 고객에게 상품을 직접 배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쿠팡맨 1000여명을 채용하고 1톤 트럭 1000여대를 구입해 전국에 배치, 서울과 경기, 6대 광역시에 당일 배송망을 구축했다.
아마존이 세계 최대규모의 물류센터(fulfillment center)를 앞세워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면 쿠팡은 물류센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배송까지 책임지는 모델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또 "올해 상반기 중 경기도 일산지역에서 분유와 기저귀 등 육아용품을 주문 후 2시간 내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라며 "누구나 원하지만 누구도 현실화하지 못했던 2시간 배송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현재 7개인 물류센터도 내년까지 9~10개로 늘리는 등 물류배송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다만 대규모 투자에 따른 적자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대표는 "배송과 물류운영에는 초창기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간다"며 "무모한 도전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선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지난해 미국 세쿼이아캐피탈과 세계 최대자산운용사 블랙록 등으로부터 총 4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김 대표는 추가적인 투자유치에 대해 "항상 열려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