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오는 20일 서울 신도림 디큐브백화점을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사진)'로 새롭게 열고 영등포·구로·관악·금천 등 서울 서남부 상권 공략에 본격 나선다.
현대백화점은 40대 이상의 고객이 가족들과 쇼핑·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매장을 개편, 내후년에는 연매출을 2배 수준(40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도 발표했다.
김영태 현대백화점 사장은 19일 디큐브시티 정식 오픈을 하루 앞두고 연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디큐브백화점은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중저가 위주의 매장구성으로 40대 이상 고객의 비중이 너무 적은 게 단점이었다"며 "40대 이상이 올 수 있도록 매장을 바꾸면 서울 서남부 지역의 쇼핑메카로 떠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디큐브시티는 현대백화점이 지난 3월 JR투자운용으로부터 20년간 빌려 새롭게 문을 여는 백화점이다. 원래는 JR투자운용이 인수하기 전에는 대성산업 소유였다. 이번 오픈으로 현대백화점은 연면적 11만6588㎡(3만5270평), 영업면적 5만2893㎡(1만6000평)로 현대백화점 14개 점포 가운데 중동점·목동점·대구점에 이어 4번째로 큰 점포를 운영하게 됐다.
기존 디큐브백화점은 특색있는 식당가와 대형 패스트 패션 브랜드(SPA)를 앞세워 젊은층을 공략했다. 하지만 이는 백화점 최대소비층인 중장년층의 이탈을 불렀다는 게 현대백화점의 분석이다.
디큐브시티는 반경 2㎞ 안에 2만7000세대의 아파트 단지를 두고 있다. 특히 40대 이상 고객이 70% 이상 거주할 정도로 구매력이 높은 상권이다. 하지만 기존 디큐브백화점은 젊은층 중심으로 매장을 꾸미면서 40대 이상이 차지하는 매출비중이 30%에도 못미쳤다. 현재 현대백화점에서 차지하는 40대 이상 매출비중이 70%를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현격한 차이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디큐브시티를 가족 단위 고객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백화점으로 바꾸기로 했다. 우선 40대 이상 주부들의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지하 2층에 프리미엄 식품관인 '현대 식품관'을 마련했다. 현대백화점의 강점인 정육·청과 등 신선식품을 강화해 주부들의 유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8월까지는 한섬의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10월엔 키즈카페, 골프·스포츠 등의 매장을 들여놓을 예정이다. 내년에는 핸드백과 란제리, 가전·가구등 가정용품 매장도 들어선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매장 개편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현재 264개인 브랜드수가 내년 12월에는 350여개로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디큐브시티 오픈으로 서울 영등포구 일대 백화점들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디큐브시티 인근에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신세계 영등포점, 타임스퀘어 등이 영업 중이다.
김 사장은 "오는 2017년 디큐브시티의 매출목표를 4000억원으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의 신세계 영등포점 수준으로 디큐브시티를 키우겠다는 얘기다. 지난해 디큐브백화점은 2000억원대 초반의 매출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