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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의 `절묘한` 부동산 투자

  • 2015.05.22(금) 14:52

강회장 제주에 휴양단지 건설..회삿돈 댈지 주목
회장 일가, 7년간 회사서 부동산 임대료 17억 받아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이 수백억 원대의 부동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이한 점은 개인적인 부동산 투자에 회사가 동원되고 있다는 것이다. 강 회장 개인이 소유한 부동산을 회사에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거나, 그가 추진한 대규모 개발 사업에 회사를 끼워 넣는 방식이다.

◇ 회사서 임대료 챙기는 오너 일가

22일 업계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해 ㈜블랙야크로부터 임대료 5억4000만원을 받았다. 2013년 임대료 1억7000만원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임대료는 강 회장과 블랙야크 간의 부동산 거래가 감지된 2008년부터 매년 증가 추세다.

강 회장은 블랙야크 지분 84.96% 보유한 최대주주다. 오너가 개인적으로 소유한 부동산을 회사에 빌려주고 안정적으로 임대 수익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강 회장의 부동산 임대 사업에는 그의 가족도 참여하고 있다. 강 회장의 부인 김희월 블랙야크 감사는 2010년부터 5년째 회사로부터 2억6000만원을 임대료로 받고 있다. 김 감사는 이 회사 지분 5.83%를 갖고 있다. 강 회장의 아들 강준석 글로벌사업본부 이사도 2011년부터 총 1억5350만원을 임대료를 받았다.

 


강 회장 일가(一家)가 지난 7년간 회사로부터 받은 임대료만 총 16억9350만원에 이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오너가 소유한 토지를 주변 시세보다 비싸게 빌려줬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지만, 적정한 임대료를 받고 있다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적정선에서 임대료를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야크 홍보팀은 “강 회장 개인적인 투자로 구체적인 내역을 잘 모르지만, 매장이나 물류센터에 부동산을 빌려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변 시세보다 높게 받지 않고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블랙야크는 양재동 사옥이나 경기도 용인시 물류창고 등의 토지를 직접 보유하고 있어, 회사 측의 해명이 석연치 않은 상황이다. 또 지난해 강 회장이 받은 임대료가 3배 이상 급증한 이유에 관해선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 블랙야크 연수원?..알고보니 강태선 개인 사업

블랙야크가 제주도에 짓는 것으로 알려진 ‘제주연수원’도 사실상 강 회장이 개인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 개발 사업이다.

블랙야크는 2013년 제주에 수백억원을 들여 농촌관광휴양지를 짓겠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회사 측은 ‘블랙야크, 제주에 560억 투자..농촌관광휴양지 조성’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하기도 했다.

▲ 제주 색달동 농촌관광휴양지 조감도

서귀포시 색달동 일대에 숙박시설과 연수원, 감귤체험농장, 캠핑장 등 대규모 휴양단지를 짓겠다는 계획이었다. 토지 규모 8만8696m²(2만6831평), 사업비 563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다.


그런데 이 부동산 개발 사업자는 블랙야크가 아닌 강 회장 개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고시(제2013-52호)에 따르면, 농어촌 관광휴양단지 사업시행자는 ‘㈜블랙야크 대표이사 강태선’이다. 강 회장은 제주 출신 기업인. 이 휴양단지가 들어서는 서귀포시 색달동 토지도 강 회장이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강 회장은 지난 2012년 약 100억원을 들여 이 부지를 매입했다.

강 회장이 자신의 고향에 대규모 휴양단지를 짓겠다는 ‘꿈’은 정지 상태다. 블랙야크는 2013년 사업 승인 당시 2015년까지 공사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제주도 도청 관계자는 “개발 변경 사항이 있어 사업 승인이 나지 않았다”며 “아직 공사 시작 전”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관심은 강 회장이 사업비 563억원을 어디서 조달할 것인가다. 강 회장 혼자 투자하기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투자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인데, 블랙야크가 이 사업비를 댈 개연성이 높다. 이 농촌관광휴양지에서 가장 큰 규모로 들어서는 시설이 블랙야크 연수원 시설이기 때문이다. 총 개발 면적 8만8696m² 중 31.3%(2만7735m²)에 회의시설과 연수원이 들어선다.

블랙야크가 사업비를 조달하게 되면, 회사 오너가 보유한 땅 위에 회사 돈을 들여 연수원을 짓게 되는 구조가 된다. 비즈니스워치는 이에 대해 회사 측에 답변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홍보팀에 연락을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거나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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