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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탄 영원무역, 비틀비틀

  • 2015.09.17(목) 08:49

'스캇' 이어 '베르가몬트' 인수..자전거 사업 확장
차입금·재고 증가로 재무 부담..회사 "문제없는 수준"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로 유명한 영원무역이 자전거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올해 초 스위스 자전거 기업 스캇 코퍼레이션(SCOTT CORPORATION, 이하 스캇)의 경영권을 확보한데 이어 최근엔 독일 자전거 회사 베르가몬트(BERGAMONT)를 사들였다. 아웃도어 의류 성장을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다만 스캇 인수에만 1500억원 이상을 쏟아 부은 영원무역은 차입금과 재고자산 증가 등 재무부담이 커지고 있다.

 

◇ 영원무역, 해외 고급 자전거 쇼핑


17일 업계에 따르면 영원무역 계열사인 스캇은 지난 6월 말 스위스 자전거기업 BMC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베르가몬트를 인수했다. 베르가몬트는 현재 국내 한 온라인몰에서 자전거 한대에 62만원부터 최대 820만원대에 판매되는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스캇의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베르가몬트를 인수했다"며 "인수금액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원무역은 지난 6월 계열사인 스캇 코퍼레이션을 통해 독일 자전거 회사인 '베르가몬트'를 인수했다. (사진 = 회사 홈페이지)


인수주체인 스캇은 올해초 영원무역이 인수한 자전거회사다. 이 회사는 1958년 스위스에 설립됐으며, 프미리엄 자전거와 스키폴 등 고가의 스포츠 용품과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영원무역은 2013년 스캇코퍼레이션 지분 20%(250만주)를 4000만달러(460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올해 초 추가로 지분 30.01%(375만1250주)를 1억달러(1085억원)에 사들이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영원무역은 노스페이스와 나이키 등 글로벌 의류회사로부터 주문받은 아웃도어 의류, 신발 등을 제작·공급하는 OEM(주문자제작방식) 업체. 작년 매출 1조2463억원, 영업이익 1855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세웠지만 주력사업인 아웃도어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사업 다각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노스페이스의 국내 판권을 가진 자회사 영원아웃도어는 최근 고성장세가 꺾였다.

1545억원의 인수자금이 투입된 스캇은 올 상반기 매출 1355억원, 순이익 198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스캇의 매출(5642억원)과 순이익(187)과 비교하면 외형 성장 속도는 더뎌진 반면 내실은 강화된 것이다. 여기에 베르가몬트의 실적이 포함되는 올 하반기 영원무역의 자전거사업부 실적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스캇' 사고보니..차입금·재고 ↑

 

잇단 인수합병(M&A)는 그간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유지했던 영원무역에 적지 않은 재무적 부담을 주고 있다.

우선 스캇 인수 영향으로 차입금이 늘었다. 영원무역의 총차입금은 작년 말 1106억원에서 올해 1분기 3121억원으로 3개월만에 182% 증가했다. 올해 초 인수한 스캇 코퍼레이션의 차입금 883억원이 영원무역 재무제표에 포함되면서다. 올 2분기 차입금(4359억원)도 전분기보다 40% 늘어나 증가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다만 영원무역의 부채비율 등은 아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차입금 증가 추세가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재고도 급증했다. 영원무역의 재고자산은 작년 말 2151억원에서 올해 1분기 3778억원으로 75% 증가했다. 스캇 코퍼페이션의 재고 자산 1332억원이 영원무역 재무제표에 반영되면서다. 올 2분기 영원무역 재고자산은 4020억원으로 부담은 계속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을 재고자산으로 나눈 값인 재고자산회전율은 작년 말 4.69회에서 올 1분기 0.61회로 뚝 떨어졌다. 한해 생산한 물건을 그해 팔지도 못한다는 의미다. 동종업계 재고자산회전율(14.21%)과 비교하면 영원무역의 재고자산회전율은 위험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스캇의 재고자산이 추가되어 늘어난 금액으로 문제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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