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전략과 인사담당 임원으로 외부인사 2명을 영입했다.
최근 홍석조(63) 회장의 장남 홍정국(34) 씨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며 후계기반을 다지는 가운데 핵심보직에 대한 '외부수혈'이라 인사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BGF리테일은 전략기획실장과 인사총무실장에 각각 오정후(46·사진왼쪽), 장영철(50·사진오른쪽) 상무를 특별 채용했다고 4일 밝혔다.
회사측은 "외부전문가를 영입해 미래의 사업경쟁력과 신성장동력 발굴을 강화하고 전략적 인사관리와 인재육성을 도모하려고 특별채용을 했다"고 설명했다.
BGF리테일이 외부에서 임원을 데려온 것은 2014년 10월 정보시스템본부장으로 송지택 상무을 영입한 게 처음이었다. 당시엔 이건준 전무(現 부사장)가 경영지원부문장과 정보시스템본부장을 겸임해 IT분야의 외부인재 영입이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졌으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BGF리테일은 담뱃값 인상, 1인가구 증가 등으로 실적이 큰 폭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임원승진자를 지난해의 절반수준(5명→3명)으로 줄였다. 이렇게 줄어든 자리를 외부몫으로 돌리면서 임원들 안에 유지되던 '순혈주의'를 깼다. 지난해 3분기말 현재 BGF리테일의 임원 13명 가운데 오너 일가(홍석조·홍정국)와 사외이사·감사(김현철·이춘성), 송 상무를 제외한 8명은 모두 BGF리테일에 20년 이상 몸담았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이번 외부영입을 홍 회장이 경영권 승계에 앞서 장남과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새 인물을 영입, '새판짜기'에 나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홍 회장은 지난달 중순 장남인 홍 상무를 1년만에 전무로 승진 발령하는 등 후계구도를 다지는 중이다.
특히 홍 전무 곁에서 전략기획업무를 맡을 신임 오 상무는 액센츄어와 세계경영연구원에서 컨설팅 업무를 한 뒤 2010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대한전선의 재무와 전략을 담당한 경험이 있다. 이 시기 오 상무는 회사의 재기를 노리던 30대 초반의 설윤석(35) 전 사장을 도와 무주리조트를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진행했다.
비록 설 전 사장이 지난 2013년 경영권을 포기하고 물러났지만 오 상무는 회사에 남아 대한전선이 채권단 자율협약을 졸업하는데 힘을 쏟았다. 재계 관계자는 "재무와 전략을 섭렵한 오 상무의 경력이 오너 일가에게는 경영수업을 맡기기에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임 장 상무는 삼성화재 인사부장으로 재직한 '삼성맨'으로 차세대 인사제도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