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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中애주가, 숙취해소제에 눈떴다

  • 2016.06.08(수) 18:17

CJ헬스케어, 8조 중국시장 선점나서
동아제약·한독도 진출기회 찾고있어

중국 상하이에 사는 직장인 판샤오청(范晓诚·30)씨는 요즘 술 때문에 고민이다. 일을 하다보면 술 자리를 가질 기회가 많은데, 다음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숙취로 두통이 찾아온다. 판씨는 "보통 과일을 먹거나 꿀물을 마시기도 하지만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시중에서 파는 중국산 숙취제품을 써보기도 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던 그가 최근 친구들이 한국에 여행갔다가 사온 숙취해소제품을 보고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중국인 만큼이나 술을 많이 마시는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제품인데다, 사용 원료도 믿을 수 있어 기회가 되면 먹어볼 생각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한국산 숙취해소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숙취해소제 시장은 태동 단계다. 중국인들은 독주인 바이주(白酒)를 즐겨 마시고 술 접대가 많아 숙취해소제에 대한 요구가 높다. 하지만 과일이나 우유 등을 먹는 것 외에 특별한 방법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물론 현지 업체들이 판매하는 숙취해소 제품도 60여 가지나 있지만 효능이 입증되지 않아 현지인들 사이에서 외면받고 있다. 그 사이 한국산 제품이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 中, 숙취해소제에 눈 떴다

지난 20년 이상 숙취해소제를 판매하며 공력을 쌓아온 한국 제약업체들이 중국 시장의 틈새를 노리고 있다.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중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다. 중국은 술 마시는 인구만 5억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 중 10%인 약 5000만명이 1인당 연간 1000위안(약 18만원) 어치 숙취해소 음료를 마신다고 가정하면, 500억위안(약 8조8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CJ헬스케어는 2년전부터 숙취해소 음료인 컨디션을 내세워 중국 시장개척에 나섰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2014년 상반기 중국에 처음 진출 했을 당시만 해도 로컬유통업체들은 관심만 많았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시장에 대한 두려움으로 대부분 유통을 포기했다"면서 "하지만 이후 꾸준하게 유통지역과 판매채널을 확대하면서 지금은 매출이 지속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CJ헬스케어는 지난달 27일 주선왕과 전략적 협력 체결식을 진행했다. [사진=CJ헬스케어]


CJ헬스케어는 현재 온·오프라인으로 판매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티몰, 타오바오 등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몰에서 컨디션을 판매중이며, 최근에는 온라인 주류판매몰인 주선왕(酒仙网)과 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는 경동상청, 1호점 등 온라인 유통망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베이징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유흥업소, 고급마트, 편의점, 호텔, 고급식당 등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에는 진출 지역을 확대해 오는 2020년 중국 전역에서 숙취해소 제품을 판매한다는 목표다.

국내에서 숙취해소제를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는 동아제약과 한독 등 제약업체도 중국 시장진출을 탐색 중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중국 법인을 통해 현지 여러 유통업체들과 접촉하면서 모닝케어의 진출기회를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독은 방한중인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서 숙취해소 젤리인 레디큐츄의 인기가 높아지자, 수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레디큐츄는 국내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소개된 것을 중국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시청한 후 웨이보, 위쳇 등 SNS를 통해 공유하면서 입소문이 났다. 

한독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올해 4월중 레디큐츄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400%나 늘었다"면서 "중국인들이 많이 보는 잡지나 SNS를 통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독은 중국 잡지 아띠차이나, 동방유행 등에 레디큐 광고를 실어 제품을 알리고 있다. 이 제품은 지에지우탕(解酒糖)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중국 내 온라인몰에서 판매되고 있다. [사진=한독]


◇ 中소비자 신뢰 관건.."데이터로 입증할 터"

그렇다고 중국 숙취해소 시장이 만만한 것은 아니다. 한국산 숙취해소 제품이라고 무조건 믿고 사줄 중국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을 거쳐 제품의 숙취해소 효과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제품의 부작용이나 독성 여부를 우려하는 소비자 불신도 해소시켜야 한다.

이에 대해 업체들은 국내에서 20년 이상 제품을 팔면서 숙취 효과를 알려온 만큼, 중국 현지 업체에 비해 우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숙취해소 제품의 경우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반드시 시험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연구개발 인력과 시설을 활용해 숙취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헬스케어 측도 "간 보호와 피로회복이라는 두 가지 기능으로 중국에서 보건식품 등록을 진행해, 내년 하반기쯤이면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후부터는 숙취기능을 강조하는 판촉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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