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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식품업계 "굿모닝 베트남, 굿바이 차이나"

  • 2017.08.01(화) 15:09

사드보복 후 실적 엉망‥'탈(脫) 중국' 모색
롯데, 중국 대체 베트남 투자확대
이마트·GS25 등 진출 가속


국내 유통·식품업체들의 베트남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사업 장점이 줄어드는 와중에 사드보복과 같은 정치적인 변수들까지 발생하자 탈중국 움직임과 맞물려 '포스트 차이나' 찾기가 한창이다. 베트남은 소득이 올라가면서 구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유통·식품 업체들의 '베트남 러시'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롯데마트 2분기 중국매출 사실상 '0'..피곤한 중국사업

중국의 사드 보복 후폭풍이 본격화되고 있다. 새 정부 출범으로 한때 중국과 관계개선이 예상됐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도발로 국내 사드 배치가 속도를 내고 있고 중국의 입장은 더욱 강경해지고 있다.

그 탓에 중국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은 큰 타격을 입었다. 롯데백화점은 2분기 중국사업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8.6% 감소했다. 중국이 사드보복의 타깃으로 잡고 있는 롯데마트는 94.9% 줄었다. 롯데마트 중국 매장은 여전히 대부분 영업정지 또는 임시휴업중이다. 사실상 문을 닫고 있는 상태다.

▲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화장품기업 아모레퍼시픽그룹도 중국과 중국 관련 사업이 타격을 입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 2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17% 줄었고 영업이익은 58% 감소했다. 아모레피시픽과 함께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주력계열사들의 이익이 악화됐다.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면세점 및 로드숍 판매가 타격을 입었고, 중국 현지사업도 매출이 둔화됐다.

롯데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은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령이 내려진 지난 3월 이후부터 6월까지 실적이어서 사드 후폭풍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며 "중국과 관계가 진전되지 않는 한 앞으로 사드보복에 따른 실적감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 "베트남은 젊은 시장"

중국의 사드보복이 지속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중국사업을 진행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수출은 물론 중국 현지 사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반한(反韓) 감정이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포스트 차이나' 찾기가 한창이다.

가장 큰 관심은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구매력도 함께 커지고 있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베트남 소비재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10.2% 성장한 1176억달러를 기록했다. 1인당 국민총생산(GDP)은 2186달러로 매년 5~6%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 자료:세계은행(단위:달러).

특히 베트남 정부가 외국자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국내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중 하나다. 베트남 정부는 외국 유통업체가 베트남 소매부문에서 자본의 100%를 보유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그 결과 베트남은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AT커니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소매시장'에서 6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인구도 1억명에 달하는데다 전체 인구의 60%가 35세 이하의 젊은층이라는 것도 매력적인 요소다. 35세 이하의 젊은층이 많다는 것은 향후 구매력이 점점 더 커질 것이란 의미다. 또 베트남시장은 다른 동남아시장 진출을 위한 '테스트 베드'로 유용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베트남, 사업확장·신규진출 잰걸음

국내 유통·식품업체들의 무게중심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롯데다. 중국의 사드보복 피해를 가장 많이 받은 곳인 만큼 롯데에게 베트남은 매우 중요한 전략시장이다. 롯데는 하노이에 3300억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롯데몰 하노이’를 선보일 계획이다. 하노이시 인근 7만3000여 규모의 부지에 롯데쇼핑몰, 백화점, 마트, 시네마 등이 들어선다.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방문, 상황을 점검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 이마트 베트남 고밥점.


중국에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롯데마트는 베트남에선 승승장구하고 있다. 총 13개 매장을 운영중인데, 지난해 매출은 3년전인 2013년에 비해 148% 늘었다. 올해는 PB상품 확대를 계획 중이다.

 

이마트도 2015년 문을 연 베트남 고밥 1호점의 성공에 이어 현재 2호점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GS25는 최근 베트남 손킴그룹과 손잡고 연내에 베트남 1호점을 열기했다.

식품업체들도 움직이고 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를 앞세워 베트남 파이류 제과시장을 선점했다. 점유율이 60%에 달한다. 오리온 베트남 매출은 최근 3년간 25% 늘었다. 농심은 신라면의 베트남 매출이 매년 두자릿수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 식품업체 3곳을 700억원에 인수했다. '비비고'브랜드를 앞세워 2020년 베트남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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