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를 누가 운영하고 얼마나 돈을 버는지는 휴게소 관련 사업을 고민하는 소상공인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다. 그럼에도 그동안 휴게소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고 운영자들도 베일속에 가려진 경우가 많았다. 휴게소 평가에서 누가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는 휴게소 이용자에게 소중한 정보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그동안 선별적으로 상위평가 결과만 발표해왔다. 비즈니스워치는 정보불균형 해소와 알권리라는 공익적 목적으로 관련 정보를 분석해 전면 공개한다. 우리가 몰랐지만 알아두면 좋은 휴게소이야기. [편집자]
최근 한 식품기업이 발칵 뒤집혔다. 이 회사는 부업으로 휴게소 운영사업을 하고 있는데 사업장 한 곳이 중간평가(운영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운영권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휴게소 운영권이 중도계약 해지되면서 충격은 더 컸다.
경기 침체로 본업(식품)이 장사가 잘되지 않는 상황에서 알토란 같은 수익을 내던 부업(휴게소)마저 끊어지게 됐다. 결국 이 식품회사 대표는 휴게소 운영권 탈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도로공사가 매년 진행하는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평가는 운영권을 연장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는 '시험대'다. 입찰을 통해 운영권을 획득한 사업자들은 최대 10년간 휴게소를 운영할 수 있지만 매년 시행되는 운영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 운영권을 잃어버릴 수 있다.
올해 도로공사 관할 189개 고속도로 휴게소중 속리산(청주), 여산(천안, 순천) 3곳의 사업자들이 운영평가에서 탈락해 사업자가 중도 변경됐다. 반면 높은 등급을 받은 휴게소 건물 외관에는 '별'이 달린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종합평가, 운영평가 결과와 휴게소 운영 기간을 등을 따져 계약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며 "매해 실시되는 운영평가는 최하등급인 5등급을 두번 연속 받게되면 휴게소 운영권이 발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도로공사가 임대하는 휴게소에만 적용하고 민간자본으로 개발돼 운영기간이 보장돼 있는 휴게소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평가는 실적자료평가와 현장평가, 이용고객평가(국민평가) 3가지로 나뉜다. 점수는 각 100점으로 총 300점 만점이다. 실적자료평가는 운영관리(25점), 상품관리(14점), 시설투자(25점), 고객만족(36점) 등으로 구성된다.
고객만족 조사는 손님으로 가장한 조사원이 서비스를 평가하는 암행조사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실적자료평가를 통해 휴게소 종업원의 복리와 급여, 매장 수수료, 제품가격, 시설투자 등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용고객평가(국민평가)는 실제 휴게소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점수를 매기는 평가다.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스마트폰 앱 '하이쉼마루'를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주차장과 화장실 관리상태, 식당음식, 판매가격, 서비스 등에 대해 점수를 준다. 이용고객 평가 참여자 수는 2014년 38만명, 2015년 126만명, 2016년 158만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평가 결과에 따라 최고점 1등급부터 최하점 5등급으로 나뉘며, 평가 점수 100점이 달린 만큼 운영평가의 당락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올해 사업자가 바뀐 여산(순천, 천안방면), 속리산(청주) 휴게소 3곳은 고객평가에서 하위권인 4등급을 받았다. 반면 망향(부산), 문경(양평), 언양(서울), 인삼랜드(하남), 함안(순천), 입장(서울) 등은 지난해 이용고객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았다.
현장평가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이 휴게소 평가에 직접 참여한다. 외부 전문가는 지역시민단체 등이 참여한다. 한국도로공사 본사가 현장평가의 50%를, 지역본부가 50%를 맡는 구조다. 본사가 연초에 전국 휴게소를 평가하고, 지역본부가 일년에 3~4번 상시 평가하고 있다.
운영평가가 끝나면 총점(300점) 기준으로 1~5등급을 부여한다. 지난해 군산(시흥), 망향(부산), 사천(부산 순천), 서울만남(부산), 용인(서창) 등 15개 휴게소가 최고등급인 1등급을 받았다. 반면 강천산(대구), 구정(동해), 부여백제(서천), 속리산(청원), 여산(논산, 순천) 등 14개 휴게소는 최하등급을 받았다.
5등급을 2회 연속 받거나 한국도로공사가 정한 기준에 미달하면 운영권 계약이 해지되는데 올해는 속리산(청원), 여산(논산, 순천) 3곳의 계약이 해지됐다.
휴게소 운영평가의 사각지대도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부지를 소유하고 건물은 민간자본으로 만들어진 휴게소에 대해서도 운영평가를 실시하고 있지만, 운영평가 결과는 재계약 여부에 반영되지 않는다.
민자 휴게소의 운영사업자 재계약 여부는 휴게소 개발에 투자한 투자자가 결정한다. 민자 휴게소는 투자 회수를 위해 제품판매 가격도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휴게소보다 비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경쟁을 통해 휴게소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운영평가를 실시하고 있다"며 "음식을 비싸게 팔거나 서비스 질이 낮으면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