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빅데이터]휴게소 우동값 절반이 '수수료'

  • 2018.02.15(목) 09:01

데이터로 읽는 비즈니스-3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별 수수료율 분석
우동·호두과자 등 인기품목 50% 육박
수수료율 높으면 음식 가격·품질에 영향

▲ 그래픽= 유상연 기자 prtsty201@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이 시중보다 비싼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휴게소 음식은 사실상 독점이다.

 

휴게소 안에서 라면을 먹을지 김밥을 먹을지 메뉴 선택권은 소비자에게 있지만 다른 점포와 가격을 비교할 수 없다. 라면·김밥을 파는 다른 가게를 찾아 가격비교를 해보고 구매하려면 차를 몰아서 다음 휴게소까지 가야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수수료다. 고속도로 휴게소 점포는 기본적으로 두 단계 계약이 이뤄진다.

 

한국도로공사가 입찰을 통해 특정업체에 휴게소 운영권을 주고, 운영권을 확보한 업체는 다시 휴게소 안에 있는 개별 점포와 계약을 맺는다. '도로공사→운영업체→점포' 식으로 이중 계약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 순서를 뒤집어서보면 수수료를 내는 구조다.

 

휴게소 우동가게는 휴게소 운영권을 가진 업체에게 매출의 일정액을 수수료로 내고, 운영업체는 이들로부터 받은 수수료 중 일부를 다시 도로공사에 임대료로 내는 것이다.


그동안 휴게소 운영업체가 점포들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과다하고 이것이 휴게소 음식의 가격과 품질 문제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자주 나왔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에 어느 정도의 수수료가 책정돼 있는지, 수수료를 특히 비싸게 받는 휴게소는 어디인지는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다.


지난해 [휴게소워치]시리즈를 통해 고속도로 휴게소를 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해본 비즈니스워치는 이번 설 명절을 맞아 후속기사로 휴게소 입점수수료 자료를 확보해 분석했다.

 

▲ 그래픽= 유상연 기자 prtsty201@


  
분석 결과, 휴게소내 전체 품목의 평균 수수료율은 37% 수준으로 파악됐다. 우리가 휴게소에서 1만원어치 물건을 구입하면 3700원은 수수료로 녹아들어있는 셈이다.

 

물건을 파는 점포 입장에선 1만원어치를 팔아도 6300원이 실제 매출이고 여기서 다시 인건비·재료비 등을 빼고 남아야 이익이 생긴다. 

 

물건값 1만원 가운데 3700원은 휴게소 운영권을 가진 업체 몫이다. 물론 운영업체가 떼어가는 수수료에는 관리비(수도료, 냉난방비, 오수처리비 등)가 포함돼 있어 37%의 수수료율이 적정한지 여부를 따지는 건 쉬운 작업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휴게소 이용자들이 즐겨 찾는 품목의 수수료율은 50%를 웃돌거나 근접한다는 점이다. 다른 품목들보다 수수료가 훨씬 비싸다. 비싼 수수료는 가격과 품질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어린이손님이 많이 찾는 돈가스메뉴의 평균 수수료율은 51%로 주요메뉴 가운데 가장 높았다. 특히 돈가스메뉴 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천휴게소(목포방향)로 58%에 달한다.

 

식사시간이 부족할 때 요깃거리로 즐겨 찾는 통감자와 호떡에도 평균 50%의 수수료율이 매겨져 있다. 3000원짜리 통감자에 1500원의 수수료가 들어있는 셈이다.

휴게소음식의 간판 격인 우동, 휴게소간식의 대명사인 호두과자는 나란히 평균 49%의 수수료율이 책정돼 있다. 우동과 호두과자도 가격의 절반을 차지하는게 수수료다.

 

특히 서산휴게소(시흥방향)의 우동에는 58%의 수수료가 녹아있고, 화성휴게소(시흥방향)·신탄진휴게소(서울방향)·서천휴게소(양방향)에서 판매하는 호두과자에는 55%의 수수료가 포함돼 있다.

이밖에 휴게소 베스트셀링 품목에 꼽히는 핫바, 라면, 김밥, 핫도그도 각각 44%에서 48%의 수수료율이 가격에 숨어있다.

 

고속도로 휴게소를 관장하는 한국도로공사 휴게시설처 관계자는 "휴게소 입점수수료율이 높다는 지적이 계속돼 작년부터 신규입찰을 부치는 휴게소는 한식당, 우동, 라면, 양식 등 주요 푸드 매장을 직영하도록 하고 있다"며 "다만 기존에 운영 중인 휴게소들은 계약관계가 남아있어 모두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가 단계 시행중인 직영운영이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다. 휴게소내 직영점포를 늘리는 것은 당장 수수료율을 낮추는 효과는 있어도 독점성은 더 강해지기 때문에 가격개선이나 품질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고, 기존 점포를 운영해온 소상공인들의 터전만 없애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휴게소 운영업체들이 입점업체들로부터 과다한 수수료를 요구하지는 않는지 감시하고,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율을 매기는 곳은 휴게소 재계약권이 달린 운영 평가때 '패널티'를 강하게 반영하는 것이 대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휴게소 계약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한국도로공사는 연간 1760억원(2016년 기준)의 휴게소 임대수익을 거두고 있다. 도로공사부터 먼저 임대료를 낮춰야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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