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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몰 '적자' 신세계몰 '흑자'…무엇이 갈랐나

  • 2017.10.19(목) 16:15

이마트몰-신세계몰, 올 반기 매출 같지만 손익 엇갈려
'직매입 80%' 이마트몰, 빠른 배송 위해 물류센터 수천억 투자
'직매입 20%' 신세계몰, 배송·재고 부담 적어 공격적 프로모션

'이마트몰 매출 4950억원, 영업손실 79억원- 신세계몰 매출 4950억원, 영업이익 10억원'.

올 상반기 신세계그룹의 양대 축인 이마트와 신세계 온라인부문 성적표다. 신세계그룹 온라인몰은 일명 '쓱'이라 불리는 SSG닷컴으로 2014년 통합됐지만 통합 이후에도 사이트 운영은 이마트와 신세계가 따로 맡고 있다.

한지붕 두살림 경영방식이다 보니 실적 경쟁도 눈에 띈다. 공교롭게 올 상반기 이마트몰과 신세계몰 매출은 같았다. 반면 내실은 엇갈렸다. 올 상반기 신세계몰은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마트몰은 만성 적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마트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에 수천억원을 투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그래픽= 김용민 기자]

 

◇ 만성적자 이마트몰 vs 흑자전환 신세계몰


신세계와 이마트는 지난달 오프라인과 온라인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지난 9월 한달간 신세계 온라인몰 매출은 30.6% 증가한 반면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은 2.8% 감소했다. 온라인 덕에 신세계 총 매출은 3.1% 성장했다. 이마트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달 이마트는 할인점 매출이 3% 감소한 반면 온라인몰은 34% 증가했다. 할인점과 백화점 등 오프라인은 내리막길을 걷는 반면 온라인은 고속성장중이다.

이마트와 신세계의 온라인몰은 그동안 비슷한 속도로 성장했다. 두 온라인몰은 각각 2014년 5000억원대, 2015년 6000억원대, 2016년 8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2014년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을 통합한 SSG닷컴을 출범했지만, 이마트와 신세계가 각자 온라인몰의 운영을 맡고 있다.

두 온라인몰의 매출은 같지만, 손익은 엇갈렸다. 이마트몰 영업손실 규모는 2014년 442억원, 2015년 235억원, 2016년 365억원, 2017년 상반기 79억원 등 매년 줄고 있지만 '만성 적자'에선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신세계몰은 영업손실이 2014년 200억원, 2015년 120억원, 2016년 80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모든 신세계백화점 점포가 온라인몰을 운영하면서 물량이 없어서 팔지 못하는 기회 손실이 많이 사라졌다"며 "여기에 적절한 시기에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쓱'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고객들이 많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 용인 이마트몰 물류센터.

 

◇ 이마트몰, 물류센터 수천억 투자...신세계몰, 배송 부담 적어


이마트몰 적자가 지속되는 이유중 하나는 '대규모 투자'다. 이마트는 2014년 경기도 용인에, 2016년 경기도 김포에 온라인전용물류센터를 지었다. 총투자규모는 23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마트는 2020년까지 수도권에 온라인전용물류센터를 6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근엔 SK플래닛의 '11번가' 인수설도 나왔다.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한 행사장에서 온라인 사업에 대해 "연말에 깜짝 놀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마트가 온라인몰 전용 물류센터에 큰돈을 투자하는 것은 배송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신선식품을 주로 파는 대형마트에서 배송속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마트몰은 오후 3시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 배송되는 '쓱 배송'을 운영하고 있는데, '쓱 배송'을 위해선 온라인자체물류센터가 절실하다. 현재 김포물류센터는 서울 강서지역 등을, 용인 물류센터는 서울 강남과 경기북부 지역을 맡고 있다. 지방 등 그 외 지역은 소비자가 거주하는 근처 이마트 매장에서 직접 배달하고 있어 '당일 배송'을 운영하기가 만만치 않다. 

 

쿠팡 등 경쟁사는 물류센터뿐아니라 배달사원에도 대규모 투자하며 이마트를 압박하고 있어 투자를 멈출수도 없다. 소비자 입장에선 배달비 부담도 적지 않다. 이마트몰 배달비는 4만원 이상 구매시 무료, 그 이하는 3000원을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 배송료 부담이 이마트몰 성장의 한계로 지목되는 이유다.


신세계몰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증설 등에 대한 부담이 이마트보다 덜하다. SSG닷컴에서 운영되는 신세계몰은 크게 오픈마켓 '신세계몰'과 백화점과 동일한 상품을 파는 '신세계백화점'으로 나뉘는데 관리자인 신세계는 판매공간(신세계몰)을 제공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고 있다. 백화점 상품은 개별 입점 매장을 통해 상품이 배송되고, 오픈마켓 '신세계몰'은 서울 구로 물류센터 한곳을 통해서 상품이 배송된다. 배송료는 3만원 이상 구입하면 무료, 그 이하는 3000원을 고객이 부담한다. 반면 이마트는 80%가량을 직매입하기 때문에 재고·물량 예측에 대한 부담이 커져 온라인전용물류센터 확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할인점이나 백화점 등 오프라인 비스니스가 많이 어렵다"며 "온라인몰과 함께 복합쇼핑몰, 편의점 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몰은 자체물류센터와 '쓱' 마케팅 등에 투자를 하고 있고, 오프라인 매장들은 경영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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