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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절' 성공 맛본 11번가 비결은…

  • 2017.11.14(화) 18:13

십일절 판매 성공에 분위기 반전
O2O 한몫…'추천·검색·챗봇' 강화

SK플래닛이 '십일절' 마케팅 성공으로 전환기를 맞았다. 3년 연속 적자가 지속돼 한때 매각설까지 돌았지만, 그간 적자 원인이 된 공격적인 마케팅과 연구개발이 이번 십일절 행사에서 진가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십일절은 SK플래닛이 브랜드 '11번가'의 이름을 따서 11월 한달 간 진행하는 대대적인 할인 행사로, 2008년 론칭 때부터 밀고 있다. 십일절 기간중엔 11월11일을 행사의 피크(peak) 날로 기념해 가장 많은 할인품목을 푼다. 


SK플래닛은 십일절 기념일인 지난 11일 하루 거래액이 640억원을 돌파하면서 지난해 기록을 37%나 넘겼다. 분당 거래액으로 보면 4400만원 꼴로, 국내 이커머스 최고치라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같은 십일절 성공 배경에는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콜라보'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온라인에서 결제해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받아간다는 의미의 O2O서비스는 최근 국내·외 유통업계에서 빠르게 확산중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 적자행진 속 매각설 까지

SK플래닛이 매각설에 휩싸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2월 SK플래닛은 11번가 운영자회사인 커머스플래닛을 합병하면서 '오픈마켓 1등 11번가'를 만든다는 목표로 모든 투자 가능성을 열어놨다. SK플래닛이 외부 자금 수혈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알려지자 일각에선 모회사인 SK텔레콤이 SK플래닛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얼마전 SK플래닛에서 분사된 SK테크엑스, 원스토어 등 6개사와 함께 SK플래닛이 SK텔레콤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 가량으로 적다. 하지만 낮은 매출기여도에 비해 잇단 인수합병과 해외진출 등으로 신규사업 리스크가 컸다. 
공격적인 해외진출 과정에서 2014년 무리하게 일군 인도네시아 '일레브니아' 론칭은 올들어 중도 철수라는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9월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이 SK플래닛 매각설을 일축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박 사장은 오히려 11번가 육성 계획을 강조했다. 박 사장은 "11번가를 통해 미래의 커머스를 선도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SK텔레콤의 정보기술과 11번가의 커머스를 융합한 획기적인 서비스를 통해 독보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숨돌린 SK플래닛, 십일절 히트로 '반전'

매각설이 사라진 뒤 SK플래닛에겐 십일절 행사가 실력 발휘를 할 찬스가 됐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십일절 행사가 시작된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거래액은 44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7% 증가한 수준이자, 11번가 론칭 첫 해 연간 거래액(42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십일절 기념일만 놓고 봐도 성적은 좋았다. 11일 하루만에 640억원 판매가 이뤄졌다. 특히 11일 행사 마감을 목전에 둔 오후 11시부터 한 시간 동안 거래액이 70억원을 기록하며, 분당 1억2000만원 판매라는 이커머스 신기록을 썼다.

장진혁 SK플래닛 11번가사업부문장은 "십일절 기념일인 11일은 평일보다 거래액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토요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 11월11일에는 하루 거래액이 1000억원을 거뜬히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십일절 일 거래액은 국내 유통업계 역대 최고 기록으로 추산되고, 이 같은 추세라면 온라인쇼핑몰 최초로 11월 한달 간 거래액이 1조원을 훌쩍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O2O 콜라보' 주효해


이 같은 성과는 십일절 최초 테마로 쓰인 'O2O 콜라보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SK플래닛으로선 그간 집중적으로 투자해온 마케팅에서 투자금을 회수할 전기를 마련한 셈이다. 

O2O 콜라보는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세일 행사가 일찍이 소문나기 어렵다는 한계를 깼다. SK플래닛은 십일절 마케팅 참여 브랜드 15곳중 하나인 롯데백화점 본점에 부스를 마련해 11번가 구매 시 20% 할인쿠폰 제공 등 행사를 알렸다. 특히 지난 5월 론칭한 편의점 픽업서비스 '11픽'이 십일절 사전행사에 십분 활용됐다. 11픽은 11번가에서 구매하고 집 근처 편의점에서 상품을 찾아가는 픽업서비스로, 십일절 기간 시간대별 할인판매 대상을 올리는 '타임딜' 프로모션과 맞물려 십일절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CU 아몬드빼빼로 교환권은 20분만에 5만장이 팔렸다.
 
이 같은 성과는 2014년부터 시작한 O2O서비스 투자가 바탕이 됐다. SK플래닛은 2014년 6월 온·오프라인 통합 사업 '넥스트커머스'와 '시럽'을 론칭하고 매년 서비스를 확대해왔다. 2015년 7월에는 점주용 O2O마케팅서비스 '시럽오더'을 출시하고, 2016년 3월 생활형 O2O서비스 '생활플러스', 같은 해 8월 로드샵패션 020서비스 '시럽스타일'을 잇따라 론칭했다. 앞서 같은 해 4월에는 오픈마켓 최초로 오프라인 고객센터서비스 'V센터'를 개소하기도 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11번가에선 지난해부터 11월 매출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다른 곳에선 통상 연말과 설·추석 등 명절 기간이 
쇼핑 성수기로 꼽히는 것과 대조적"이라며 "특히 올해는 O2O서비스가 시너지를 내 오프라인 고객에게도 11번가의 십일절 행사를 각인시킬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 '추천·검색
·챗봇' 투자로 1등 목표

SK플래닛의 목표는 여전히 '11번가 1등 만들기'다. 이를 위해 '
추천·검색·챗봇'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중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올해는 적자폭이 절반 가까이로 줄고 있다"며 "흑자전환은 아직이지만 적자폭이 계속 줄어가는 만큼, 내년에도 절감노력이 진행되면 시장 예상 보다 가까운 시일 내 흑자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SK텔레콤의 '11번가 살리기'가 더 나은 매각 조건을 갖추기 위한 시도라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그는 "11번가 매각설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11번가를 살린다는 의지는 그대로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 등을 계속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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