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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 화장품' 알고보니 식약처 탓…인증제 '구멍'

  • 2018.03.21(수) 09:36

불과 1년 전 GMP 인증받은 사업장에서 제조
식약처 인증 믿고 거래한 브랜드사들만 골탕

아모레퍼시픽과 올리브영 등이 판매한 화장품에서 중금속이 초과 검출되면서 논란을 낳고 있다.

문제는 이들 회사에 '중금속 화장품'을 납품한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화성코스메틱이 불과 1년 전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우수제조공정(GMP) 인증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결국 식약처의 GMP 인증만 믿고 생산을 맡겼던 화장품 브랜드사들만 이미지를 구긴 셈이다.

21일 식약처에 따르면 화성코스메틱은 지난해 2월 제2공장인 김포공장의 전 공정에 대해 119번째로 GMP 적합업소 인증을 받았다. GMP는 제조·품질 관리가 우수한 화장품 제조사를 보증하기 위해 식약처가 2011년 도입한 제도다.

GMP 인증을 받은 사업장은 식약처의 정기 수거·검정과 감시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혜택을 누린다. 또 식약처의 인증 마크도 달 수 있어 홍보나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GMP 인증을 받는 기업도 많다.

그런데 식약처가 단기간 내 GMP 인증을 남발하면서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도입 첫해 5곳에 불과했던 GMP 인증 사업장은 현재 150곳에 달하면서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그러면서 검증과 관리 체계가 허술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중금속 화장품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태로 그동안 식약처의 GMP 인증만 믿고 ODM을 맡겼던 화장품 브랜드들만 이미지를 구겼다. 앞으로도 과연 믿고 거래할 수 있을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제조판매사가 레시피 등을 기획해 제조를 의뢰하는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과는 달리 ODM은 기획 상품을 납품받는 형태의 계약이라서 유통사의 품질관리(QM)가 사실상 불가능한 탓이다. 그래서 ODM 업체의 신뢰도가 더 중요하다.

실제로 GMP 인증은 화장품 제조판매사가 ODM 업체를 선정할 때 기본적인 기준으로 활용해왔다. 통상적으로 화장품 제조판매사 한 곳이 여러 ODM 업체와 거래한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거래 ODM 업체가 3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인증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인증체계를 더 꼼꼼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고, 인증에 따른 보장도 일정정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ODM 계약 생산의 경우 제조판매사의 품질관리가 불가능한데도 이번처럼 일이 터지면 책임은 모두 떠안아야 한다"면서 "GMP 인증만이라도 확실한 보장 자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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