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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사업 차질 불가피…업계로 불똥 튈까

  • 2018.11.15(목) 17:15

김태한 사장 "회계기준 위반 아냐…법적 절차 진행할 것"
CEO 교체 가능성 대두…바이오 투자 심리 위축 우려도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에 대해 '고의적 분식회계'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자 삼성바이오는 곧장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법적 대응을 통해 정당성을 가려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김태환 대표의 해임 권고와 함께 검찰 고발 등을 당하면서 향후 행보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오 업계는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문제가 바이오 업종의 회계 이슈에 큰 변수가 되진 않겠지만 투자 위축 등으로 바이오 산업 전반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김태한 대표 행보 제동…내년 주주총회 안건 상정 '촉각'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15일 'CEO 메시지'를 통해 증선위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을 재차 예고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는 지난 14일에도 공식 입장문을 통해 행정소송을 진행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당사 회계 처리가 기업회계 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위해 증권선물위원회 최종 심의 결과에 대해 행정소송 및 제반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의 회계 처리에 대한 적정성이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는 증선위가 정식 제재 통지서를 보내오면 내용을 확인한 뒤 소송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행정소송은 한국거래소의 상장 실질심사 등과는 별개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길게는 2~3년의 기나긴 법적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의 법적 대응과는 별개로 이번 이슈 탓에 앞으로 경영 행보엔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커졌다. 당장 거래소의 상장 실질심사와 검찰 수사, 행정소송에 따른 법원 심리 등으로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김태한 대표의 입지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증선위가 김 대표에 대한 해임을 권고하고 검찰에도 고발한 만큼 향후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는 일단 금융당국의 해임 권고가 말 그대로 '권고'일 뿐이라는 입장이어서 당장 해임 절차를 밟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 브리핑실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그러나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 안건을 상정해 해임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대표는 지난 2011년 4월 삼성바이오의 수장에 오른 뒤 뛰어난 경영 능력을 발휘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직간접적으로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의 특성상 향후 사업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리라는 전망도 있다. 삼성바이오의 의약품 위탁생산 사업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개발한 의약품을 대신 생산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일부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우 윤리 규정에 어긋나는 회사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고 있어 추가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 바이오 업계 "악영향 불가피…장기적으로는 극복할 것"

바이오 업계는 이번 사태로 업종 전반으로 불똥이 튈까 우려하고 있다. 일단 이번 제재로 바이오 업종에 대한 회계감리가 전체적으로 깐깐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 경우 바이오제약 산업의 특수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기업 가치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면서 투자 심리 위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바이오 업체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의 경우 산업의 특성상 성과를 내기까지 수년간 적자를 낼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보수적인 회계감리 분위기가 생기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로 국내 바이오 업체의 선두주자 격인 삼성바이오의 기업가치가 떨어질 경우 다른 업체들 역시 재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상장폐지가 현실화할 경우 바이오 업종 자체에 대한 신뢰가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삼성바이오 건이 일단 결론이 나면서 그동안 바이오 업계에 악영향을 미쳤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바이오 업체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의 회계 건은 개별적인 문제로 업종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 충격 등으로 당분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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