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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제약바이오 '뭉쳐야 산다'

  • 2019.06.24(월) 10:56

콜마, CJ헬스케어 인수 이어 최근 제넥신-툴젠 합병
글로벌 시장선 이미 대세…단점 보완·시너지 극대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오픈이노베이션'에 이어 '인수·합병(M&A)'에도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오너 중심의 폐쇄적인 지배구조 탓에 과거엔 외부와 단절된 내부 연구개발(R&D) 중심의 '폐쇄형 혁신'을 선호했지만 이제는 해외 제약사들의 선례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거죠.

글로벌 사례를 봐도 M&A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M&A로 글로벌 1위 제약사로 우뚝 선 화이자가 대표적인데요. 혁신신약 개발을 하려면 대규모 투자와 함께 시간도 오래 걸리는 만큼 양사의 부족한 영역을 보완하면서 최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M&A가 그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국내에서도 눈여겨볼만한 M&A 사례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한독이 최대주주로 있는 바이오기업 제넥신과 툴젠이 지난 19일 합병 소식을 알렸습니다. 바이오 신약 원천기술을 연구 중인 제넥신이 유전자 기술을 보유한 툴젠을 흡수합병하면서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더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그동안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폐쇄형 혁신을 선호해오긴 했지만 M&A가 처음은 아닙니다. 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 한국콜마와 CJ헬스케어의 M&A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힙니다.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를 인수하면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던 신약 파이프라인의 공백을 채웠고 덕분에 올해 30여 건에 달하는 국내외 임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화장품과 함께 제약부문 비중을 한층 끌어올렸고 덕분에 제약업계 매출 1위 기업으로 거듭났습니다.

해외에선 오래전부터 대형 제약사들의 M&A가 활발하게 이뤄져 왔는데요.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건 현재 전 세계 1위 제약사인 화이자입니다. 화이자는 지난 1999년 블록버스터 약물인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를 보유하고 있던 워너램버트제약을 무려 1118억달러(한화 약 130조원)에 인수하면서 세계적인 제약사로 발돋음했습니다. 

글로벌 제약사로 손꼽히는 BMS(브리스톨마이어스퀴브) 역시 M&A의 대표주자로 꼽힙니다. 신약에 드는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 탓에 지난 1989년 브리스톨마이어와 스퀴브가 합병하면서 탄생한 BMS는 지속적인 M&A를 통해 대형 글로벌 제약사로 자리 잡게 됐는데요.

특히 지난 2005년 미국 바이오벤처 '메다렉스' 인수가 결정적인 한방이었습니다. 당시 메다렉스는 일본 중견제약사였던 오노약품의 면역항암제를 공동개발하고 있었는데요. 그 제품이 바로 암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옵디보'였습니다. 옵디보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무려 7조6000억원에 달했습니다. 여기에다 지난해 90억달러(한화 약 10조원)를 들여 주노테라퓨틱스를 인수한 후 주가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글로벌 바이오기업 세엘진을 올해 1월 74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덩치를 계속 불리고 있습니다.

일본 다케다도 지난해 희귀질환에 강점을 갖고 있는 샤이어를 460억파운드(한화 약 68조원)에 인수하면서 글로벌 제약사 10위권에 진입했습니다.

제약업계 M&A는 갈수록 더 활발해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해 전 세계 제약바이오 업계 M&A 건수는 1438건, 거래액은 3396억 달러로 지난 10년래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이유는 서로 부족한 분야를 메우면서 양기업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이전까지만 해도 오너 중심 기업문화와 자본력 부족 등으로 M&A에 소극적이었는데요. 이제는 혁신신약 개발 의지를 담아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하고 있는 겁니다.

업계에서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활발한 M&A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데요. 제약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끊임없는 기술 도입과 M&A를 통해 혁신신약 개발 등 성장을 일궈냈다"면서 "두 기업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국내에서도 M&A가 더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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