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정용진의 '초저가' 실험, 성공 가늠할 잣대는

  • 2019.09.19(목) 16:20

상시적 초저가 상품 개발…대형마트 강점 활용
매출 및 방문객수 증가 등 효과…수익성은 숙제

이마트가 전사적으로 '초저가'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전략에 따른 것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초저가' 상품 개발을 주문한 바 있다. 온라인으로 떠난 소비자들을 되찾아오기 위한 안간힘이다. 지난 2분기 이마트가 어닝 쇼크를 맞으면서 그 행보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일단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의 '초저가' 상품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매출이 오르고 있어서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매출은 올라갈지 모르지만 수익성 확보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가 붙는다. 초저가 상품의 가장 큰 약점이다. 만일 수익성 확보에 실패한다면 후폭풍이 클 것으로 보인다.

◇ 핵심은 '지속 가능한' 초저가

정용진 부회장은 올해 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세계만의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이 '초저가'를 강조한 것은 작년부터 시작된 이마트의 실적 저하를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이때부터 오프라인 유통업의 위기에 대해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 '초저가'다.

이때부터 이마트는 '초저가' 상품 개발에 매진했다. 상품 매입 구조 등 전반적인 상품 구성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1원이라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요소를 찾기 위해서다. 올해 상반기 내내 초저가 상품 개발에 전념했던 이마트는 지난 7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내놨다. 기존의 '국민가격'을 상시체제로 바꿔 지속적으로 최저가 상품을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은 매달 일정 상품들을 '상식 이하의 초저가'로 선보이는 프로모션이다. 이미 세 차례에 걸쳐 총 95개가량의 초저가 상품을 내놨다. 이마트는 올해 200개, 향후 500여 개까지 '초저가' 상품을 확대하겠다는 생각이다. 상품들은 주로 생필품 등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품목들 위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을 이마트 매장으로 불러오기 위한 전략이다.

이마트가 총대를 메고 '초저가' 상품을 내놓으면서 계열사들도 잇따라 이마트의 '초저가' 상품과 비슷한 콘셉트의 상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최근 1700원 샌드위치를 선보였고, 신세계푸드는 가성비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국민식빵'에 이어 최근에는 '노브랜드 버거'를 출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전사적으로 '초저가' 상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셈이다.

◇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

대형마트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대량 구매와 등을 통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수년 전까지 대형마트가 각광받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신선식품의 경우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살펴보고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대형마트의 경쟁력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온라인에서 질 좋은 제품을 더 간편하게, 좋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대형마트만의 강점은 희석된 상태다.

이마트는 이 부분에 주목했다. 대형마트가 가진 장점을 십분 활용키로 했다. 본질에 충실하는 것이 현재의 난관을 헤쳐나갈 해결책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압도적인 대량 매입, 프로세스 최적화, 신규 해외 소싱처 발굴, 업태 간 통합 매입, 부가기능·디자인·패키지 간소화 등을 통해 '초저가' 상품을 선보였다. 모두 대형마트가 가진 강점들이다.

이 중 주목할 것은 압도적인 대량 매입과 프로세스 최적화다. 대량 매입은 대형마트가 가장 큰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부분이다. 이마트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준비하면서 단순한 대량 매입이 아닌 '압도적' 대량 매입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1탄의 대표 상품이었던 초저가 와인의 경우 평소 대비 300배가 넘는 100만 병을 매입해 가격을 낮췄다.

프로세스 최적화도 눈에 띈다. 최근 선보인 생수의 경우 가격에서 물류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에서 착안, 이마트 물류센터와 가까운 생산지에서 상품을 받는 방식으로 물류비를 줄여 궁극적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호텔 타월도 피부에 직접 닫는 바깥 양면은 고급 원사를 사용하고 그렇지 않은 타월 내부는 일반 원사를 사용해 가격을 낮추는 방식을 택했다.

◇ 조금씩 나타나는 성과…수익성은 숙제

이마트의 이런 노력은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가 늘었다. 전체 매출도 증가했다. 실제로 이마트의 8월 총매출은 전월 대비 11.6%,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26일까지 이마트 방문객 수는 전월 대비 8% 늘었다. 이마트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효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좀 다르다. 이마트가 초저가 상품을 통해 매출 및 방문 고객수 증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맞지만 수익성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초저가 상품은 다양한 프로세스를 통해 가격을 낮춘 상품이다. 따라서 과거 이마트가 거둬왔던 수익에는 한참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단위 : 억원. *19년은 전망치.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작년부터 예전 궤도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연간 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뒀던 이마트는 지난해 4628억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22.5% 줄어든 수치다. 올해는 작년보다도 수익성이 더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이마트의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23.4% 감소한 3547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증가하겠지만 영업이익은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초저가 행사가 오프라인 매장을 외면하는 소비자들을 잡기 위한 적절한 전략인 것은 맞지만 수익성 악화를 감내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마트가 초저가 행사를 상시화하겠다고 나선 것은 수익성에 대한 것은 일정 부분 포기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