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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줍줍]신종 코로나, 지금까지 벌어진 일들

  • 2020.01.31(금) 14:08

이번주 당신이 바빠서 흘린 이슈, 줍줍이 주워 드려요

1. 신종 코로나, 지금까지 벌어진 일들
2. '사스·메르스 데자뷔' 한국 경제
3. 가상세계에 전염병이 발생한다면

[세계 이야기]

삽화=김용민 기자 kym5380@

2020년에 찾아온 '신종 코로나' 공포

2019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중국에서 원인불명 폐렴이 발생하고 있다는 기사가 떴어요. 중국 보건 당국은 당시 세계보건기구(WHO)에 1100만명이 거주하는 우한시(중국 후베이성)에 폐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고했어요.

이때까지만해도 바이러스가 발생한 우한지역에서 확인된 환자는 27명이었어요. "중국 내에서 약간 문제가 있나보다"하고 한국에서는 큰 화제가 되진 않았죠.

하지만 1월 31일, 꼭 한 달이 지난 지금 한국은 폐렴 공포에 떨고 있어요. 중국 정부당국에 따르면 폐렴으로 인한 첫 사망자는 1월 11일 발생했어요. 30일 오후 기준 사망자는 170명, 확진자는 7766명이에요. 한국에서는 지난 20일 첫 확진자(35세 중국인 여성)이후 총 4명의 확진환자가 나온 상황이에요.(흑흑)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배트맨이 원인?

중국 정부당국은 지난 9일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번 폐렴의 원인이 된 바이러스를 '2019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2019-nCoV)'로 명명했어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바이러스인 것이죠.

중국 정부는 2019-nCoV의 확산 원인으로 우한 화난수산시장에서 야생동물을 거래하는 것을 지목했어요. 중국 질병통제센터가 우한 화난수산시장에서 수집한 585개 샘플 중 33개 샘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이죠.

야생동물 중에서도 '박쥐'가 원인이라고 추정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2003년 유행했던 사스도 박쥐에게 바이러스가 전염된 사향고양이가 원인이었죠. 중국에서는 박쥐 등 다양한 야생동물을 요리로 해먹는데 이를 끓이거나 찌는 등 열을 가하면 큰 문제가 없지만 그 이외의 어떤 행위(예를 들어 산채로 조리하는 과정에서 피나 배설물 속 바이러스가 변이하는 것)가 이번 바이러스의 발생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어요.

또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타임즈는 2019-nCoV가 중국 우한의 생물무기를 실험하는 국가생물안전실험실에서 바이러스 등이 유출되어 시작된 것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어요. 이에 대해 영국 BBC는 근거가 없고,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야생동물로 인한 바이러스 유출이 유력하다는 입장을 내놨어요.

공식적으로는 아직까지 특정 동물과 관련이 있다는 점은 발표되지 않은 상태예요. 화난수산시장에서 샘플을 확인한 정도가 지금까지의 결과!

2019-nCoV, 눈만 마주쳐도 전염?

20일 한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국내에서도 2019-nCoV 전염에 대한 공포가 크게 확산했는데요. 특히 각막으로 2019-nCoV가 전염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공포감은 극에 달했어요.

이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비말(침, 분비물)이 호흡기에 들어가거나, 손에 있는 바이러스가 눈, 코 등 점막을 비비면 전염된다"며 "하지만 단순히 눈을 마주쳤다고 걸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어요. 즉 접촉이 없다면 눈만 마주치는 걸로 2019-nCoV 전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우리 정부는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되어 질병관리본부, 외교부, 보건복지부 등을 중심으로 대처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일단 지난 28일부터 우한을 포함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건강상태질문서 제출을 의무화했어요. 만약 건강상태질문서 작성을 기피하거나 거짓으로 작성하면 검역법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어요.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우한에서 입국한 사람들 3000명을 전수 조사하라고 지시했어요. 이미 입국한 사람들을 조사하는 이유는 3·4번째 확진자들이 여기에 해당하기 때문인데요. 20일 한국으로 들어온 뒤 이상증상을 느껴 25일 신고한 3·4번째 확진자 모두 상당기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이 나타나 그동안 2차, 3차 전염을 일으켰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전수조사를 통해 추가 확산우려를 막으라는 것이죠.

**한편 일본에서는 우한에서 온 승객을 태운 버스기사가 2019-nCoV에 감염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어요. 그동안 발견하지 못한 '2차 감염'이 현실화됐기 때문이에요.

외교부는 전 중국지역(홍콩, 마카오 포함, 대만 제외)에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를 발령했어요.

반대로 왜 중국인들에 대한 입국자체를 금지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실 수 있는데요.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라는 청원이 56만명을 넘기도 했죠. 하지만 국제보건규칙(IHR, 2005)에 따라 발병국을 대상으로 입국 금지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정부는 또 우한에 거주하고 있는 700명의 한국 교민들을 대상으로 전세기를 투입할 예정이에요. 한국에 도착하더라도 14일 간 격리되어 바이러스 증상여부를 확인한 뒤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요.

by. 보라

 

[경제 이야기]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나, 떨고 있냐?" 신종 코로나 태풍 맞은 한국 경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를 덮친 이 때. 금융시장에서도 비명이 나오고 있어요. 최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아무 종목이나 사도 다 오른다"는 소리까지 나오던 뉴욕증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나온 21일부터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예요. 같은 기간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 증시도 급락했고요.

한국 금융시장은 더 크게 출렁거렸어요. 설 연휴 동안 닫혀있던 주식시장이 열리자마자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3% 이상 폭락했죠. 이날 하루 사라진 시가총액만 약 54조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설 연휴 보낸 투자자들은 다들 울상이에요.

사스·메르스... 스멀스멀 떠오르는 경제 악몽들

한국 경제는 이전에도 전염병 때문에 피해를 보았던 나쁜 기억이 있죠. 2003년 창궐했던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5년 유행했던 메르스(MERS, 중동 호흡기 증후군)를 기억하시나요?

사실 사스는 중국에서 크게 번졌고, 한국에서는 감염자가 3명에 그쳤어요. 하지만 한국 경제가 중국에 크게 의존하던 게 문제였죠. 당시 코스피 지수는 3개월 만에 30%가량 하락했고, 1·2분기 경제성장률도 크게 둔화됐었죠.

국내에서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메르스 사태도 한국 경제에 큰 상처를 입혔어요. 감염자가 급격하게 늘자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며 소비가 크게 위축됐고, 코스피 지수와 경제성장률 하락에 큰 영향을 줬죠. 외국인 국내 방문자 규모가 거의 반토막 나면서 관광업계에서는 ‘메르스 한파’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고요.

신종 코로나 태풍에 일격당한 여행업계

이전 전염병 사태와 비슷하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불똥이 가장 먼저 튄 건 여행업계. 하필 중국 ‘춘제(春節·중국의 설)’ 특수를 기대하던 때 얻어맞아 억울함이 두 배네요.

한국관광공사는 중국인 단체관광 방한 일정이 중국 정부의 해외 단체여행 금지 조치에 따라 전면 취소됐다고 밝혔어요. 계획됐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22개 팀, 2,500명 규모. 겨울방학을 맞아 한국을 찾으려던 중국 학생들의 단체 수학여행도 모두 중단됐죠.

한국인 관광객들도 국내여행 계획을 접는 중. 특히 서울이나 인천, 제주 등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지역에서 ‘호캉스’를 즐기려던 사람들이 호텔 예약을 잇달아 취소하고 있죠.

항공업계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잔뜩 긴장하고 있어요. 많은 항공사가 중국 노선 운항을 점차 줄이고 있는데요. 특히 에어서울의 경우 모든 중국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어요.

또 많은 항공사들이 중국행 항공권을 예매한 승객들에게 환불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는데요. 혹시 중국 가려던 독자가 있다면 아래 내용을 참고하시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 2019년 1월 24일 이전 발권한 중국 모든 노선의 항공권을 대상으로 환불 수수료 면제. 대한항공은 2월 말 출발하는 항공편까지, 아시아나항공은 3월 말 출발하는 항공편까지 수수료 면제 대상.
제주항공·이스타항공·진에어 : 2월 말까지 출발하는 중국 본토 노선 항공권 예약 취소 수수료 면제.
에어부산 : 3월 28일까지 출발하는 부산~칭다오, 인천~닝보 노선 취소 수수료 면제.
티웨이항공 : 1월 말까지 중국 노선 항공권 취소 수수료 면제. 면제 기간 연장하는 방안 검토 중.

신종 코로나에 대처하는 기업들의 자세

갑작스러운 악재에 기습당한 건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 다들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요. 전염병 발원지인 우한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SK, 포스코 등은 현지 직원들을 모두 철수시켰어요. 삼성전자는 최근 우한지역 출장을 다녀온 임직원에게 1주일간 자택에서 대기하라는 내부 지침을 내렸고요.

이 밖에도 사업장 출입문에 열화상 카메라를 달고 임직원 건강을 관리하거나, 식당·기숙사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시설에 방역을 강화하는 등 각 기업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어요. 느긋하게 대처하다 바이러스 확산 경로가 돼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는 것보단 낫겠죠.

한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란 초대형 태풍을 맞닥뜨린 건 사실이지만, 과거 전염병 사태에 대처했던 기억을 되살린다면 금방 극복할 수 있을 거예요.

by. 승현

 

[사회 이야기]

'오염된 피 사건' 당시 게임 화면.

가상현실 세상에 전염병이 발생한다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어요. 사스, 메르스, 에볼라 등 과거 전염병들을 이겨냈던 경험을 살려 대처해야 할 텐데요. 그런데 온라인 게임 속 가상세계에서도 전염병이 퍼진 적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미국 게임사 블리자드의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2005년 9월 발생했던 일명 ‘오염된 피 사건’이 대표적인 가상현실 전염병 유행 사례에요.

당시 게임 업데이트로 새로 추가된 몬스터 '학카르'는 ‘오염된 피’라는 일종의 저주 기술을 사용했어요. 저주에 걸린 캐릭터의 체력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이 기술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었는데요. 감염자로부터 일정 거리 이내 캐릭터는 자동으로 저주가 걸린다는 점이었죠. 마치 실제 전염병이 퍼지는 것처럼요.

플레이어 캐릭터에겐 이 저주를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따로 없었어요. 그저 몬스터가 있는 던전을 벗어나면 저주가 자동으로 풀리는 형식이었죠. 문제는 개발자들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허점이 게임 시스템에 있었다는 것.

이 게임에서 사냥꾼 직업을 가진 플레이어 캐릭터는 사냥을 도와주는 몬스터 ‘펫’을 키우고, 필요할 때 소환할 수 있는데요. 이 사냥꾼들이 저주에 걸린 펫을 소환 해제한 채로 사냥터를 나간 다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도시에서 다시 소환하자 이상하게도 펫이 저주에 걸린 그대로 나타나는 일종의 버그가 생겼어요. ...그리고는 저주가 무차별적으로 퍼지기 시작했죠.

저주가 빨리 퍼지게 된 데는 다른 이유도 있었어요. 시장 상인 같은 NPC(Non-Player Character,  플레이어가 직접 조종할 수 없는 도우미 캐릭터)들은 플레이어 캐릭터랑 똑같이 저주에 걸리지만, 체력이 계속해서 회복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죽지 않아요. 즉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채 대도시에 거주하는 보균자 역할을 하게 된 거죠.

가게에 들어가 상인에게 물건을 사기만 해도 저주가 옮았으니, 뭣도 모르고 대도시를 찾은 수많은 플레이어 캐릭터가 감염되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죠. 체력이 낮은 캐릭터나 초보자(노약자)는 저주에 감염되는 족족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갔어요. 몇몇 감염자들은 자신이 저주에 걸린 사실을 알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어요. 그렇게 저주는 다른 마을, 도시, 국가로 계속 퍼져나갔죠.

뾰족한 치료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플레이어들은 현실에서 볼법한 온갖 행동 양상을 보였어요.

의료지원 : 체력회복 기술로 다른 캐릭터를 치료해줌(근본적인 원인 제거는 불가능).
자원봉사 : 감염되지 않은 플레이어들을 아직 저주가 퍼지지 않은 안전지역으로 안내함.
물귀신 : 고의적으로 감염 구역을 벗어나 인근 마을에 병을 퍼뜨림.
사기꾼 : 전혀 상관없는 아이템을 치료제로 속여 팔고 돈을 챙김.

하지만 감염자와 접촉한 자원봉사자들마저 감염되는 등 상황은 악화되기만 했어요. 대도시는 길거리 여기저기에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는 생지옥이 되고 말았죠. 게임 운영진의 캐릭터마저 저주에 감염될 지경에 이르러서야 게임사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는데요. 결국 서버를 리셋하고 버그를 고치고서야 악몽이 막을 내렸어요.

오염된 피 사건은 비록 가상세계에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실제 전염병의 확산 양상과 놀랍도록 유사해요. 그래서 미국 보건복지부 소속기관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전염병 연구에 참고하겠다며 게임사에 사건 당시 통계 자료를 요청하기도 했죠.

이후에도 오염된 피 사건을 통해 전염병을 연구한 의학 논문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요. 미국 룻거 대학과 터프츠 대학 연구진의 관련 논문이 의학계 3대 학술지 중 하나로 꼽히는 ‘랜싯(The Lancet)’에 게재되기도 했고요.

오염된 피 사건은 결국 게임 내에서 해결할 순 없었어요. 서버 리셋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이 동원됐죠. 하지만 현실 세계는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리셋할 수 없잖아요.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잘 견뎌내길 바랄 뿐이에요.

by. 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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