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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전면전'

  • 2020.03.27(금) 17:07

백신 6곳‧치료제 14곳 등 연구개발 활발
정부도 임상시험 신속심사 등 적극 지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다수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속속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되려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절실한 만큼 성공 가능성에 거는 기대가 크다. 보건당국도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나선 기업들을 적극 지원하고 나선 상태다.

현재 백신 개발에 돌입한 기업은 6곳, 치료제 개발에 나선 기업은 14곳으로, 이 중 GC녹십자의 경우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동시 진행 중이다.

◇ 독감백신 개발 경험 살려 SK바이오‧녹십자 등 백신 개발

백신의 경우 코로나바이러스에 면역 효과를 나타낼 항원(인체에 투여해 면역력을 위한 항체를 형성하게 하는 물질)을 찾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대형 제약사로는 독감백신 외에 다양한 백신을 개발한 이력이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가 질병관리본부 지원을 받아 코로나19 백신 연구개발에 나선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외에도 메르스, 사스 등 새롭게 유행하는 변종 바이러스들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폭넓은 백신 개발 플랫폼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플랫폼 기술 핵심은 기존에 없던 호흡기 감염병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하더라도 동일한 프로세스를 통해 빠르게 백신 개발에 성공할 수 있는 범용성과 고병원성 바이러스를 고려한 높은 안전성을 갖추는 것이다.

GC녹십자는 목암생명과학연구소와 함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백신은 합성항원(서브유닛) 방식으로, 바이러스나 세균 등을 활용한 약독화 백신과 달리 단백질을 활용해 안전성을 확보한다. GC녹십자는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에 발현하는 단백질 중에서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활용해 대량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또 GC녹십자는 치료제 개발을 위해 확진자의 혈액에서 B세포(항체를 만드는 세포)를 분리해 코로나19의 치료용 항체 후보물질을 발굴한다. 이후 재조합기술을 활용해 단일클론항체 치료제 개발에 돌입할 계획이다.

제넥신은 제넨바이오, 바이넥스 등 5개 기관과 산·학·연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DNA 백신 'GX-19'를 원숭이에 투여하는 동물실험에 돌입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백신 개발을 준비 중이라는 의사만 밝힌 상태다. 이밖에 에이즈와 C형 간염 백신을 개발 중인 바이오기업 스마젠, 유전자 가위 및 식물기반 바이오의약품 개발 전문기업인 지플러스생명과학 등도 자사의 기술을 적용해 코로나19 백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 항바이러스제 및 면역치료제로 코로나19 치료효과 검증

치료제는 기존에 출시된 항바이러스제나 면역치료제 등이 코로나19에 효과적인지 여부를 재검토하거나 해외에서 코로나19 치료에 긴급 사용 중인 유사 성분 의약품에 대한 연구개발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기존 치료제에서 치료효과를 보이는 의약품을 찾을 경우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경우 기도 만성염증 억제효과가 있는 흡입용 스테로이드 제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한다. 빠른 시일 내 임상 1상에 돌입하고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흡입 천식치료제를 투약한 후 폐렴 증상이 개선되고 완치에 이르렀다는 보고서를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

셀리버리는 중증패혈증 치료제인 'iCP-NI'이 코로나19 중증환자에서 나타나는 급성폐렴(acute pneumonia) 및 중증패혈증(severe sepsis)의 치료 효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현재 다수 중국 제약사들과 코로나19 임상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노바셀테크놀로지는 면역치료제 'NCP112' 통해 코로나19 등 바이러스성 호흡기 증증 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섰고, 이뮨메드는 연구개발 중인 염증성 바이러스질환 치료제 'HzVSFv13'의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일부 병원에서 소규모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치료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코스닥 상장을 진행 중인 카이노스메드는 현재까지 코로나19 치료효과가 가장 우수하다고 알려진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와 유사한 연구 화합물을 통해 항바이러스 효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바이오리더스는 자사 신약 후보물질인 바이러스성 질병 치료제 ‘BLS-H01’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시험하는 '약물재창출(drug repurposing)' 방식을 시도한다. 바이오리더스가 개발한 BLS-H01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일으키는 자궁경부상피이형증 치료제다. BLS-H01의 핵심물질인 폴리감마글루탐산(ɤ-PGA)은 자가 면역체계를 활용한 강력한 항바이러스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 젬벡스, 코미팜, 엠지켐생명과학 등도 자사가 개발한 의약품이나 연구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시험하는 데 나선 상황이다.

◇ 코로나19 항체 선별부터…신약 후보물질 발굴

일부는 코로나19 항체 선별부터 시작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나선 곳도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2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진척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사진 제공=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회복환자 혈액에서 항체 후보군(라이브러리)을 구축한 후 항원에 결합할 300종 항체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향후 질병관리본부와 충북대학교와 협업해 2차 후보 항체군 선별작업에 돌입하며 오는 7월까지 인체 투여가 가능하도록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뿐 아니라 사스, 더 나아가 일반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모두 중화시키는 '슈퍼 항체' 선별 작업도 이달 중에 착수한다.

유틸렉스도 면역항체를 활용한 코로나19 치료 신약 개발에 착수했다. 자사 보유 플랫폼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의 혈액으로부터 고순도의 코로나 특이 T세포치료제를 생산해 치료하는 방법을 미국에서 특허 출원했다. 항체치료제는 바이러스 감염세포를 조기에 박멸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동시에 과잉 면역반응에 의한 조직손상을 방지하는 원리다. 향후 항체치료제와 면역세포치료제 두 가지 방법을 동시에 치료제 개발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테라젠이텍스는 자체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 및 유전체 분석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5종 발굴에 성공했다. 이에 앞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작용 기전을 분석해 2개의 단백질 타깃을 선정한 바 있다. 테라젠이텍스는 획득한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공신력 있는 연구기관과의 약물 효력시험을 진행하는 한편 12종의 추가 타깃 단백질에 대한 버추얼 스크리닝(Virtual screening)을 통해 후보물질을 추가 발굴할 예정이다.

여기에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향후 더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뛰어들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치료 기회를 확대하고 조속한 치료제 개발을 위해 관련 임상시험 신속심사를 진행하는 등 적극 지원에 나서겠다고 27일 밝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완치환자들의 혈액으로 항체 분석에 나선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더 있다"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연구개발이 한창인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돼 코로나19 사태가 가라앉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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