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나선 가운데 줄기세포가 중증 코로나19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은 대부분 폐렴 증상을 동반하는데 줄기세포가 폐 손상을 치료해 자체적으로 바이러스 면역이 생기는 시간을 벌어준다는 것이다.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는 20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빌딩에서 '줄기세포로 코로나19 치료 가능하다'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장은 이날 "줄기세포가 급성호흡부전증(ARDS)의 치료 원리에 따르면 폐렴 등 기저질환과 기도손상이 일어나면 면역반응이 폐 손상을 가속화한다"면서 "세포치료는 손상된 폐 조직을 치료해 코로나19의 빠른 회복과 함께 사망률도 낮출 수 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는 물론 사스와 메르스, 독감 등 폐 질환과 연관된 질병 중 바이러스성 폐 질환의 치료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에 따르면 세포치료는 ▲세포치료제 ▲병원 배양 세포 ▲최소 조작 증식 밀폐 배양 등으로 구분된다. 세포치료제는 임상을 거쳐야 하고 1회 치료 비용이 1000만원에서 4억원에 달한다. 반면 병원 배양세포와 최소 조작 증식 밀폐 배양은 임상을 거치지 않아도 현장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최소 조작 증식 밀폐 배양'은 1회용 이동형 세포 배양을 통해 의사들의 자율적 진료 및 시술이 가능하고, 비용도 1회에 10~100만원 대로 세포치료 방법 중 가장 저렴하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치료제 유력 후보물질로 지목한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등 면역 조절 치료제들은 코로나19 치료 원리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하면서 세포치료와 함께 항생제를 투여하면 다른 박테리아의 동시 감염을 막고 떨어진 폐 기능을 살려 강력한 치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최근 코로나19에 면역력을 높이는 방안이 언급되고 있지만 면역은 자기복구나 재생보다는 이물질에 대한 반응"이라며 "반대로 자가면역 질환처럼 면역반응이 너무 과도해 사망하는 경우도 있어 면역치료가 무조건 효과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변이 때문에 지속적인 효과와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기본 처치 원칙은 폐를 보존해서 환자가 스스로 병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첨단재생바이오법이 제정되면서 오는 9월부터 임상연구 목적으로 줄기세포 시술을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코로나19로 세부 시행령의 내용은 아직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회장은 "이번 코로나19 감염 사태로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대통령령이 위기 극복 수준을 정하는 만큼 향후 줄기세포 치료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첨단재생바이오법의 하위법령 및 시행방안을 마련해 주길 고대한다"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