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유업계 빅3의 성적표가 나왔다. 서울우유가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매출 1위 자리를 유지한 가운데 매일유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남양유업은 고전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상대적으로 급식우유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매일유업의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해 1조 7224억원의 매출과 5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2.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8%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21억원으로 농장부지 매각으로 1305억원의 영업외수익이 있었던 2018년보다 줄었다.
매출 증가는 낙농가를 대상으로 한 신용사업과 사료 등 구매사업이 성장세를 보였고, 전체 유제품 소비량도 증가한 덕분이다.
일반우유 시장에서 지난해 4·5·6·9월 4개월 동안 시장점유율 40%(닐슨 데이터)를 돌파하는 등 시장점유율을 견고하게 지켰다. 또 지난해 6월 출시한 프리미엄 발효유 '듀오안'의 매출이 74억원에 달했고, 비요뜨도 제품라인 확장으로 전년보다 판매량이 152%나 늘어나는 등 전반적인 매출이 증가했다.
유가공 외 신용사업부문은 2019년말 예수금 잔액이 전년보다 10% 증가한 1조 4597억원을 기록했으며, 대출금 잔액은 10.6% 증가한 1조 23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구매사업 매출도 1766억원으로 전년보다 5% 증가했다.
매일유업의 지주사 매일홀딩스는 지난해 1조 5908억원의 매출과 84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6.7%, 11.6% 증가한 수치로 매출은 서울우유보다 낮지만 영업이익은 더 많았다.
영업이익률은 5.3%로 전년대비 0.8%포인트 개선됐다. 당기순이익은 672억원으로 6.6% 증가했다.
실적 개선의 비결은 사업다각화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매일유업 매출은 유가공과 기타부문으로 분류된다. 유가공은 ▲시유(매일우유, 상하목장 유기농우유) ▲분유(앱솔루트 명작, 유기농 궁) ▲발효유(매일바이오, 상하목장 케피어12) ▲유음료(바리스타룰스, 카페라떼) 등 4개 분야로 세분화된다. 기타부문은 썬업, 순두유 등 음료 위주다.
지난해의 경우 기타부문에서 성인영양식 전문 브랜드인 '셀렉스'가 제몫을 했다.
지난 2018년 론칭한 셀렉스는 지난해 약 2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매일유업의 비유가공부문 매출 규모는 약 2356억원을 기록했다. 셀렉스가 비유가공부문 실적을 약 10%가 넘게 끌어올렸다. 그 결과 기타부문 영업이익률도 지난 2018년 4.69%에서 지난해 6.30%로 개선됐다.
남양유업은 고전했다. 남양유업은 2018년 85억원이던 영업이익이 1년만에 95.13%가 줄어든 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1조797억원에서 1조 308억으로 4.5% 감소했다.
올해는 코로나19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학교 개학이 늦어지면서 납품우유 비중이 높은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에 상대적으로 큰 타격이 예상된다.
업계 추산 총 급식 소비 우유는 1800만개(200mL기준)가량으로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이 전체 물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우유가 우유 급식 납품 비중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남양유업이 30%를 조금 밑돈다. 나머지는 연세우유, 건국유업, 매일유업 등이다.
우유는 장기보관이 어려워 안팔린다고 계속 재고로 쌓아둘 수 없다. 할인 등을 통해 소진하거나 물건이 상하면 폐기할 수밖에 없어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한편 매일유업은 상대적으로 상황이 괜찮은 편이다. 납품우유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낮은 점이 오히려 득이 됐다. 매일유업의 제품은 온라인에 적합한 패키지 비중이 높아 온라인 채널 성장이 부각되고 있는 최근 영업 상황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편의점을 중심으로 판매되던 상하목장과 컵커피 등의 고수익 제품의 경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매출감소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