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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진짜 혼술의 시대가 열린다

  • 2020.06.02(화) 16:35

정부, '술 문화 다양화' 꾀한 규제 완화 방안 내놔
배민 맥주에 질소 맥주까지…'치맥 배달'도 활성화

혼자 마시는 술, 혼술. 집에서 마시는 술, 홈술.

혼술과 홈술은 이제 많은 이들에게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불편한 회식보다는 집에서 편하게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가볍게 술 한 잔 즐기려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죠.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회식이나 지인들과 만남이 줄면서 혼술시장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혼술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마음이 편합니다. 물론 친구들과 만남보다 즐거움은 덜할 겁니다. 하지만 술도 내 마음대로, 안주도 내 마음대로, 드라마도 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참 매력적입니다. 

아울러 술 자체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보통 회식이나 친구들과 술자리에서는 주종은 물론 브랜드조차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습니다. "너희들은 소맥 마셔. 나는 와인 마실게"라고 하거나, "부장님은 카스 드세요. 저는 테라로 할게요"라고 하는 경우는 없겠죠.

그러다 보니 맛이 아닌 분위기로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소맥으로 대동단결'하는 것도 그래서일 겁니다. 소맥은 맛보다는 다 같이 빨리 취해보자는 의도로 선택하곤 합니다.

반면 혼술을 할 때는 본인에게 딱 맞는 술을 고릅니다. 주종을 바꿔보기도 하고, 신제품을 마셔보기도 하고요. 딱 한 잔 마시는데 이왕이면 가장 마음에 드는 술을 골라보려는 이들이 많을 겁니다.

실제 국내 주류시장의 흐름도 이런 분위기에 따라 변하고 있습니다. 수년 전 혼술이라는 문화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국산 맥주보다 맛과 종류가 다양한 수입맥주 열풍이 불기 시작했죠. 최근에는 막걸리나 와인의 매출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브랜드도 바꿔보고, 주종도 바꿔보면서 혼술을 즐기고 있는 셈입니다.

사진=세븐일레븐 제공

여기에 더해 정부도 최근 혼술 문화에 발맞춘 듯한 방안을 내놔 눈길을 끕니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이 국내 주류 규제 개선 방안을 발표한 건데요. 덕분에 앞으로 우리나라의 술 문화가 더 다양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앞으로 주류 '위탁제조(OEM) 생산'이 가능해진다는 겁니다. 다른 업체의 시설을 이용해 자사가 개발한 맥주를 생산해 포장하는 게 허용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되면 유통업체나 외식 브랜드, 편의점 등이 각자 자체 브랜드(PB) 맥주를 만들어 유통하기 쉬워지는데요. '배달의민족 맥주', 'BBQ 맥주' 등이 줄줄이 선보일 수 있는 구조가 되는 겁니다.  

아울러 그간 제조시설이 부족해 소량만 생산했던 수제맥주 회사들은 공장을 빌려 캔맥주나 병맥주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보다 더 다양한 '국산 맥주'를 즐길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음식점에서 술을 배달시킬 수 있는 요건이 명확해졌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합니다. 그간 음식을 주문하면서 맥주나 소주를 함께 시킬 수 있는 경우가 있긴 했는데요. 다만 그 범위가 모호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술을 배달해 주는 경우도 있고, 안 해주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제 음식보다 적은 금액에 한해 배달을 허용해준 겁니다. 

규제가 명확해진 만큼 치킨이나 피자 프랜차이즈 또 배달 대행업체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부터 '치맥'이나 '피맥'으로 배달 주문을 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만약 '배민 맥주'나 'BBQ 맥주'가 선보이면 이 제품을 함께 선택할 수도 있겠죠.    

맥주에 질소가스 등 첨가 재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된 점도 눈길을 끕니다. 그간 우리나라 맥주엔 질소를 첨가할 수 없었습니다. 기존 규제가 '포지티브 방식' 즉 들어갈 수 있는 것만 나열하고 그 외는 전부 금지하는 방식이어서 질소 역시 금지됐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가능해졌습니다. 맥주에 질소를 첨가하면 거품 입자가 작아져 더 부드러운 맛을 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질소 맥주'가 얼마나 맛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주류 신제품 출시 기간이 단축된다는 점도 앞으로 국내 술 문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금까지는 신제품을 만들려면 제조 방법 승인과 주질 감정 절차를 차례로 거쳐야 했는데요. 아무리 서둘러도 허가 기간만 한 달 이상 걸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두 절차를 동시에 밟을 수 있어 15일 만에 승인까지 마무리할 수 있게 됩니다. 유행에 따라 더 신속하게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된 겁니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규제 완화안을 올해 안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물론 정부의 청사진대로 다양한 주류 제품들이 줄줄이 등장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소비자들 입맛에 맞을지도 지켜봐야 하고요.

하지만 그간 선택지가 썩 많지 않던 국내 술 시장에 더 다양한 제품들이 나올 수 있는 문이 열렸다는 건 분명합니다. 그만큼 우리의 혼술, 홈술도 더욱 풍성해질 테고요. 과연 국내 주류업체들이 얼마나 다양하고 또 질 높은 제품들을 선보일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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