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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좁다"…이커머스, 해외 직구 경쟁

  • 2020.12.28(월) 16:53

해외직구 규모 증가…4분기 1조 예상
이머커스 업계 해외직구 서비스 확대

코로나19로 여객기는 날개를 접는 추세지만, 화물기는 날고 있다. 통계청 집계 결과 올해 해외직구 시장이 전년보다 크게 성장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이커머스 업계도 발 빠르게 해외 직구족을 잡기에 나섰다. 상품영역을 확대하고 기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해외직구를 위한 전용 플랫폼도 선보였다. 

◇ 올해 해외직구 규모 크게 증가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해외 직구 거래액은 2조 85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8%가량 늘어난 수치다. 3분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증가한 9581억 원 규모의 해외 직구가 이뤄졌다. 통상 해외 직구 구매액 규모는 블랙프라이데이가 끼어있는 4분기가 가장 높았다. 올해 4분기에는 1조 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상 지역별로는 미국 4131억 원, 유럽연합 2438억 원, 중국 2032억 원 순이었다. 상품군별로는 의류·패션 및 관련상품 3649억 원, 음·식료품 2775억 원, 가전기기 590억 원 순이다. 이처럼 해외직구가 크게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출국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을 가서 직접 물건을 사서 들고 오던 수요가 온라인 주문을 통한 해외 직구로 옮겨갔다는 얘기다. 

또 해외여행과 상관없이 쇼핑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도 해외직구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소비자 전문연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온라인쇼핑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올해 초까지 58~59%에 머물다가 3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60%를 넘어섰다. 이후 지난 11월에는 62.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됐음에도 꾸준히 62%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해외직구의 가장 큰 장벽이던 언어문제도 최근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해결되고 있다. 일부 인터넷 브라우저의 경우 영어 등 외국어로 된 사이트에 접속할 경우 자동으로 한국어로 번역된 화면을 보여준다. 아마존과 같이 영어로 된 인터넷 쇼핑몰이더라도 자동번역 기능을 통해 상품 설명을 한글로 열람하고 결제까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온라인쇼핑을 선택했던 소비자들이 온라인의 장점을 체험한 뒤 다시 오프라인으로 돌아갈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며 "특히 해외 직구는 소비자를 온라인에 머물게 할 수 있는 강력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 이베이코리아·쿠팡·네이버 등 직구 서비스 강화

해외 직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커머스 업계도 이에 대한 대비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이탈리아 무역공사와 손잡고 '이탈리안 파빌리온'을 운영을 시작했다. 이탈리아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패션과 명품에 대한 직구 수요가 높은 나라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는 공략포인트를 달리 잡았다. 생활용품과 식품이다. 

그동안 직구 구매 대상이 명품과 패션, 가전 등이 주를 이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상이 확대된 것에 따른 수혜를 노렸다. 이탈리안 파빌리온 개설을 기념해 행사 상품도 치약과 트러플오일, 올리브유, 파스타면, 화장품 등으로 꾸렸다. 이런 상품들은 해외제품에 대한 수요는 있지만 높은 배송료 문제로 주문이 어렵던 제품군이었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는 해당 상품들을 기존 국내 제품과 비슷한 비용으로 배송해주고 있다.

쿠팡도 해외 직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쿠팡은 중국 상해에 '쿠팡 상해 무역 유한 회사(Coupang Shanghai Trading Co., Ltd)'를 설립하고 중국 현지 상품 조달 전략을 마련 중이다. 쿠팡 상해 법인은 미국 법인과 마찬가지로 현지 전초기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유통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의 협력을 통해 직구는 물론 역직구까지 포함한 쇼핑 사업 모델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내년이면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Z홀딩스'의 통합 경영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네이버의 해외직구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최근 유통업계가 주시하는 곳은 11번가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이 11번가와 손잡고 한국시장에 직접 진출하기 때문이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모델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11번가를 통한 아마존 상품 구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각 업계의 투자로 내년이면 '가격'은 물론 '배송'서비스에서도 해외직구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해외직구 시장의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체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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