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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로 나온 한국맥도날드, 제값 받을까

  • 2022.06.18(토) 10:05

[주간유통]한국맥도날드 매각 추진
본사 '글로컬' 전략…실적 부진 등도 이유
매물 많아 흥행 성공 여부는 의문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주간유통]은 비즈니스워치 생활경제부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들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주간유통]을 보시면 한주간 국내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벌어진 핵심 내용들을 한눈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편집자]

추억의 맥도날드

학창 시절 압구정동 맥도날드는 만남의 장소였습니다. 압구정동 대로변에 위치한 맥도날드 앞에는 늘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매장 앞 삐에로 모형도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강남의 가장 핫 플레이스이자 유행의 최첨단을 걷던 곳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습니다. 압구정동에 갈 때면 무스, 젤, 스프레이 3종 세트로 머리를 떡칠하고 가장 멋진 옷을 골라 입고 나가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마저 들기도 했습니다.

맥도날드는 그렇게 제 추억 속에 남아있는 핫 플레이스였습니다. 맥도날드가 국내에 진출한 것은 지난 1986년입니다. 당시 국내 업체와 합작사 형태로 진출했습니다. 많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강북에 1호점을 냈던 것과는 달리 세계 햄버거 프랜차이즈 1위인 맥도날드는 1988년 압구정동에 1호점을 냈습니다. 압구정동은 젊음이 가득했던 지역이었던 만큼 맥도날드의 픽을 받았던 겁니다.

1988년 압구정동 1호점 오픈 당시 모습 / 사진제공=한국맥도날드

그랬던 맥도날드가 매물로 나왔습니다. 한국에 진출한지 37년 만입니다. 한국맥도날드 매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6년 전에도 한국맥도날드는 매물로 나왔었습니다. 당시에는 칼라일과 매일유업이 컨소시엄을 이뤄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추진했었습니다. 하지만 막판에 가격 등에서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무산된 바 있습니다. 

미국 맥도날드 본사는 수년 전부터 '글로컬'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지 사업자에게 사업권을 넘기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입니다. 한국맥도날드 매각도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현재 한국맥도날드 지분은 미국 본사가 100%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것도 이 지분입니다. 미국 본사는 현재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입니다. 한국맥도날드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려는 겁니다.

적자의 늪…겹치는 악재

사실 한국맥도날드는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2000년대 들어 불어닥친 웰빙 열풍으로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였던 맥도날드 햄버거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여기에 지난 2016년에 있었던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이때부터 한국맥도날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좋지 않아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더불어 여러 논란들을 겪으면서 한국맥도날드는 예전의 명성에 흠집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탓일까요. 한국맥도날드는 최근 3년간 실적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매출은 계속 늘어 지난해에는 국내 진출 이래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수익성은 계속 악화했습니다. 한마디로 속빈 강정이었던 겁니다. 비록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가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레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이런 실적 악화도 미국 맥도날드 본사가 한국맥도날드를 매물로 내놓게 되는 이유 중 하나였을 겁니다. 여기에 계속 오르고 있는 인건비와 원부자재값 상승 등도 미국 본사가 한국맥도날드를 운영하는 데 있어 부담이 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럴 바에 차라리 글로컬 전략의 일환으로 지분을 매각하고 로열티를 받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소비자들의 트렌드도 바뀌었습니다.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햄버거를 찾던 소비자들은 이제 고급 수제 버거를 더 선호합니다. 최근 각종 해외 유명 버거 브랜드들이 잇따라 국내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쉑쉑버거'를 비롯해 '고든램지 버거', '굿스터프이터리' 등은 이미 국내에 상륙했습니다. 여기에 미국 3대 버거 브랜드 중 하나인 '파이브 가이즈'는 물론 '슈퍼두퍼' 등도 국내 진출을 타진 중입니다.

쏟아지는 매물

한국맥도날드까지 매물로 나오면서 국내 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은 현재 버거 브랜드 매물 천지입니다. 버거킹과 KFC는 이미 매물로 나와있습니다. 더불어 매각을 위해 자진 상장폐지를 한 맘스터치도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매물이 쏟아지다 보니 매수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이는 곧 제값을 받을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아울러 최근 M&A 시장의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도 한국맥도날드가 좋은 가격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싣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잠재적 매수자들도 잔뜩 몸을 웅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앞서 설명드렸던 다양한 고급 수제 버거 브랜드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이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것도 한국맥도날드 매각에는 악재입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다만 한국맥도날드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인지도와 가치 등은 충분히 눈길을 끌만한 요소입니다. 한국맥도날드가 매각 과정에서 매수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임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한국맥도날드 매각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맥도날드가 매각된다고 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이유야 어찌 됐건 한국맥도날드는 이제 매각의 길을 걷게 될 겁니다. 현재 사모펀드들을 위주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모펀드들은 한국맥도날드를 인수해 아마도 몸집 줄이기에 나설 겁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잡음이 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국맥도날드는 이제 누구의 품에 안기게 될까요. 결과가 무척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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