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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쿠팡과 네이버 '물류' 전쟁 승자는?

  • 2022.12.07(수) 07:20

쿠팡 '리테일러 모델' vs 네이버 '얼라이언스 모델' 
'빌드업' 마친 쿠팡·네이버…본격적인 '결전' 코앞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네이버와 쿠팡은 이커머스의 양대산맥입니다.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양강 분위기가 굳어져 가고 있습니다. 경쟁사는 이미 따라잡기 힘든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두 회사는 물류 등 서로 각기 다른 방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지향점이 서로 달랐던 결과입니다. 양사의 결전은 이제 '필연'입니다. 마치 성난 황소처럼 서로를 노려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양사의 전쟁은 더욱 본격화합니다. 수년에 걸친 '빌드업'이 끝나고 있습니다. 두 회사는 그동안 서로의 전략에 집중하며 힘을 모아왔습니다. 쿠팡은 수조원을 들여 전국에 풀필먼트 센터(포장·발송 일괄 대행)를 세워왔고요. 네이버는 이른바 물류 연합군 NFA(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본격 가동 태세를 갖췄습니다. 이제 '정상결전'이 시작되는 겁니다.

관전 포인트는 양사가 꺼내든 물류 모델의 성공 여부입니다. '물류'는 이커머스의 핵심 경쟁력이죠. 쿠팡과 네이버는 이 물류 전략부터 근본적 차이가 있습니다. 쿠팡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리테일러' 모델의 대표주자입니다. 상품 판매부터 배송까지 유통의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자체 창고에 물건을 구입해 뒀다가 주문 발생 시 바로 배송하는 겁니다. 쿠팡이 지금까지 물류 창고와 자체 물류 시스템 구축에 수조원의 투자를 이어온 이유입니다. 

네이버는 이른바 '얼라이언스 모델'입니다. 플랫폼, 풀필먼트사, 배송사, 기술스타트업의 협업이 바탕입니다. 각 부문의 역량을 갖춘 업체들이 뭉쳐 서로 간 시너지를 내는 방식입니다. 네이버는 그동안 CJ대한통운을 비롯 '파스토', '품고' 등 물류 NFA를 구축해 왔습니다. '온라인 강화'라는 협력사들의 '니즈'도 맞아떨어지면서 연합체 구성은 급물살을 탔습니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양사의 차이는 서로의 지향점이 다른 결과입니다. 쿠팡은 소비자에 집중합니다. 무엇보다 빠른 배송이 절대적입니다.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 경쟁사를 누르려는 의도였습니다. 반면 네이버는 커머스에서 비교적 후발 주자입니다. 쿠팡처럼 몇 조원의 돈을 투자하기는 힘듭니다. 대신 스마트 스토어 같은 셀러 중심의 오픈마켓 경쟁력에 집중했습니다. 물류는 물류사에 맡기고요. 그래서 판매 수수료율도 낮습니다. 빠른 배송은 비교적 후 순위였다는 얘깁니다.

양사는 서로의 강점을 내세우며 승리를 자신합니다. 쿠팡 리테일러 모델의 최대 강점은 '효율성'입니다. 유통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하는 데 따른 힘입니다. 아마존이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로 꼽힙니다. 쿠팡은 전국에 100여개의 풀필먼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다 합치면 축구장 500개 규모(390만 ㎡)에 달하는 크기입니다. 로켓 배송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입니다. 쿠팡은 지난 3분기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하며 인프라 확장에 따른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얼라이언스 모델은 인프라의 확장성과 데이터 주도권(D2C)을 강점으로 내세웁니다. 쿠팡은 플랫폼이 직접 상품을 매입하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상품을 만든 판매자는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네이버는 NFA간 협력을 통해 배송 과정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판매자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판매자는 이를 통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특히 창고나 부지를 마련할 필요가 없어 인프라 확장성도 높다는 평가입니다.

최근 네이버가 발표한 '도착보장'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는 주문 데이터, 물류사 재고, 택배사 배송 등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도착일을 보장해주는 솔루션입니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지난 2년간 NFA와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을 고도화해왔습니다. 네이버는 쿠팡보다 배송 속도는 늦더라도 데이터를 통해 장차 소비자와 판매자의 D2C 툴이 되겠다는 구상입니다. 

쿠팡 물류센터 / 사진=쿠팡 뉴스룸

물론 두 모델 모두 한계는 있습니다. 얼라이언스 모델은 협력사 중 한 곳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대응하기가 힘듭니다. 노조 파업 등 물류 배송 파트너사의 상황에 서비스가 유통적일 수 있습니다. 반면 리테일러 모델은 높은 플랫폼 의존도가 제조업체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플랫폼에 물건을 남품하는 것 외에 별다른 전략을 짤 수가 없으니까요. 특히 판매 데이터를 플랫폼이 독점하기 때문에 추후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양 모델의 경쟁은 비단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아마존과 쇼피파이가 맞붙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미국 전역에 직매입 및 직배송을 위한 대형 물류센터를 계속해서 늘리고 있습니다. 반면, 쇼피파이는 구글 등과 협업하며 얼라이언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쇼피파이는 캐나다의 다국적 전자상거래 기업입니다. 최근 시가총액이 높아지면서 주목받고 있죠.

시장에서는 쿠팡과 네이버의 경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젠 속도를 넘어서 데이터 주도권 등 고차원의 물류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국내 물류 산업이 한 단계 진일보하고 있는 거죠. 소비자와 판매자는 자신에 알맞은 플랫폼을 선택하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승자가 가려질 겁니다. 쿠팡과 네이버 양사의 물류 경쟁이 가져올 미래가 참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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