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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는 카스, 뒤쫓는 새로…마음 급한 하이트진로

  • 2023.03.07(화) 07:20

하이트진로 '쌍끌이' 나선 테라·진로 주춤
오비맥주 카스는 지난해 맥주 점유율 회복
롯데칠성 새로, 4개월 만에 5000만병 돌파

그래픽=비즈워치

2019년 테라와 진로이즈백의 쌍끌이로 승승장구했던 하이트진로가 주춤한 모양새다. 맥주 시장에서는 오비맥주가 카스를 리뉴얼한 이후 점유율을 상당 부분 회복했고 소주 시장에서는 롯데칠성의 처음처럼 새로가 진로이즈백을 추격하고 있다. 

테라와 진로이즈백 모두 출시 4년차를 맞이하며 '신제품' 이미지가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이 리뉴얼한 카스, 신제품인 처음처럼 새로 등으로 옮겨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망가는 '카스'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오비맥주의 카스에 밀려 고전 중이던 하이트진로의 반등을 이끈 효자다. 2019년 3월 출시되자마자 5개월 만에 2억병 이상 팔리며 기존 대표 맥주 브랜드인 하이트 엑스트라 콜드를 제쳤다.

맥주 1위 브랜드인 오비맥주 역시 테라의 선전에 큰 타격을 입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8년 42.7%였던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의 카스 프레시 점유율은 2020년 39.5%로 감소했다. 2021년엔 38.6%까지 내려앉았다. 젊은층 사이에서 테라 돌풍이 분 영향이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2021년 투명병을 도입하며 리뉴얼한 카스가 점유율을 되찾기 시작했다. 2022년 1분기 점유율 40%를 복구한 카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1.3%를 기록, 테라가 출시된 2019년 수준을 회복했다. 카스의 부활로 52%대까지 떨어졌던 오비맥주의 시장 점유율도 53.6%까지 회복됐다. 10년 넘게 1위를 지켜왔던 비알콜 맥주 하이트 제로도 카스 제로에 1위 자리를 넘겨줬다. 

카스프레시 점유율 추이/그래픽=비즈워치

테라의 성장세와 함께 '맥주 1위 탈환'을 외쳤던 하이트진로로서는 벌어지는 격차가 다소 아쉬운 상황이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도 신년사에서 "공고한 소주 점유율과 함께 테라 '리붐업(Re-boom up)'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강조했을 정도다.

하이트진로도 활로를 찾기 위해 다양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우선 주류업계의 '제로' 열풍에 맞춰 지난 2007년 출시됐던 저칼로리 맥주 '에스'를 리뉴얼해 다시 선보였다.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발포주 브랜드 필라이트는 최근 통풍을 악화시키는 퓨린을 90% 줄인 '필라이트 퓨린컷'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신규 맥주 브랜드를 론칭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테라가 기존 하이트 엑스트라 콜드의 시장 지위를 대체하는 데 성공한 만큼 올몰트 맥주 브랜드 '맥스'를 대체할 새 브랜드를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두꺼비' 추격하는 '새로'

2019년 소주 시장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진로이즈백은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난 상황이다. 바로 롯데칠성이 지난해 9월 선보인 '처음처럼 새로'다. 

처음처럼 새로는 출시되자마자 소주 시장에 '제로 슈거'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출시 반 년 만에 400억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며 진로이즈백의 출시 초기와 비슷한 판매고를 올리는 중이다. 

그래픽=비즈워치

하이트진로 역시 진로이즈백을 16도, 제로 슈거로 리뉴얼하며 맞불을 놨지만 이미 '제로 슈거' 시장을 선점한 처음처럼 새로에 점유율을 내주는 모양새다. 성분은 리뉴얼했지만 병 모양은 기존의 하늘색 병을 그대로 이용하는 등 시각적인 리뉴얼은 이뤄지지 않아 리뉴얼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라벨 이벤트' 논란도 발목을 잡았다. '제로 슈거'를 강조한 라벨을 새로 제작해 붙이려던 것이라는 해명이지만, 처음처럼 새로에 대응하기 위해 성급한 리뉴얼을 진행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 사이에서 처음처럼 새로를 찾는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며 "진로이즈백이 그간 높은 판매고와 두꺼비 마케팅 등으로 노출 피로도가 쌓인 만큼 새로운 디자인과 맛의 신제품을 찾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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