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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맥도날드 매각가격 '동상이몽'…왜?

  • 2023.04.27(목) 10:05

부동산 제외·로열티 문제 등 협상 난항
수익성 개선 방안, 극적 협상 가능성도

동원그룹의 한국맥도날드 인수합병(M&A)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협상 장기화의 원인으로는 매물가격이 꼽힌다. 최대한 싸게 살려는 동원그룹과 제대로된 몸값을 받으려는 한국맥도날드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맥도날드의 부동산 자산 △수익성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받는 로열티 문제 등으로 가격 흥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비즈워치

27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이 한국맥도날드 인수 희망가로 1000억원 중후반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6년 한 차례 매각 협상이 불발됐던 칼라일·매일 유업 컨소시엄의 인수 희망가(3000억원대)보다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반면 맥도날드는 5000억원대 희망가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한국맥도날드는 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M&A 협상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증자 소식이 전해지면서,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격 차이가 크게 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먼저 한국맥도날드의 부동산 자산이 매각협상 대상에서 빠지면서 매물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맥도날드는 건물을 직접 소유하고 매장을 운영하면서 투자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회사는 2021년 기준 693억원대 건물을 보유하고 40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운영 매장이 3배 이상에 달하는 맘스터치가 197억원대 건물을 보유한데 비해 높은 수치다.

하지만 이번 매각 협상에서 부동산 일부 자산이 제외됐다고 알려지면서 매각가 조정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상에서 맥도날드 부동산 자산이 빠지면서 매각가를 낮게 측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맥도날드가 확대 중인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임대 건물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탓에 부동산을 소유하는 방식으로 직영점을 늘려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지목된 '로열티' 문제도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손실은 이어지고 있다. 영업손실은 △2019년 440억원 △2020년 483억원 △2021년 278억원으로 감사보고서를 공개한 이후 손실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손실 원인 중 하나엔 로열티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맥도날드는 미국 본사(McDonald’s Corporation)에 순 매출액의 5%를 '지급수수료(로열티)'로 내고 있다. 2021년 지급수수료는 543억원에 달했다.

지급수수료 개선 여부가 이번 협상 관건으로 지목받지만 일각에선 로열티 기준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20여개국에 진출한 맥도날드가 글로벌 스탠다드를 국내 사정에 맞출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가맹사업자 등록 등을 통해 맥도날드가 수익성 개선에 나설 수 있는 방안이 있어서다.

그간 맥도날드는 글로벌 본사의 방침으로 국내에선 직영점 비중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최근 맥도날드가 국내 가맹점사업자 등록을 하면서 기존 직영점 위주였던 운영방식을 바꿀 여지가 높아졌다. 여기에 동원홈푸드가 보유한 물류망을 활용한다면 맥도날드의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직영점은 고정비 부담, 인건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가맹점 비중을 늘리지 않으면 수익성 개선은 어렵다"면서 "맥도날드가 국내 가맹점 등록을 한다면 KFC 사례처럼 인수 이후 가맹점 사업 가능성도 열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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