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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보면 안다!" 김동선이 자신한 버거…흥행 골인 할까 

  • 2023.06.22(목) 16:35

한화 3남 김동선의 '파이브가이즈' 상륙
오는 26일 강남대로에 한국 1호점 개점
늘어난 프리미엄 경쟁서 '롱런' 전략 필요

파이브가이즈 1호점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미국 3대 버거'로 꼽히는 파이브가이즈가 서울에 상륙했다.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가 강남 한복판에 파이브가이즈 첫 한국 매장을 열었다. 브랜드 유치부터 1호점 오픈 준비 과정까지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진두지휘했다. 에프지코리아는 1호점 개점을 시작으로 향후 5년간 15개 이상의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는 현재 식음료(F&B) 사업을 새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이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게 목표다. 한화가의 막내인 김 본부장의 경영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숙제도 있다. 앞으로 김 본부장의 경영 능력 입증이 관건이다. 물론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미 '쉐이크 쉑' 등 프미미엄 버거들이 즐비해서다. 경쟁이 꽤 치열하다. 

"경쟁상대 없다"는 자신감

"강남역에 있는 많은 버거들을 수차례 먹어봤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경쟁상대로 느껴지는 곳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파이브가이즈의 품질에 있는 것 같습니다. 재료 본연의 맛부터 제조 과정까지 완전히 차별화된 브랜드입니다."

김동선 본부장은 22일 오전 서울 강남시 파이브가이즈 1호점에서 개최된 미디어 설명회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희는 감자튀김을 다른 브랜드와 달리 냉동 감자가 아닌 생감자를 쓰는데, 이를 직접 재배하는데 1년 반 이상이 걸렸다"며 "직접 드셔보시면 제가 어떤 취지에서 말씀드리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왼쪽부터 오민우 에프지코리아 대표, 김동선 전략본부장, 이안 로스 맥켄지 파이브가이즈 아시아태평양 부사장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파이브가이즈는 1996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시작한 햄버거 브랜드다. 신선한 재료가 콘셉트다. 파이브가이즈 매장에는 냉동고, 타이머, 전자레인지가 없다. 패티와 생감자를 땅콩기름에 튀겨낸다. 쉐이크쉑, 인앤아웃 등과 함께 미국의 3대 버거 브랜드로 꼽힌다. 미국 유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한국 1호점도 '정성'을 콘셉트로 삼았다. 오민우 에프지코리아 대표는 "식재료 상태와 조리 과정 등을 점검하는 '캘리브레이션' 작업을 오전과 오후 하루 두 차례 진행하고 있다"며 "매장 직원들은 이 시간 동안 원재료 점검과, 감자튀김(프라이즈)의 굽기 상태 등을 확인해 매번 동일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현지화라는 타협 없다"

한화갤러리아는 간담회 이후 매장 투어도 진행했다. 내부 인테리어부터 유니폼까지 미국 현지 파이브가이즈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했다. 메뉴판 등 공을 들인 티가 곳곳에서 묻어났다. 어느 곳이든 동일한 맛과 품질을 선보이겠다는 미국 파이브가이즈 본사의 방침을 따른 것이다. 파이브가이즈의 시그니처인 '무료 땅콩'도 제공한다.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쉐이크쉑' 등 경쟁사와 달리 현지화 작업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 미국 본연의 아이덴티티를 살려야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오 대표는 "내부적으로 현지화에 대한 고민이 컸지만 파이브가이즈 측에서 전혀 타협할 의지가 없었다"며 "대신 완벽한 버거 커스터마이징을 제공하기 때문에 무리는 없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버거 커스터마이징은 고객이 본인 취향에 맞게 버거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파이브가이즈는 15가지 토핑(그릴드머쉬룸, 토마토, 할라피뇨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8가지 종류의 버거와 15가지 토핑 조합 시 최대 25만 가지의 다양한 버거 스타일이 나올 수 있다. '고객 취향 맞춤'으로 별도 현지화가 필요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안 로스 맥켄지 파이브가이즈 아시아태평양 부사장은 한국과 한화갤러리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한화가 한국에서 성공한 기업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고, 파이브가이즈에 대한 열정을 잘 보여준 것이 영향을 미쳤다"며 "김 본부장을 비롯해 9명의 직원이 홍콩에서 직접 7주 동안 트레이닝을 받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그럼 현지 '맛' 살렸을까
 
김 본부장의 설명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버거를 먹어봤다. 기본 메뉴 중 하나인 '치즈버거'를 주문했다. 겉모습부터 범상치 않았다. 기본 버거지만 소고기 패티가 두 장이나 들어가 있었다. 두툼함에 압도된다. 여기에 감자튀김에서 퍼지는 고소한 땅콩기름 향이 입맛을 돋웠다. 감자튀김의 크기와 양도 일반 버거집 양의 두 배였다.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한 입 베어 물자 눅진한 육즙 입안을 가득 채웠다. 번(빵) 역시 일반 버거보다 이스트의 질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중간중간 아삭아삭 씹히는 채소의 질감이 좋았다. 재료 면에서 확실한 차이점이 느껴졌다. 기자는 양파, 그릴드 머쉬룸, 토마토, 할라피뇨를 넣어 커스터마이징 했다. 입맛에 맞게 햄버거를 설계할 수 있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소비자 취향 차이가 클 것 같았다. 햄버거를 절반 정도 먹자 육즙 맛이 물리기 시작했다. 쉐이크 등 탄산 음료로도 진화가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감자튀김을 절반 이상 남기고 말았다. 여러모로 '헤비'한 느낌이었다. 미국식 몬스터 버거를 즐긴다면 추천하고 싶지만 가볍게 햄버거를 먹고 싶은 이들에겐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어 보였다. 

무엇보다 가격이 사악하다. '기본 메뉴' 기준 햄버거 1만3400원, 감자튀김 6900원, 쉐이크 8900원이다. 베이컨 치즈버거는 1만7400원에 달한다. 버거에 감자튀김만 추가해도 2만원이 훌쩍 넘는다. 한화갤러리아는 가격에 대해 미국 본토보다 약 13%, APAC 직영점을 운영하는 홍콩보다 약 17% 저렴하다고 했지만 여러모로 비싼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김동선의 '흥행 보증 수표'

한화갤러리아는 향후 5년 내에 15개 이상의 파이브가이즈 매장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브가이즈를 국내 대표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다. 갤러리아의 외식사업 직접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속내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다. 계속된 적자로 철수하고 말았던 면세사업을 대신할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프리미엄 햄버거는 확실한 '흥행 보증' 수표로 통한다. 쉐이크쉑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6년 국내 첫 론칭 당시 큰 관심을 받았다. 1호점에 1500여명의 손님이 늘어서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MZ세대의 인기에 매장도 늘려갔다. 당시 쉐이크쉑을 국내에 들여왔던 SPC그룹 3세인 허희수 마케팅 본부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앞으로 김 본부장의 꿈인 셈이다. 승계 작업이 진행 중인 한화가(家)에 내보일 성과가 필요하다. 다만 시장 상황이 변화한 것은 변수다. '고든램지버거', '슈퍼두퍼' 등 외국계 경쟁 프리미엄 버거들이 늘었다. 매장만 내면 흥행을 이어갔던 예전 상황이 아니다. 실제로 ‘오바마 버거’로 알려진 '굿스터프이터리'는 개점 5개월 만에 한국에서 철수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가 늘어나고 고물가 상황이 극심해지면서 주요 고객층인 젊은 층의 흥미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라며 "초반 관심도를 유지해 나가는 '롱런' 전략이 관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강남역 인근에 이미 자리를 잡은 슈퍼두퍼와 쉐이크쉑의 고객을 어떻게 빼앗아 올 것인지가 숙제"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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