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앱으로 주류를 주문한 뒤 매장에서 픽업하는 형태의 '주류 픽업 서비스' 채널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젠 대형마트, 편의점에 이어 음식점에서도 주류를 픽업할 수 있게 됐다. 음식점 예약 앱 '캐치테이블'은 입점 음식점에서 주류 픽업서비스 확장에 나섰다. 음식점 예약뿐만 아니라 희소싱 있는 주류의 픽업서비스를 제공, 외식업 전문 통합 솔루션으로서의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서비스 지역 늘린다
음식점 예약 앱 '캐치테이블'을 운영하는 와드가 주류 픽업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앱 내 입점한 음식점을 대상으로 픽업 건당 수수료를 제공해 참여 매장 수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캐치테이블의 위스키 픽업 서비스를 운영 중인 매장은 200여 개다. 현재 서울 지역 중심으로 운영 중이지만 향후 서비스 지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캐치테이블은 기존 유통채널인 대형마트, 편의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차별화하기로 했다. 위스키 도매사와 협업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캐치테이블의 위스키 픽업 서비스는 앱에서 원하는 위스키를 주문한 후 희망 일자에 선택한 매장에 방문해 가져가는 방식이다. '글렌피딕', '발베니', '헨드릭스', '몽키숄더' 등 브랜드 제품 16종을 취급한다.
현재 위스키 픽업 서비스는 일시중단된 상태다. 이달 중 재입고할 예정이다. 위스키 픽업 서비스는 지난달 24일 정식 오픈해 소비자 이목끌기에 성공했다. 서비스를 오픈한 지 5분 만에 전체 물량이 완판됐다. 물량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서비스 오픈과 동시에 약 15만여 명의 접속자가 몰렸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발베니 30년'의 경우 500만원 넘는 가격임에도 서비스 오픈 1분 만에 완판됐다. 이 제품의 정상가는 약 696만원이지만 캐치테이블은 28% 할인 판매했다.
캐치테이블 관계자는 "매장(음식점)의 콜키지 정책에 따라 다르지만 콜키지가 가능한 매장에서 픽업 시 구매한 위스키를 현장에서 마실 수 있다"며 "위스키만 구매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음식점 이용 없이도 위스키 픽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주류 픽업 서비스' 노린 이유
주류 픽업 서비스는 기존에 편의점, 대형마트 등에서도 운영해온 서비스다. 국내법상 전통주를 제외한 술은 온라인 판매가 금지돼 있다. 이 때문에 유통채널들은 온라인 주문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매장에선 구매자의 주문내역과 신분증을 확인한 후 상품을 제공한다.
주류 픽업서비스 수요는 수치로 증명됐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의 주류 픽업 서비스 'CU BAR'의 매출은 해마다 늘었다. CU BAR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1년 102.6% △2022년 145.2% △2023년 190.8%을 기록했다. GS리테일의 올해 1분기 '와인25플러스' 매출은 전년 대비 160% 성장했다.
이에 유통채널들도 기존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수요가 확인된 만큼 확실히 잡겠다는 생각이다. GS리테일은 지난 2일부터 기존에 운영 중인 주류 오더 앱 '와인25플러스'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시켰다. CU는 기존에 앱 '포켓CU'에서 운영하던 주류 픽업 서비스를 지난달부터 컬리에서도 주문 가능토록 했다. 위스키, 와인, 맥주 300여 종의 상품을 취급한다.
롯데마트의 주류전문매장 '보틀벙커'는 지난 2월 말부터 주류 쇼핑 앱 '데일리샷'과 협업해 주류 픽업서비스를 운영에 나섰다. 발베니 등의 인기 위스키는 롯데온 내 '보틀샵'에서 주문 후 픽업 가능한 매장 중 선택해 픽업하는 방식이다.
특히 위스키의 경우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어 한정판 마케팅이 흥행하고 있다. 수입 주류업계 관계자는 "위스키는 소주, 맥주 등 다른 주종에 비해 익숙하지 않은데다, 콜키지 문화가 대중화되지 않은 주종"이라며 "소비자 접점을 늘리기 위해 픽업서비스를 채널 확대를 노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문제는 '수익성'
캐치테이블의 주류 픽업 서비스는 '모객 전략'의 일환이다. 기존 사업 인프라를 활용해 입점업체를 유지하면서도 서비스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을 짠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픽업을 위해 음식점에 방문한 소비자를 음식점으로 유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캐치테이블은 지난 2018년 B2B 매장용 솔루션으로 시작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입지를 키워왔다. 지난 2022년에는 실시간 대기 서비스 '캐치테이블 웨이팅'을 오픈했다. 이어 지난해 2월에는 외식업 전용 매장관리 솔루션을, 같은 해 3월엔 픽업서비스를 론칭했다. 최근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인공지능(AI)를 활용해 번역기술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와드의 실적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매출은 크게 늘고 있지만 수익성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실제로 와드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71% 증가한 7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15억원으로 전년(96억원) 대비 급증했다. 이에 따라 와드는 외식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신규 서비스 개발에 주력, 실적 개선에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와드 관계자는 "풍부하고 편리한 미식 경험을 제공하고자 주류 픽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새롭고 다채로운 미식 트렌드를 반영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