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새로운 B2B 제품 전략으로 글로벌 뉴트리션 원료 사업 강화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국내외 우수한 뉴트리션 소재를 발굴하고, 자체 기술력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바이오 사업을 매각할 것으로 전망되는 CJ제일제당이 사업 강화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
"포트폴리오 강화"
CJ제일제당은 뉴트리션 원료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3B(Borrow, Buy, Build) 사업모델'을 도입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진출한 뉴트리션 분야에서 제품 라인업을 늘려,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3B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업체의 원료를 CJ제일제당의 브랜드와 영업망을 통해 판매하는 'Borrow' △기능성이 검증된 연구 전문기업 제품에 투자해 사업권∙영업권 확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너지를 내는 'Buy' △자체 기술력을 활용해 새로운 뉴트리션 원료를 개발하는 'Build '모델로 구성된다.
최근엔 3B 모델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Build'와 'Borrow' 모델로는 기능성 바이오틱스 원료 브랜드인 '바이옴엔리치'를 해외에 출시했다. 바이옴엔리치는 총 7종의 프로바이오틱스와 포스트바이오틱스 원료로 구성했다. CJ제일제당이 보유한 소재와 국내기업이 연구개발한 소재를 활용해 만들었다.
Buy 모델의 첫 사례는 아일랜드 기업 '뉴리타스' 투자다. 이를 통해 뉴리타스가 AI를 기반으로 개발한 식물 유래 펩타이드 원료 '펩티스트롱'의 국내 독점 영업권을 확보했다. 펩티스트롱은 운동 시 보조제로 활용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GRAS(안전원료인증제) 인증을 획득해, 현재 북미에서 판매 중이다. 이달부턴 국내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매각 전 몸값 키우기?
지난달 CJ제일제당이 바이오 사업 부문을 매각할 것이란 보도가 있었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에 대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증권가에선 CJ제일제당이 지속되는 불확실한 영업환경 속에서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CJ제일제당의 사업부문은 식품, 바이오, Feed&care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비중이 큰 식품을 키우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바이오 사업을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식품 사업 비중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39%다. 지난해와 동일한 비중이다. 바이오 사업 비중은 지난해 3분기 12%에서 올해 3분기 14%로 2%포인트 늘었다. 올해 바이오 사업부문과 푸드&뉴트리션 사업부문을 통합한 영향이다.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수익성이 높은 바이오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CJ제일제당의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은 1조275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4% 늘었다. 특히 올 3분기엔 식품 사업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1.1% 감소했음에도 불구, 바이오 사업의 영업이익이 74.9% 증가한 덕분이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매각 대금은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의 보폭 확대를 위한 시설투자나 M&A 재원 및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사용될 공산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뉴트리션 사업은 전체 사업에서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새로운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한 차원으로 3B를 고안했다"며 "바이오 사업 매각에 대해선 공시대로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