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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에 꽂힌 오너들, 문제는 '수익성'

  • 2025.01.17(금) 07:20

김동선, 인천 승마경기장 개발사업 시동
정용진, 화성시 대규모 복합관광단지 추진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도움…낮은 수익 우려도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인천 아시안게임 승마 경기장 부지에 추진 중인 테마파크 조감도. /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유통업계 오너들이 '테마파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테마파크가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다만 거액의 투자가 필요한 데다, 후속 투자까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따라붙는다.

2500억 투자하는 김동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은 최근 인천에 테마파크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호텔, 아쿠아리움, 야구단 등 여러 관광·레저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테마파크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위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15일 인천시와 '수도권매립지(승마장 부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오른쪽)과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15일 수도권 매립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김 부사장이 '한화표' 테마파크를 추진할 부지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드림파크 승마경기장이다. 면적은 17만㎡로 축구장 24개 크기와 같다. 김 부사장은 이 경기장에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을 딴 인연이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 테마파크 개발에 약 2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복합 문화 공간을 조성하고 다양한 레저 시설을 투입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자회사인 아쿠아플라넷, 한화넥스트, 한화푸드테크 등이 보유한 아쿠아리움, 승마 경기장, 식음(F&B) 서비스 등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사장은 “완전히 새로운 놀이 문화공간을 조성해 이곳이 다시 한번 전 국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9조' 쏟아붓는 정용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역시 경기도 화성시에서 대규모 국제 테마파크인 '스타베이 시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스타베이 시티는 이마트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와 신세계화성(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이 2019년부터 함께 추진 중인 복합개발사업이다.

스타베이 시티는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송산그린시티의 420만㎡(약 127만평) 규모의 부지에 테마파크를 비롯한 호텔, 쇼핑몰, 골프장 등이 어우러진 복합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신세계그룹은 이 사업에 2050년까지 9조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이 화성시에서 추진하는 스타베이 시티 조감도. / 사진=신세계프라퍼티

특히 신세계그룹은 테마파크 사업을 위해 지난해 10월 글로벌 미디어 그룹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mount Global)'을 IP사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파라마운트는 헐리우드 유명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미션 임파서블'과 '탑건', 인기 애니메이션 '네모바지 스폰지밥', '글래디에이터', '대부', '닌자거북이', '스타트렉' 등 유명 영화와 TV 프로그램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파라마운트 IP를 접목한 테마파크를 개발해 아시아 대표 랜드마크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스타베이 시티는 지난해 말 경기도로부터 285만㎡(86만평, 공통주택면적 제외)의 부지에 대해 '화성국제테마파크 관광단지'로 지정 받았다. 올해 안에 관광단지 조성 계획을 승인 받아 2026년 착공에 돌입, 2029년 테마파크를 포함한 1단계 개장을 한다는 것이 목표다.

수익이 관건

최근 세계 상위 테마파크들에는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꾸준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세계테마엔터테인먼트협회(TEA)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세계 상위 테마파크 25곳에 몰린 방문객 수는 2억4464만명으로 전년 대비 23% 늘었다.

특히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 테마파크의 성장률이 뚜렷하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글로벌 테마파크를 개발해 관광 경쟁력을 끌어올리고자 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테마파크 개발에는 거액의 투자가 필요해 민간 자본 유치가 필수다. 한화, 신세계와 같은 대기업들이 지자체와 함께 투자에 나서는 이유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테마파크 사업은 투자 규모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사업이다. 지속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완공 후에도 후속 투자까지 이어져야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내수 시장이 작아 대규모 투자 후 기대되는 수익이 더 낮다.

/그래픽=비즈워치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테마파크 개발 사업이 여러 차례 무산된 바 있다. 신세계그룹이 현재 스타베이 시티를 추진하는 화성 국제테마파크 관광단지 사업이 대표적이다. 경기도와 화성시는 2007년부터 이곳에서 테마파크 개발을 추진했다.

2007년에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테마파크와 리조트 개발을 위해 신한은행, 포스코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과 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탓에 MOU가 파기됐다. 이어 2009년에는 롯데그룹이 이 사업을 이어 받았지만 토지대금 협상 등의 문제로 결렬됐다. 2015년에는 대우건설과 중국 자본이 이 사업을 재추진했으나 이 역시 무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에서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테마파크 사업을 확대하며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한국은 상대적으로 관광 매력도가 낮은 만큼 테마파크를 통해 지속적인 관광객 유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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