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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과 가성비 사이"…SSG닷컴의 고민

  • 2025.02.04(화) 07:00

지난해 1인당 평균 결제액 업계 1위
장보기·패션 등 프리미엄 전략 추구
다만 경기 침체에 결제액 감소율 커

/그래피=비즈워치

SSG닷컴이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중 1인당 결제액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보기부터 패션, 명품, 뷰티 등 라이프스타일까지 각 카테고리별 프리미엄 상품 구색을 갖춘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경기 침체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계속 높은 가격대를 추구할 경우 이용자 수 확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쿠팡 뛰어넘었다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이 지난해 1인당 평균 결제액(ARPU)에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모바일인덱스가 공개한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와 신용카드 결제 추정액으로 분석한 결과, SSG닷컴의 1인당 평균 결제추정액은 13만1772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업계 1위인 쿠팡(9만5166원)과 G마켓(8만5200원)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고객들의 주문 가격대가 높았다는 의미다.

SSG닷컴이 높은 객단가를 보유한 비결은 같은 플랫폼에서 장보기 상품부터 패션, 명품, 뷰티 등 라이프스타일(비장보기) 상품까지 교차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소비자들의 니즈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각각 필요한 것을 낱개로 사는 것이 타 플랫폼에서의 일반적인 구매 행태라면, SSG닷컴에서는 이 모든 상품을 한 번에 담아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커머스별 1인당 평균 결제추정액 및 전년 대비 증감율 /그래픽=비즈워치

다양한 프리미엄 상품 구색을 갖춘 것도 높은 객단가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장보기 카테고리에서는 세분화된 고객 취향을 겨냥해 지난해 3월 프리미엄 식품 전문관인 '미식관'을 열었다. 미식관은 다양한 품종의 신선식품과 국내에서 쉽게 구매하기 어려웠던 해외 가공식품 등 고품질 그로서리를 취급하는 게 특징이다.

이외에도 명품, 패션, 뷰티 등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는 고객 편의를 위한 특화 서비스를 마련했다. 명품의 경우 지난 2021년 8월 SSG닷컴은 위변조가 불가능한 명품 디지털 보증서 'SSG 개런티'와 가품 200% 보상제를 도입했다. 진품 보증과 더불어 배송, 사후관리 등 모든 과정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원스톱 명품 플랫폼'이라는 인식을 심기 위한 전략이다. 지난해 8월에는 뷰티 전문관을 개편했다. 프리미엄·트렌디 상품에 특화한 서비스와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비싼 만큼 타격도

하지만 SSG닷컴은 프리미엄을 지향한 탓에 타 플랫폼이 비해 경기 침체의 타격이 컸다. SSG닷컴의 지난해 1인당 평균 결제액은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이는 11번가(-20%)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하락폭이다. 프리미엄을 지향한 것이 되려 역풍을 맞게 된 셈이다.

/그래픽=비즈워치

패션 명품은 일반 소비재보다 가격 경쟁이 덜 치열하다. 높은 가격에도 고정 수요층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온라인 명품 소비자는 가격 비교와 할인 혜택을 중시하는 경향이 짙다. 패션 명품부터 장보기까지 소비가 연결되려면 가성비를 중시하는 고객들을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프리미엄 수요를 겨냥하면서도 신규 고객을 유입하려면 합리적 가격대의 제품군을 강화하는 등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SG닷컴은 명품, 신선식품,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소비 침체 속에서 어떻게 신규 고객을 확대하고 충성고객으로 이끌 것이냐는 고민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리미엄 차별화 희미해질까

프리미엄 이미지로 플랫폼을 차별화하는 것도 어려워지고 있다. 쿠팡, 컬리 등 다른 이커머스들도 명품 카테고리에 힘 쏟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 2022년 글로벌 명품 기업 파페치를 인수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엔 뷰티 카테고리로 넓혀 럭셔리 뷰티 버티컬 서비스 'R.LUX(알럭스)'를 론칭했다.

컬리 역시 2022년 '뷰티컬리'로 럭셔리 화장품으로 사업영역을 넓힌 데 이어, 지난해 12월엔 명품 판매 전문 플랫폼 '리본즈'를 입점시켰다. 현재 셀린느, 루이비통, 보테가베네타 등 총 30개 명품 브랜드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리본즈는 명품 구매부터 중고 거래, A/S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다만 컬리는 직매입 대신 플랫폼을 통해 연말, 설, 발렌타인 등 명품 상품 수요를 파악하는 단계다. 컬리 관계자는 "프리미엄 상품을 선호하는 성향을 가진 컬리 고객들이라 명품에 대한 요구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SG닷컴은 G마켓의 우수 상품을 연동 판매하기로 했다. /사진=G마켓

이에 따라 SSG닷컴은 충성고객을 유지하는 동시에 소비층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강화하고 정기구독 서비스 및 멤버십 혜택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또 빠른 배송 서비스와 신선식품 품질 관리를 강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엔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G마켓의 우수 상품을 SSG닷컴으로 연동 판매하기 시작했다.

SSG닷컴은 사업자 회원 전용 매장인 'SSG.COM Biz'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특화 서비스와 매달 제공하는 할인 혜택 등으로 회원 수와 매출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SSG닷컴 관계자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DNA를 모두 가지고 있다는 점에 힘입어 고가의 상품도 믿고 구매하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며 "앞으로도 쓱닷컴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차별화 상품과 서비스를 꾸준히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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