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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스텔바작, 사명도 바꾸고 '절치부심'…부진 털어낼까

  • 2025.03.12(수) 16:18

주총서 '형지글로벌' 사명 변경 추진
내수 시장 한계…해외 영토 확장 주력
신사업 추가…중장기 성장 발판 마련

/그래픽=비즈워치

패션그룹형지의 골프웨어 계열사 까스텔바작이 사명 변경을 추진하며 새로운 출발을 예고했다. 이번 사명에는 글로벌 형지를 실현하겠다는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의중이 담겼다. 새 시작을 알린 만큼 골프웨어에 치중돼 있던 사업을 다각화해 실적 반등을 이루겠다는 목표도 세웠다.돌파구가 필요해

까스텔바작은 오는 13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형지글로벌'로 사명을 바꾸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2019년 10월 법인명 혼동 방지를 위해 '까스텔바쟉'의 일부 모음을 변경한 이후 5년 5개월 만이다.

까스텔바작이 후원 중인 함정우 프로./사진=KPGA 제공

이와 함께 사업 목적에 '스포츠 매니지먼트업'도 추가하기로 했다. 까스텔바작은 이번 안건이 통과될 경우 새 사명을 앞세워 골프 대회 현장에서 선수들의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선수를 케어하는 건 물론 홍보, 일정 관리, 메인 스폰서 매칭 등이 주된 업무다. 한 마디로 골프 선수의 매니저 역할과 엔터테인먼트의 개념을 아우르는 셈이다.

까스텔바작이 이처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약화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국내 골프 산업은 코로나19 기간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야외 스포츠인 만큼 감염에 대한 위험성이 낮다는 게 인기의 이유였다. 하지만 엔데믹과 경기 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과열됐던 골프 시장 거품이 한순간에 빠졌다. 시간과 비용 투자가 필요한 골프 대신 러닝, 등산 등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래픽=비즈워치

골프 인구가 줄어들자 까스텔바작의 실적도 꺾였다. 지난해 까스텔바작의 매출은 40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5.9% 줄었다. 문제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의 경우 10억원에서 93억원으로 1년 전보다 9배 이상 늘었다.

이는 일정 부분 예견된 결과다. 골프웨어 시장은 이미 진성 골퍼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들만 남았다. PXG, 타이틀리스트, 지포어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들 브랜드도 할인 폭을 키우며 이월 상품의 재고 떨이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충성 고객들의 수요가 뒷받침됐음에도 업황이 그만큼 긍정적이지 않았다는 뜻이다.판로 확장 잰걸음

골프 성수기인 봄 시즌이 다가오고 있지만, 성장세가 꺾인 골프웨어 시장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씀씀이가 줄어들면서 고비용 여가 활동에 지출을 줄이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에 까스텔바작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스포츠 매니지먼트 사업과 함께 해외 판로를 넓혀 분위기 반전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까스텔바작이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중국과 대만이다. 이들 국가는 아직 골프 시장이 크게 발달하지 않아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까스텔바작은 이곳에서 고객 접점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만 미츠코시 백화점에 입점한 까스텔바작 매장./사진=까스텔바작 제공

중국에선 현지 최대 골프용품 판매 회사인 '100골프'가 운영하는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만의 경우 패션 유통 전문 기업인 '킹본'과 손잡고 소고, 한신, 미츠코시 등 8개 백화점과 아울렛 3곳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달에는 온라인몰 입점을 단행할 예정이다.

프랑스, 유럽, 미국, 아세안 지역으로의 영토 확장에도 나선다. 특히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최근 프랑스에서 현지 디자이너 '장 샤를 드 까스텔바작'을 만나 현지 사업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까스텔바작 디자이너는 까스텔바작 브랜드를 설립한 인물이다.

/사진=패션그룹형지 제공

다만 이번 전략이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미 진출한 국가들에서도 성공 사례를 만들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까스텔바작은 2021년 미국 법인인 까스텔바작USA를 설립한 이후 작년 3분기 말까지 매출을 거두지 못했다. 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다른 진출 국가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6년 인수한 까스텔바작의 프랑스 본사 PMJC의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은 5600만원 수준이다. 전년보다 4억원 이상 줄었다. 치열한 시장 경쟁이 이어지는 동안 이렇다 할 차별성을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까스텔바작 관계자는 "코로나에 경기 침체까지 이어지면서 그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지 못한 만큼 올해는 글로벌 공략에 활발히 나서려고 한다"며 "우리나라 선수들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어 향후 대외 마케팅, 다양한 브랜드 매칭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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