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브랜드 'K2'를 운영하는 K2코리아가 덴마크 프리미엄 캠핑 브랜드 '노르디스크'의 국내 캠핑용품 수입 사업권 확보에 나섰다. 아웃도어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캠핑 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전략이다.
새 파트너 될까
K2코리아는 현재 노르디스크 캠핑용품 국내 수입·유통 계약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8년부터 노르디스크 캠핑용품의 국내 유통을 맡아온 신기그룹의 계약이 최근 종료돼서다.
노르디스크는 1901년 덴마크에서 설립된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다. 북극곰 로고와 면 소재 텐트로 국내외 캠핑 마니아층 사이에서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K2코리아는 이미 노르디스크의 국내 의류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2023년부터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캠핑용품 수입 계약까지 성사되면 K2코리아는 의류와 캠핑용품을 아우르는 사업자가 된다.
K2코리아가 캠핑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K2코리아는 대표 아웃도어 브랜드 K2를 통해 몇 년에 한 번꼴로 텐트 제품을 출시하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사업을 벌인 적은 없다. 따라서 노르디스크를 통해 캠핑용품 전문 라인업과 독자적인 유통 채널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2코리아가 캠핑 사업에 눈을 돌린 건 아웃도어 의류 시장 전반의 침체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K2코리아의 매출액은 2022년 4246억원을 기록한 후 2년 연속 뒷걸음질 쳤다. 2024년에는 매출액 4000억원 선마저 내줬다. 지난해 매출액 역시 전년 수준에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도 2022년 732억원에서 2024년 545억원으로 25% 줄었다.
한계 넘어라
실적 부진은 K2코리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된 데다, 계속되는 겨울철 이상 고온 현상으로 방한 의류 수요까지 줄면서 아웃도어 업계 전반이 고전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 대부분의 매출이 2024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역신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K2코리아가 돌파구로 택한 곳이 캠핑 시장이다. 캠핑은 아웃도어와 소비자층이 겹치면서도 텐트·침낭·취사도구 등 용품 수요가 별도로 존재한다. 기존 아웃도어 유통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의류와 장비를 함께 전개하면 매장당 객단가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K2코리아가 캠핑용품 시장에 진출하면서 노르디스크를 택한 것은 이미 브랜드 파워를 검증했기 때문이다. K2코리아의 노르디스크 의류 사업은 매장 수가 론칭 이듬해인 2024년 81개에서 2025년 99개로 22% 늘었다. 노르디스크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 덕분에 경쟁이 치열한 아웃도어 시장에서 조기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K2코리아는 노르디스크 의류의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노르디스크 본사, 중국 투자사 BA캐피탈과 함께 중국 합작법인 설립 협약을 체결하며 중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K2코리아가 노르디스크 본사와 중국 시장에서도 맞손을 잡을 만큼 깊은 파트너십을 맺은 만큼 이번 캠핑용품 수입 협상도 순조로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모험이냐 기회냐
K2코리아는 노르디스크를 앞세워 프리미엄 캠핑용품 시장을 공략할 생각이다. 하지만 캠핑시장 환경은 그렇게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코로나19 특수로 급팽창했던 캠핑 시장이 엔데믹 이후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캠핑용품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2024년 캠핑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캠핑 경험자 수는 2018년 403만명에서 2023년 634만명까지 연평균 9.5% 성장했다. 하지만 2024년 캠핑 경험자 수는 546만명에 그쳤다. 1년 새 약 100만명이나 감소한 셈이다.
캠핑 소비 규모 역시 2023년 6조9449억원에서 2024년 6조1236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캠핑 인구와 소비 규모가 더 줄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캠핑 총 지출에서 캠핑용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36%에서 2024년 21%로 줄었다. 캠핑을 즐기는 이들조차 장비보다 캠핑 활동 자체에 지갑을 여는 방향으로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주요 캠핑용품 업체들의 실적도 줄어들고 있다. 헬리녹스의 2024년 매출은 424억원으로 2022년(769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코베아의 매출액 역시 2022년 343억원에서 2024년 20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래도 캠핑 수요 자체가 사라지진 않았다는 점은 K2코리아에게 기회다. 한국관광공사의 같은 조사에서 2024년 캠핑장 매출 총액은 3959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캠핑 1회당 평균 지출비용도 2024년 처음으로 50만원대로 올라섰다. 노르디스크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파고들 틈은 여전히 있다는 의미다.
특히 오토캠핑 수요는 다소 줄어드는 추세지만 백패킹 분야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노르디스크는 면텐트 외에도 트레킹 텐트 라인을 별도로 갖추고 있어 캠핑부터 백패킹까지 폭넓은 수요를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캠핑 시장은 코로나 특수가 걷힌 뒤 구조적 재편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 유입되는 캠퍼보다 꾸준히 즐기는 마니아층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쟁력이 오히려 부각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