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4-④금을 캘까, 청바지를 팔까ⅱ

  • 2014.01.22(수) 15:23

<신년기획> 21세기 화폐 논쟁
4부 : 비트코인은 성공할까

<글 싣는 순서>
4부 : 비트코인은 성공할까
① 그래도 남은 문제들
② 여전한 ‘정보 비대칭’ 문제
③ 금을 캘까, 청바지를 팔까ⅰ
④ 금을 캘까, 청바지를 팔까ⅱ
⑤ 현 질서 대변자 중앙은행과의 전투
⑥ 화폐는 생활이고 문화다<끝>



지난달 미국의 비트코인 중개업체 코인베이스가 실리콘밸리의 거물 투자자로부터 2500만 달러(260억 원)의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다. 비트코인 관련 투자 중 액수가 가장 크다. 우리나라 코빗도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자들로부터 40만 달러(약 4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렇게 벤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선 단순한 환전소로는 안 된다.

코인베이스에 투자자 자격으로 파견되는 크리스 딕슨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다른 기술을 위한 플랫폼 노릇을 하는 비트코인은 신용카드와 달리 중앙집중적이지 않고 저비용이면서도 비교적 안전하다”며 “인터넷을 위한 경제학적 거래 원칙(프로토콜)을 만들기 위한 제안 중 실현 가능성이 있는 최초의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비트코인을 전파하기 위해선 HTTP에 웹 브라우저, SMTP에 이메일 클라이언트가 있었듯이 킬러 앱이 필요하다”며 “비트코인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코인베이스에 투자했다”고 배경을 설명한다. 단순한 환전소에서 한 단계 나아가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표준을 잡기 위한 순서다.

이것이 성공한다면 P2P 네트워크 시장의 발전을 견인할 가능성도 커진다. 국내 IT 회사들도 이에 주목하고 있다. 2012년 6월 창립한 코인베이스는 비트코인 거래를 할 수 있는 전자지갑과 이를 가지고 상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다. 이 회사의 전자지갑 회원 수는 소비자 61만 7000명, 상인 1만 6000명 정도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메릴린치도 최근 보고서에서 “은행과 같은 중개기관이 없이도 온라인 결제가 가능해지는 최근의 추세와 관련해 비트코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며 “(아직은 디지털 통화로서의 비트코인의 미래를 점치기는 어렵지만) 비트코인이 통용되는 ‘비트코인 경제권’을 돕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분별 있는 투자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인터넷 전자결제 분야 환호

‘비잔틴 장군들의 딜레마’가 풀린 것을 계기로 은행이 필요 없는 결제인증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는 측면에서 많은 인터넷 상거래 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비즈니스가 주목받는다.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발 빠르게 ‘비트코인 스타일’의 전산화된 결제시스템에 대해 특허를 신청했다. 비트코인처럼 본인의 이름이나 계좌번호를 공개하지 않고도 익명을 통한 인터넷 전자결제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픈 소스로 제공된 비트코인 시스템과 관련한 특허가 가능한지는 두고 볼 일이나, 인터넷 분야에서의 관심 영역이 바로 여기라는 점도 분명하다.

JP모건의 이런 움직임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전자결제 시스템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대형 은행과 신용카드사, 구글•애플•페이팔 등과 같은 인터넷 회사들이 벌이는 치열한 물밑 경쟁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에선 인터넷상의 인증 문제와 관련해 다른 양상도 보였다. 우리나라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브엑스(ActiveX)를 이용한 보안 결제시스템을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익스플로러(IE)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은 인터넷 금융거래를 할 때마다 고충을 겪는다. 우리나라에서 MS 제공 웹 브라우저 IE의 점유율이 절대적인 것도 비슷한 이유다.

국내에서 온라인 서점 알라딘이 이런 액티브엑스를 사용하지 않는 신용카드 간편 결제 방식을 쓰자 신용카드사들과 충돌한 것이다. 드림위즈의 이찬진 대표와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은 지난해 트위터상에서 뜨거운 설전은 벌여 화제가 됐었다. 결국 ‘액티브 엑스를 꼭 써야 안전한 거래인가’라는 문제다.

얼마 전엔 아마존의 한국 진출설에 대해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이런 거대 기업이 국내에 들어오면 시장 잠식 문제로 걱정이 앞선다. 그런데 국내 누리꾼들의 반응은 ‘아마존이 어서 진출해서라도 공인인증서와 액티브 엑스를 없애 달라’는 반응이 많았다.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에서의 인터넷 규제 현실을 드러내는 자조 섞인 반응이다.



어쨌든 기술적으로 비트코인 시스템은 P2P에서의 전자결제 인증시스템이어서 이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그렇게 되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