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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이젠 사람도 조직도 진웅섭 체제로

  • 2015.02.15(일) 12:01

부원장보 인사 마무리…금융혁신국 신설 등 조직도 개편
취임 석 달만에 조직정비 끝…조용하고 강한 금감원 주목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15일 6명의 부원장보급 인사와 함께 임원 인사를 마무리하고, 취임 후 첫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이제 명실상부한 진웅섭 체제로 새롭게 출발점에 섰다.

부원장보급 인사는 부원장과 마찬가지로 학연이나 지연보다는 업무 능력과 대내외 평판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60년대생이 전면으로 부상한 것도 눈에 띈다. 조직 개편은 최수현 전 금감원장의 색깔을 지우면서 금융적폐 해소를 일순위 과제로 내세웠다.

 


◇ 부원장보 6명 선임…실무형 발탁

진 원장은 이번에 부원장보 5명과 회계 전문 심의위원 1명을 새롭게 선임했다. 업무총괄 담당 부원장보에 김영기 감독총괄국장, 보험 담당 부원장보에 권순찬 기획검사국 선임국장, 은행•비은행 감독 담당 부원장보에 양현근 기획조정국장을 각각 낙점했다.

은행•비은행 검사 담당 부원장보엔 이상구 총무국장, 공시•조사 담당 부원장보엔 조두영 특별조사국장, 회계 담당 전문심의위원엔 박희춘 회계감독1국장을 선임했다.

이번 부원장보급 인사 역시 부원장과 마찬가지로 실무 능력에 초점을 맞췄다. 6명의 승진자 가운데 이른바 스카이(SKY) 대학 출신은 두 사람밖에 없다. 금감원장을 포함해 13명의 임원진 가운데 지방대 출신만 6명에 달한다. 다만, 법조인 출신과 회계 담당을 제외한 4개 부원장보를 한국은행 출신이 독식하면서 편중 인사 논란도 나온다. 

연령대도 한층 젊어졌다. 64년생인 서태종 수석부원장을 필두로 60년대생이 전면으로 부상했다. 이번에 부원장보에 오른 6명 가운데 권순찬 부원장보를 제외한 5명이 60년대 생이고, 김영기 부원장보는 63년생이다.

금감원은 “출신이나 학연, 지연 등 비합리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업무 능력과 평판, 도덕성을 두루 갖춘 인물을 임원으로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 금융적폐 해소 금융혁신국 신설

조직 개편은 금융소비자 보호와 위험관리 그리고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금융소비자 권익침해와 불건전 영업관행 혁신을 위해 현행 기획검사국을 금융혁신국으로 개편했다. 금융혁신국은 꺾기와 리베이트, 금융사기, 불완전판매 등 금융적폐 해소의 선봉에 서게 된다.

지방 금융소비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전주와 춘천, 강릉, 충주 등 4개 출장소를 사무소로 전환하고, 창원사무소를 신설했다. 각 사무소엔 소비자보호전담팀을 신설하고 인력도 보강키로 했다.

또 현행 금융경영분석실을 금융상황분석실로 개편해 금융시장 상시감시와 함께 동향 분석, 신속대응 능력을 강화했다. IT•금융정보보호단 내에 전자금융팀을 신설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핀테크 활성화도 지원한다.

금융시장과 소통도 강화한다. 우선 금융회사의 애로 수렴과 금융산업 발전 저해요소 발굴 등을 위해 감독총괄국 내 금융산업지원팀을 신설했다. SNS를 비롯한 온라인 소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공보실 내 온라인소통팀도 만들었다.

회계감독 조직도 확 바꾼다. 현재 업종별로 나뉘어 있는 회계 조직을 심사를 전담하는 회계심사국과 실제 조사를 맡는 회계조사국으로 정비해 회계감리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회계 조직과 인력을 보강해 상장법인에 대한 회계감리 주기도 단축한다.

◇ 명실상부한 진웅섭 체제 출범

이번 인사와 조직 개편으로 진 원장은 취임 석 달여 만에 조직 전반을 진웅섭 체제로 완전히 정비했다. 부원장 3명이 모두 바뀌고, 9명의 부원장보 가운데 6명을 새로운 인물로 채웠다. 설 연휴 전후로 예상되는 국•실장 인사 폭도 커질 전망이다. 

특히 최수현 전 원장의 트레이드마크로 꼽혔던 기획검사국을 폐지하면서 차별화를 공식화했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대형 사건 위주로 검사를 담당하면서 금감원 내 ‘중수부’로 꼽혔던 기획검사국은 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라졌다.

진 원장은 대신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해온 적폐 해소를 담당할 금융혁신국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웠다. 회계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감리주기를 단축해 회계 감시를 강화한 대목도 눈에 띈다.

인사와 조직 정비를 마무리하면서 앞으로 진 원장의 행보도 관심사다. 진 원장은 취임 후 조용하고 강한 금융감독을 모토로 내세웠다. 반면 그동안 내놓은 금융감독 쇄신안이나 제재심의위원회 개편안 등은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거나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취임 후 석 달가량 지나면서 금감원 안팎에서 진 원장에 의구심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번에 명실상부한 진웅섭 체제가 출범하면서 조용하고 강한 금융감독 철학을 어떻게 구현할지 지켜보는 눈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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