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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당신은 변신의 귀재

  • 2015.02.17(화) 15:29

고위관료에서 성공한 민간 CEO로,
그리고 금융위원장으로

임종룡 신임 금융위원장 내정자의 변신은 남다르다. 30년 넘게 공직에 몸담았다. 장관급의 고위 관료였다. 그런 그가 민간 금융회사 CEO, 그것도 농협금융지주라는 조금은 특수한 금융지주의 수장으로 완벽히 적응했다. 그것도 모자라 성공적으로 뿌리내렸다는 평까지 얻었다.

이번엔 금융위원장이다. 2년 만에 관가에 화려하게 복귀한다. 엘리트 경제관료라는 타이틀에 덧붙여 성공한 민간 금융회사 CEO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 농협금융의 변신과 CEO로의 변신 모두 성공

임종룡 회장을 떠나보내야 하는 농협금융 직원들은 아쉽다. 물론 누가 봐도 영전이고, 다시 나랏일을 하는 것이기에 더 손뼉 치고 기뻐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도 없는 것이 농협금융 쪽의 분위기다. 그만큼 농협금융의 성공에 임 회장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다.

금융위원장 내정 소식을 들은 농협금융 한 직원은 "그동안 농협금융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앞으로도 농협금융을 더 발전시켜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토로했다.

임 회장은 어찌 보면 무늬만 금융지주회사였던 농협금융을 다른 대형 금융지주에 대적할만한 명실상부한 금융지주로 키웠다. 거기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의 성공적인 인수가 컸다. 야심 차게 우리투자증권 M&A에 나섰던 KB금융지주마저 농협금융에 고배를 마셔야 했다.

 

우투 패키지 인수로 농협금융은 은행 보험 증권 등 전 업종을 아우르는 자산규모 2등 금융지주로 발돋움했다. 더 나아가 임 회장은 자산운용 부문을 그룹의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았다. 최고투자책임자(CIO) 체제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꾀했다.

이런 농협금융의 움직임에 금융권의 평가도 긍정적이었다. 금융계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키워드를 제시했다는 얘기다. 경쟁 금융회사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농협이 CIO로 외부전문가를 영입하고 자산운용을 강화하는 것은 잘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경쟁 금융회사의 그런 움직임을 보면서 신한도 정신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점 역시 같은 맥락이다.

최근 발표된 농협금융의 지난해 실적은 7685억 원으로 전년보다 162%나 늘어났다. 아직은 덩치엔 못 미치지만 리스크관리와 대손비용 관리로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큰 폭으로 줄이면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전임 신동규 회장이 농협중앙회-농협금융이라는 특수한 지배구조와 조직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손 털고 나간 자리였다. 임 회장은 농협금융의 변신은 물론이고 자신도 CEO 변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 엘리트 관료의 성공적인 부활

임 내정자는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옛 재정경제원 경제정책국,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경제정책국을 거쳤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기획조정실장 등 경제·금융의 주요 보직을 거쳤다. 정책조정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2009년엔 대통령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냈고 기획재정부 제1차관, 그리고 국무총리실장을 마지막으로 지난 2013년 관가를 떠났다.

경제관료 가운데 수재로 꼽히는 인물 중 한 명이고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지만 겸손하면서도 소탈한 성격으로 선후배 모두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기획조정실장 재임 땐 기획재정부 내에서 '가장 닮고 싶은 상사'에 뽑힐 정도로 덕장의 면모를 지니기도 했다. 이런 그의 스타일 덕분에 고위관료의 때를 벗고 민간 CEO로의 변신에도 성공했다.

임 내정자는 경제관료와 민간 CEO 경험을 두루 갖춘 금융전문가라는 평도 얻게 됐다. 사실 임 내정자와 금융위원장의 인연은 엄밀히 따지면 이번이 두 번째다. 박근혜 대통령이 금융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신제윤 당시 기재부 차관에게 직접 전화해 부탁했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당시 신 차관은 이를 고사했고, 대신 행시 동기였던 임종룡 회장을 금융위원장으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 회장의 야인 시절 얘기다. 그리고 2년 후 임 회장이 그 자리에 내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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