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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조선·해운에 쏠린 여신 재점검

  • 2015.11.02(월) 07:58

미래성장동력 기업 지원 확대
보유 비금융회사 3년간 적극적 매각

산업은행이 조선, 해운, 건설 등 경기민감 산업에 대한 여신을 재점검한다. 산업은행 대출은 유독 경기민감 산업에 쏠려 있는데, 이런 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자 이에 대응하자는 차원이다. 대신 미래에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산업에 자금을 먼저 배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금융위원회는 1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기업은행·산업은행 역할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손병두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산업은행의 주요 지원대상이 기존 주력산업에서 미래성장동력 중심으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민감·한계기업에 대해서는 엄정한 옥석 가리기를 통해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 조선·해운·건설 여신 재점검

조선과 해운, 건설,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등 경기민감 산업에 대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대출 규모는 55조 4000억 원에 이른다. 이 산업군에 대한 은행권 전체 대출은 168조 3000억 원가량으로, 두 기관의 비중이 32.9%에 달한다.

금융위는 산업은행의 경우 전체 여신 가운데 경기민감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유난히 높다고 판단했다. 손 국장은 "최근 조선·해운 등 일부 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 특정 산업에 대한 여신을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산업은행이 이런 업종에 대한 대출을 당장 줄이거나 회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기업구조조정 컨트롤타워인 '구조조정 협의체'에서 '큰 방향'이 정해지면, 이에 따라 '회수'나 '지원' 등을 결정하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금융위는 또 경기민감 산업에 대해 고용시장과 협력 중소업체, 지역경제 등에 대한 영향을 고려해 정책금융기관이 시장안전판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손 국장은 "(경기민감 업종에) 정책금융기관의 여신이 많이 나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대출) 비중의 중심 이동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정책금융의 '쏠림 현상'을 점진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만 비친 것으로 보인다.

◇ 산업은행 보유 비금융사 매각

미래성장동력 기업에 대한 지원은 확대한다. 지능형로봇, 착용형 스마트기기, 스마트바이오, 신재생하이브리드 등의 산업을 발굴하고,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에 이런 기업들에 연간 13조 5000억 원가량을 지원했는데, 이를 2018년까지 20조 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산업은행의 IB 기능도 개편한다. 민간공급이 없는 영역은 확대하고, 민간과 경쟁하는 영역은 축소한다. 이에 따라 우량등급 회사채와 상업적 일반부동사 투자 영역에서의 기능을 줄인다. 기업은행의 경우 자회사인 IBK투자증권을 '중기특화 증권사'로 육성해 성장기업의 상장을 지원하도록 한다.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비금융회사의 매각도 추진한다. 산업은행은 구조조정 기업의 출자전환이나 중소·벤처 투자 등의 목적으로 비금융회사들을 보유·관리하고 있는데, 이를 향후 3년간 적극적으로 매각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은행 내에 '자회사관리위원회'를 두고 비금융사의 취득과 관리, 매각 등 전 과정을 담당하도록 한다.

이런 개편 방안에 맞춰 내년 초에 산업은행 조직 개편도 추진한다. 신용평가부를 신설하고 산업분석부를 확대해 여신심사를 강화하는 등 구조조정 역할을 강화한다. 거대 여신 기업에 대한 공동 모니터링 강화를 위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 간 협의체 구성도 검토한다.

 

▲ 산업은행 보유 비금융회사 매각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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