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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는 금융 성과주의...금융위의 자충수?

  • 2016.04.28(목) 09:30

금융노조는 협상 결렬 선언…더민주도 브레이크 걸어
금융공기업 산별교섭 거부 '부메랑'...임종룡, 노조 비판

금융권 성과주의 도입이 결국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노조와 사측의 대화는 여전히 막혀 있고, 최근엔 야당까지 가세해 브레이크를 걸면서다. 이번 달까지 일부 공기업에 성과주의를 조기 도입해 분위기를 띄우려던 금융당국의 전략은 먹히지 않았다.

금융권 노사의 성과주의 도입 협상은 대화 없이 점점 감정적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는 28일 입금교섭 단체협상의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이날까지 네 차례 '사측 없는 교섭'을 열었고, 조만간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달 중순까지 노사의 대화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 금융위 vs 금융노조 '감정싸움만'

이런 결과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앞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등 7개 금융공기업이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면서다. 이후 노조 측은 지속해 7개 공기업이 산별교섭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는 견해를 고수했고, 사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관련기사 ☞ 금융공기업, 사용자협 탈퇴 초강수…자충수 될 수도

이런 상황이 지속하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7일 금융노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금융개혁회의추진위원회에서 "노조가 성과주의를 못하겠다면 왜 못하는지, 지금 왜 논의할 수 없는지 입장 표명도 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과주의의 본질이 관치 등으로 왜곡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금융 공공기관이 더 속도를 내 노사협의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제3차 금융개혁 추진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노조는 즉각 반박했다. 금융노조는 "성과주의 거부의 이유를 수도 없이 밝혀 왔다"며 "이와 관련해 내놓은 공식 성명이 올해만 10건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논의를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노조가 아니라 사측과 금융위"라고 반박했다.

◇ 여소야대 국회…더민주 "총선 민의 거스르는 행위"

노사가 대화 없이 대치만 지속하면서 성과주의 도입 분위기는 점점 가라앉고 있다. 정부가 이달 내로 성과주의를 도입한 공공기관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을 내놨는데, 사실상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관련기사 ☞ 성과주의에 경영평가까지…다급한 금융공기업 CEO

성과주의 도입에 힘을 실었던 여당이 총선에서 참패해 20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구성되면서 연내 도입 가능성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김기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금융위원회의 성과주의 도입 추진을 비판하면서 총선 결과를 꺼내 들었다. 김 대변인은 "금융위가 불법적인 노사관계 개입을 통해 금융산업을 개발독재 시대로 퇴보시키고 있다"며 "이는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 정책을 심판한 총선의 민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금융공기업 인센티브 지급은 어려워졌지만, 그렇다고 성과주의 동력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연내 도입을 목표로 지속해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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