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성과연봉제 도입이 은행권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은행연합회가 성과연봉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금융산업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가뜩이나 올 연말과 내년초 사이 임기를 앞둔 은행장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성과연봉제 도입에 공감하지만 총파업 등 노사협상 과정에서 영업력과 조직이 흐트러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당장 올해 하반기 최고의 성적표를 내 결실을 맺어야 하는 은행장들에겐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 사진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
◇ 실제 9월 총파업 가능성 배제 못해
성과연봉제 도입은 은행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직원들의 동요가 크다. 그만큼 금융노조의 총파업과 투쟁을 지지하는 열기도 어느 때보다 강하다. 지난 19일 금융노조의 총파업 투표는 투표율 87%, 찬성률 95.7%로 가결됐다.
지난 2014년 '관치금융 철폐'를 내걸고 총파업에 돌입할 당시 투표율 86%, 찬성률 90%였던 점에 비춰보면 호응도 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그만큼 개인의 연봉과 거취에 직결되는 사안이어서 그렇다.
금융노조에서 정한 총파업일은 오는 9월23일이다. 이제 막 가이드라인이 나왔고, 각 은행별로 노사협상 과정에서 절충점을 찾을 수도 있기는 하지만 양측 모두 쉽게 굽히긴 어려워 보인다. 총파업까지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금융공기업의 대부분은 노사간에 합의 없이 이사회 통과만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등 무리수를 뒀다. 민간 금융회사는 공기업과 달리 일방적으로 추진하기 더 어렵지만 자칫 극단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
성과연봉제 도입은 은행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직원들의 동요가 크다. 그만큼 금융노조의 총파업과 투쟁을 지지하는 열기도 어느 때보다 강하다. 지난 19일 금융노조의 총파업 투표는 투표율 87%, 찬성률 95.7%로 가결됐다.
지난 2014년 '관치금융 철폐'를 내걸고 총파업에 돌입할 당시 투표율 86%, 찬성률 90%였던 점에 비춰보면 호응도 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그만큼 개인의 연봉과 거취에 직결되는 사안이어서 그렇다.
금융노조에서 정한 총파업일은 오는 9월23일이다. 이제 막 가이드라인이 나왔고, 각 은행별로 노사협상 과정에서 절충점을 찾을 수도 있기는 하지만 양측 모두 쉽게 굽히긴 어려워 보인다. 총파업까지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금융공기업의 대부분은 노사간에 합의 없이 이사회 통과만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등 무리수를 뒀다. 민간 금융회사는 공기업과 달리 일방적으로 추진하기 더 어렵지만 자칫 극단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
▲ 지난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 로비에서 열린 전국금융산업노조 조합원들이 '해고연봉제저지·관치금융철폐' 총파업 1차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어쨋든 은행들은 오는 9월 총파업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올 연말에서 내년초 사이 임기가 돌아오는 은행장들에겐 영업이나 실적의 최대 변수 중 하나다. 가뜩이나 저금리 상황에서 분기별로 보면 영업일수 하루이틀 차이로 순이자이익 수백억원씩 차이나는 현실에선 더욱 그렇다.
성과주의 도입에 공감하고 필요성도 인정하지만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일부 은행은 노조위원장 선거와도 맞물리며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가장 마음이 급한 은행장은 올 연말 임기가 끝나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이다.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 매각 공고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영화를 위해 하반기에도 실적을 한껏 끌어올려야 한다. 이는 이 행장의 연임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칠 사안이다. 우리은행이 최근 올 연말 목표를 오는 9월까지 맞추기로 한 '수익 올인 100일 작전'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민영화 이슈와 함께 9월 총파업 등 하반기 이슈로 영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한 것이다.
올 연말 임기가 끝나는 권선주 행장은 금융공기업 성과연봉제 도입 당시 일단락지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편치 않다. 이사회 결의로 도입을 결정했지만 직원 동의서를 받는 과정에서 강압이 있었다며 노조가 권 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고발한 상태다.
◇ 조용병·함영주 행장도 올해 성적표 중요한데
◇ 조용병·함영주 행장도 올해 성적표 중요한데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도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조 행장은 자리에서 물러나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유력주자이고, 함영주 행장은 다시한번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재신임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 둘 다 올해 실적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조 행장은 일단 올 상반기까지 실적으론 합격점을 받을 만 하다. 다만 '포스트 한동우' 자리를 놓고 경쟁할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또한 만만치 않기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위 사장은 지난 3년간 신한카드를 이끌며 좋은 실적을 냈다. 이러니 성과연봉제 도입 논의로 자칫 은행 영업조직이 흐트러질 수 있는 상황 또한 반가울리 없을 터.
함 행장의 미션은 어쩌면 더 분명하다. 통합 조직을 추스르고 영업력을 끌어올리는 것. 가뜩이나 올 하반기엔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노조통합 및 임금·직급체계 통합 등의 이슈도 떠오르고 있다. 통합 조직의 복잡한 구도 속에서 성과연봉제 도입 논의를 보태기엔 힘겨워 보인다.
조 행장은 일단 올 상반기까지 실적으론 합격점을 받을 만 하다. 다만 '포스트 한동우' 자리를 놓고 경쟁할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또한 만만치 않기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위 사장은 지난 3년간 신한카드를 이끌며 좋은 실적을 냈다. 이러니 성과연봉제 도입 논의로 자칫 은행 영업조직이 흐트러질 수 있는 상황 또한 반가울리 없을 터.
함 행장의 미션은 어쩌면 더 분명하다. 통합 조직을 추스르고 영업력을 끌어올리는 것. 가뜩이나 올 하반기엔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노조통합 및 임금·직급체계 통합 등의 이슈도 떠오르고 있다. 통합 조직의 복잡한 구도 속에서 성과연봉제 도입 논의를 보태기엔 힘겨워 보인다.
게다가 김정태 회장은 함 행장의 임기를 본인의 임기인 오는 2018년 3월로 맞출 수도 있었지만 굳이 2년도 채 안되는 내년 3월로 정해 한번 더 재신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부담스러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