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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사태에 총파업까지‥수습안되는 금융위

  • 2016.09.21(수) 17:14

성과주의 몰아붙이다 총파업 직면
한진해운 사태도 뾰족한 수 못찾아

9월 21일 오전 8시, 정부서울청사 금융노조 파업 상황점검회의 "고임금을 받는 은행원이 기득권 유지를 위해 파업을 강행하면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오전 10시10분, 코엑스 금융개혁! 창업·일자리 박람회 "한진 측에서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1000억원을 지원한다고 했고, 진지하게 방법을 찾고 있으니 기다려달라"

이틀 앞으로 다가온 금융산업노동조합의 총파업에 한진해운 사태까지, 21일 오전내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진땀을 흘려야했다. 가는 곳곳마다 기자들이 몰리며 두 가지 이슈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그동안 금융당국이 벌려놓은 일들에 대해 수습이 잘 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임 위원장의 탓으로만 돌릴 순 없지만 어쨋든 그가 총대를 멨으니 수습도 그의 몫이 됐다.


◇ "무사안일, 철밥통 비난 피할수 없을 것" 맹비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금융권 성과주의 도입을 몰아붙였다. 결국 금융노조는 오는 23일 총파업을 예고했고,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문제는 금융노조를 이끄는 핵심 조직이 은행이다보니 은행 영업점 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금융노조의 예상대로 9만명이나 참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금융공공기관만 참여했던 지난해 파업이나, 2만명이 참여했던 지난 2014년의 총파업보다는 많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임 위원장도 평상시보다 다급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파업 관련 은행권 상황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안보위협, 자연재해, 조선·해운업 등 국가 기간산업의 구조조정, 청년 실업 등의 국내 현안들을 모조리 끄집어냈다.

이런 상황에서 진행되는 파업은 고임금을 받는 은행원들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고, 결국 국민의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였다.

회의에 참석한 은행장들에게도 "불법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 "파업 참여를 조합활동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해 KPI(개인성과지표)에 가점항목으로 운영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KPI시스템을 바로 잡아달라"고도 주문했다.

한진사태 질문세례, 뾰족한 답 없어

대책회의 이후 임 위원장은 곧장 코엑스에서 열리는 창업·일자리 박람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도 역시 기자들의 질문에 "노조에서 성과연봉제는 아예 대화 대상이 아니라고 거부를 하고 있어 상황이 어렵게 됐다"며 "(대화를 통한) 논의의 진전이 있으면 좋겠고, 파업으로 해결될 수 있는게 아니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한진해운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처음엔 "오늘 주제와 관련이 없다"며 질문을 피했지만 계속된 질문세례에 "자구노력으로 1000억원을 지원한다고 했기 때문에 진지하게 방법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인한 물류대란이 가시화하면서 임 위원장은 한진그룹의 책임을 강조하며 대주주를 강하게 압박한 바 있다.

한진그룹은 총 1000억원을 지원키로 했지만 대한한공을 통해 지원키로 한 600억원이 여전히 집행되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압박했지만 대한항공 이사회의 배임 우려로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자 금융감독원도 나섰다. 은행권에 한진그룹 대출에 대한 담보를 점검하도록 지시하면서 경우에 따라선 대출을 회수할 수도 있다는 신호도 보냈다.

하지만 상황은 여전히 먹구름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역에 필요한 자금이 늘고, 결국 채권단의 도움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임 위원장은 "한진해운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협상이 잘 마무리되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필요한게 있으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뒷받침할 것"이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진해운 발 물류대란을 해소할 뾰족한 해법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화주들이 손해배상 청구에 나설 것이란 우려만 커지고 있다"면서 "회생에 대해 일말의 기대를 안고 있던 법원마저도 손을 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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