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3월 취임 당시 밝힌 '2020년 아시아리딩금융그룹'이란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첫 액션플랜을 내놨다.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자본시장, 글로벌, 디지털 3개 부문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사업부문을 확대 개편하면서 지주를 포함한 5개사 임원을 겸직토록 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 은행과 금융투자 중심의 CIB사업부문을 GIB(Group & Global Investment Banking Group) 사업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지주, 은행, 금투, 생명, 캐피탈 등 5개사의 자본시장 부문 임원을 겸직하도록 해 자본시장부문을 통할하도록 했다. 사업부문 소속의 직원들은 한 장소에서 일하며 협업을 강화(Co-location)하게 된다.
기존 CIB사업부문과는 달리 GIB사업부문장의 원소속 회사를 그룹 IB 허브인 신한금융투자에 둠으로써 자본시장 친화적 사업추진도 가능토록 했다. GIB사업부문은 리스크·심사 체계를 업그레이드하고 상품 공급 밸류체인 및 글로벌 투자 역량 강화를 통해 그룹의 자본시장 부문 손익 비중을 오는 2020년 14%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GIB 사업부문장엔 이동환 현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을 내정했다. 이동환 내정자는 신한지주 기획재무팀장, 경영지원팀장,IR팀장, 신한은행 자금시장본부 담당 상무, 신한지주 부사장보를 거쳐 그룹 CIB사업담당 부문장을 역임한 바 있다.
글로벌 영역에서 그룹사간 협업을 통한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그룹의 글로벌 사업부문도 매트릭스 체제로 탈바꿈한다. 지주, 은행, 카드, 금투, 생명 등 5개사를 겸직하는 글로벌 사업부문장을 선임해 그룹의 글로벌 사업 전체를 통할 관리하도록 했다.
앞으로 그룹사가 동반 진출해 있는 국가의 경우 국가별 '컨트리 헤드' 제도를 운영함으로써 해외 현지 글로벌 사업의 실행을 컨트리 헤드를 중심으로 추진하도록 했다. 그룹 차원의 글로벌 사업 전략 수립은 본사의 매트릭스 체제하에서 이뤄진다.
허영택 신한은행 글로벌사업 담당 부행장이 글로벌사업부문장을 맡아 이끌게 됐다. 허 내정자는 과거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다양한 국가에서 글로벌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가다.
신한금융은 그룹 글로벌 손익 비중을 오는 2020년까지 20%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도전적인 목표도 설정했다.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경쟁우위를 가진 신한의 글로벌 부문을 차별화된 핵심 사업 부문으로 지속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 사진 왼쪽부터 이동환 GIB부문장, 허영택 글로벌사업부문장, 유동욱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 김희송 신한PE 사장 내정자. |
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지주사 및 각 그룹사에 최고디지털총괄임원(CDO·Chief Digital Officer)를 신설했다. 'CDO 협의회'를 운영해 그룹 차원의 디지털 부문 사업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디지털 신기술에 대한 역량을 결집한 그룹의 디지털 전문가조직(CoE·Center Of Excellence)으로 신한디지털혁신센터(SDII)도 신설해 디지털 5개 핵심분야인 AI(인공지능), 블록체인, 오픈 API, 클라우드, DX(Digital Experience)에 대한 랩을 운영한다.
신한금융은 이와같은 3개 부문 이외에도 자산운용 부문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그룹 최고운용책임자(CIO·Chief Investment Officer) 제도도 도입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도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경쟁력 강화방안을 통해 현재 상황과 지향점 사이에 존재하는 갭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은 27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GIB 사업부문장, 글로벌 사업부문장 인사에 따른 후속인사로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에 유동욱 전 신한은행 부행장을 내정했다.
유 내정자는 신한은행의 초대 디지털그룹 임원으로 비대면 플랫폼 써니뱅크를 출범하고 국내 최초로 정맥인식 인증 절차를 도입했다. 전략적인 인사인트도 탁월해 신한데이타시스템이 그룹 디지털 개발 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끌 것으로 그룹 측은 기대했다.
신한프라이빗에쿼티 사장에는 김희송 신한생명 상무를 내정했다. 신한프라이빗에쿼티가 대체투자 시장에서의 전문 사모투자운용사로 전략적 포지셔닝을 새롭게 하고 대체투자를 선도할 수 있도록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내정된 임원들은 각 자회사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 심의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