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생사 키워드]"빅데이터 규제·인력 난제"

  • 2018.02.09(금) 10:04

③-2 안성희 신한카드 빅데이터비즈니스 셀장 인터뷰
"빅데이터는 카드사 엔진..컨설팅사업 강화"
"전문인력 부족..부서협업 통해 극복"

카드 업계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내수 시장이 차고 넘쳐 마케팅 비용 지출로 인한 제살 깎아먹기 전쟁이 한창이다. 정부는 카드사의 주 수입원인 수수료 체계를 손보겠다고 나섰다. 지난해 말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조달금리도 올랐다. 법정최고금리도 27.9%에서 24%로 낮아졌다. 비싸게 돈을 빌려와 싸게 돈을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디지털과 해외시장을 통해 탈출구를 모색중이다. 카드사들의 디지털화와 관련 안성희 신한카드 빅데이터비즈니스 셀장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편집자]

 

▲ 안성희 신한카드 빅데이터비즈니스 셀장(사진). 뒤로 보이는 'Dream(꿈)'이라는 문구는 지난해 3월 취임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직원들에게 '자신의 꿈과 미래를 위해 나아가라'는 조언과 함께 제시한 키워드다.

 

"빅데이터는 우리 회사의 엔진입니다"

안성희 신한카드 빅데이터비즈니스 셀장은 신한카드에서 빅데이터가 갖는 의미를 이렇게 표현했다. 안 셀장은 카드업계에서 대표적인 빅데이터 전문가로 꼽힌다. 그런 안 셀장이 빅데이터를 이렇게 표현한 것은 카드사들의 디지털화(化) 움직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신한카드를 비롯해 국내 주요 카드사들은 너나할것 없이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비대면 영업창구가 확대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챗봇(Chatbot)과 고도화된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올해초 신년사에서 올해는 디지털 방식이 아날로그를 추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은 국내 카드시장이 포화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카드사들은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리면서 가맹점 수수료 마진률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서비스가 등장해 결제 중개시장을 넘보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안 셀장은 "카드업계가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한다. 그는 "마트 앞 가판대 영업을 통해 캐시백을 제공하면서 고객을 유치하는 방식으로는 영업이 힘들다"며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카드사를 찾아올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디지털화는 카드사가 오랜기간 해왔던 사업 행태를 근본적으로 뒤엎는 시도다.

이때 필요한 게 빅데이터 분석능력이다. 고객을 온라인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고객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구매이력(빅데이터)을 바탕으로 관심분야를 추출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소비자 취향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소비는 늘어나고 이는 다시 데이터 축적으로 이어져 서비스는 더 정교해진다.

신한카드가 올해 초 흩어져 있던 디지털 부서와 빅데이터 부서를 플랫폼사업그룹으로 통합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디지털화가 이루어져야 빅데이터 수집량이 많아지고 빅데이터 분석이 이뤄져야 성공적인 디지털화로의 이행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안 셀장은 "적게는 8명부터 많게는 20명으로 구성된 각 셀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되 협업체계를 갖춰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것이 회사의 운영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안 셀장은 "신한카드가 시장점유율 1위로 다른 카드사보다 회원수를 더 많이 확보하고 있는 것은 신한카드만의 경쟁력"이라며 "기존 회원뿐만 아니라 비회원도 신한카드 채널로 유도하기 위해 KBO(한국야구위원회)와 제휴를 통해 야구 콘텐츠를 기획하는 등 채널 보강에도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개인화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상당히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며 "경험치를 꾸준히 축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신한카드의 데이터 분석 능력은 업계 최상위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살려 안 셀장이 이끄는 빅데이터비즈니스 셀은 정부부처(통계청)와 BMW, 테슬라, 볼보 등 외국기업에 빅데이터 분석에 기초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컨설팅서비스는 향후 신한카드 신사업 부문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빅데이터사업에 어려움도 있다. 안 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를 명분으로 한 규제가 엄격해 학계와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빅데이터 분석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게 어렵고 그나마 있는 전문인력도 대부분 조건이 좋은 해외시장으로 진출한다는 애로점도 있다. 안 셀장은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과 분석능력, IT·코딩 활용 능력이 데이터 분석에 필요하지만 이 요건을 모두 갖추는 건 굉장히 힘들다"며 "부서 협업을 통해 이 한계를 뛰어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안 셀장의 목표는 카드업계가 새롭게 재편되는데 유의미한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과 인사이트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는 '골프칠 때 1도라도 빗나가면 공은 50도 어긋난 곳에 떨어진다'는 임영진 사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스윙할 때 1도의 차이를 잡아내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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