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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스토리]하나카드 사장이 잡아야할 세마리 토끼

  • 2018.04.10(화) 19:04

2016년 취임 후 3연임..조직통합‧이익 확대 '성과'
과거 적자로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 1600억
과거청산 하면서 디지털화·해외진출 이뤄야

세번째 임기를 시작한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사진)의 올해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정 사장은 수십년간 하나은행과 하나저축은행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온 인물로 하나카드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긍정적인 경영성과를 보여줬습니다. 

3연임 하는 올해 경영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카드시장은 포화됐고 조달금리 상승, 수수료 인하 등 악재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도 1600억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합니다. 과거청산을 하면서 디지털화와 해외진출 등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 취임 후 조직안정·이익확대 '성과'

2016년 하나지주 임원추천위원회는 당시 정수진 하나저축은행 사장을 하나카드 사장으로 추천하면서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 시절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끈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정 사장이 저축은행 사장직을 맡은 2015년 하나저축은행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2014년 16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듬해 113억원 순이익을 냈습니다. 여기에 하나은행 재임시절 만들어낸 영업성과도 하나카드 사장 선임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나카드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평가는 긍정적입니다. 

2016년 취임 당시 하나카드는 '한지붕 두가족 체제'였습니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를 하나카드로 물리적인 통합은 했지만 각각 성과연봉제와 호봉제를 적용받을 만큼 인사제도도 달랐고 노동조합도 제각각이었습니다.

정 사장은 인사제도 통합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산만했던 조직과 인사제도를 정비했습니다. 노조도 통합노조를 출범하면서 화답했고 회사는 안정됐습니다. 

 

하나카드 노조 관계자는 "정 사장이 통합노조가 출범하는데 기여한 바가 크다"며 "현재 부분적으로 성과제급제로 통일하고 세부 급여 체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조직이 안정되면서 경영성적도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취임 첫해인 2016년 하나카드 순이익(연결기준)은 756억원으로 전년대비 649% 증가했습니다. 지난해에는 40.6% 성장한 106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 과거청산·디지털화·해외진출 세마리 토끼 잡을까 

정수진 사장이나 하나카드가 우선 풀어야 할 숙제는 '과거청산' 입니다. 아직도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이 커 이익을 내고도 운신의 폭이 적습니다. 

하나카드의 전신인 하나SK카드는 2009년부터 외환카드와 통합되는 2014년까지 적자경영 상태였습니다. 외환카드와 통합한 2014년에도 112억원 순손실(연결기준)을 냈습니다.

이렇다보니 금융기관이 반드시 해야 할 대손충당금을 쌓지 못했습니다. 대손충당금은 빌려준 돈을 떼일 가능성에 대비해 쌓아놓는 자금으로, 금융사 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지표입니다. 대손충당금은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감독당국은 유예를 해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달초 기준 하나카드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72.4%입니다. 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롯데카드 등 경쟁사는 모두 100%가 넘습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앞으로 1600억원 가량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2~3년에 걸쳐 꾸준히 충당금을 쌓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063억원 순이익에서 대손충당금을 제외하면 남는 돈은 0원. 이 때문에 카드업계 핵심이슈인 디지털화나 해외진출에서 경쟁사에 비해 운신의 폭이 좁습니다. 여기에 카드사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녹록지가 않습니다. 시장은 포화상태고 금리가 상승하면서 조달금리는 높아질 전망입니다. 정부의 서민지원 정책으로 가맹점 수수료는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정 사장은 올해초 연임한 뒤 디지털화와 해외진출을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베트남 진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정 사장이나 하나카드가 조기에 과거를 청산하면서 디지털화와 해외진출에서도 뒤처지지 않는 성과를 보여줄까요. 하나금융 내부뿐 아니라 카드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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