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업그레이드하는 중이다. 지난해 SBI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이 CSS의 고도화 작업을 진행했으며 OK저축은행도 올해 관련 작업을 마쳤다.
그동안 저축은행은 상환이력을 기반으로 한 신용등급을 주요 대출심사 지표로 활용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현재 개인신용등급은 상환이력정보 40%, 신용형태정보 26%, 현재부채수준 23%, 신용거래기간 11% 등의 비중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저축은행을 찾는 대부분 대출고객은 다른 금융기관의 대출한도를 다 채우거나 다중채무자인 경우가 많아 현행 신용등급 체계만으로는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또 최근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의 기준금리를 연 16.5%로 낮추면서 보다 정교하게 고객의 상환능력을 평가할 필요성도 커졌다.
이에 전통적인 금융정보 외에 비(非)금융정보까지 대출심사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CSS 고도화를 통해 고객의 SNS 활용 빈도와 통신료 미납·연체 정보, 온라인쇼핑몰 이용 정보, 통신사 소액결제 정보 등 200여가지 비금융정보를 대출심사에 활용하고 있다.
CSS 고도화 이전 SBI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13.27%였지만 고도화 이후 4.96%로 떨어졌다. 이는 매달 약 20억원 수준의 수익증가로 이어진다는 회사 설명이다.
웰컴저축은행도 머신러닝(기계학습)을 CSS에 도입해 고객의 상환능력을 평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출시한 상품이 연 5~6%대 금리로 200만원 까지 빌릴 수 있는 '비상금대출'이다. 현재 웰컴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 미만에서 관리되고 있다.
OK저축은행도 모든 대출심사에 머신러닝을 통해 인공지능을 구현, 신용도 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기존에 대출심사를 할때는 10~15개의 변수가 활용됐지만 인공지능 평가모형을 통해 100여개의 변수가 활용된다는 회사 설명이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대출심사 업그레이드와 함께 비대면 금융서비스 강화도 함께 이뤄지는 중이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과 카드사 등이 기존 저축은행이 강세를 보이던 중금리대출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과 카드사 등은 그동안 핀테크 도입에 앞장서 대출과정을 간소화해온 반면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이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주도로 저축은행의 대출원가와 순이자마진 등 영업실태가 공개되는 추세"라며 "경쟁은 치열해지고 규제는 심해지면서 대출심사를 정교화해 비용과 금리를 모두 줄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