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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구조조정제도 TF 킥오프…"이론 논쟁보다 실리"

  • 2019.05.13(월) 16:11

'도산법 일원화냐 기촉법 상시화냐' 논의
금융위 "당장 결정은 시기상조…실리적 방안 찾겠다"
워크아웃에 재산보전처분 도입 등 검토

금융당국이 워크아웃과 회생절차로 이원화된 기업구조조정제도를 양자택일하기에 앞서 경영난에 처한 기업을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살릴 수 있는 실리적인 방안부터 찾기로 했다.

이세훈 금융위원회 구조개선정책관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른 워크아웃은 기업을 빠르게 지원할 수 있지만 채권자간 공평하게 손실 분담이 되지 않고,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통합도산법)에 따른 회생절차는 이해관계가 공평하게 조정되지만 시간이 지연 된다"며 "이 간극을 줄일 수 있느냐에 따라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느냐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금융위는 '기업구조조정제도 점검 TF' 첫 회의를 열었다. 김용범 부위원장이 주재하고 이진웅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 한민 이화여대 교수, 임치용 김앤장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국회는 2001년 한시법으로 제정된 기촉법의 일몰 시한을 5년 연장하면서 부대의견으로 기촉법과 통합도산법을 일원화할지, 기촉법을 상시화할지 여부를 보고하도록 금융위에 요구했다. 이 부대의견에 따라 TF가 결성된 것이다.

TF는 우선 워크아웃과 회생절차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기업구조조정을 활성화시키기로 했다.

먼저 워크아웃에도 채무자의 재산 처분 권리를 동결하는 '재산보전처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회생절차의 경우 법원이 채권자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도록 묶는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리게 되지만 자율적 협약에 따르는 워크아웃은 재산보전처분을 강제하기 어려웠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워크아웃엔 재산보전처분이 없어 채권은행에서 만기가 도래하면 채무자는 재산을 변제해 물려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재산보전처분이 도입되면 임의로 채무를 변제할 수 없게되고 채무가 동결되는 1~3개월 동안 기업개선작업을 벌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생절차에는 신규자금(DIP 금융) 지원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이 도입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회생절차의 약점 중 하나가 회생절차에 들어간 기업을 죽은 기업으로 인식해 신규자금을 지원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세훈 구조개선정책관은 "회생절차기업에도 신규 자금 지원이 필요한데 신규 자금 보장 순위가 불명확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캠코는 올해 회생절차 중인 기업 3~4곳에 대해 20억원 정도의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향후 법이 개정되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DIP 기금 300억~500억원 가량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워크아웃 신규자금 지원과 회생절차의 채무조정 기능을 결합한 '사전계획안(P-Plan)', 회생절차 신청 후 기업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자율구조조정지원(ARS)' 등 워크아웃과 회생절차를 연계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된다.

회생인가 전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채권은행과 정책금융기관의 협조도 얻기로 했다. 현재 회생인가 전에 기업을 팔고 싶어도 정해진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채권단의 동의를 얻기 쉽지 않다. 채권단 입장에선 M&A로 정상화되는 것을 기다리는 것보다 부실채권(NPL)을 매입하는 회사에 넘기는 것이 빠르고 쉬운 채권 회수 길이다. 보증기관은 채권 예상회수율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M&A에 대해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

금융위 관계자는 "심지어 1개월만 채권 매각을 보류해 달라고 채권단에 부탁했지만, 정해진 타임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채권단은 채권을 매각해 딜이 무산된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보증기관의 예상회수율이 70%라면, 60% 회수율이 예상되는 M&A는 거부하게 된다"며 "획일적인 예상회수율은 문제다.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세훈 구조개선정책관은 "기촉법과 통합도산법을 일원화할지, 기촉법을 상시화할지는 주장마다 일리가 있고 장단점이 있어 당장 결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이론적 논의에 치우쳐 실리를 놓치지 않도록 기업구조조정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연말까지 TF와 기촉법의 효과를 분석하는 연구용역 등을 통해 내년초에는 초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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