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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을 살려라]③결국은 '수익률'…무엇을 바꿀까

  • 2019.06.07(금) 17:49

1%대 수익률 맴맴…'원금보장 편중' 영향
정부·정치권, 기금형·디폴트옵션 등 도입 추진
금융사는 조직·상품정비..가입자도 인식개선 필요

퇴직연금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은 결국 '수익률'로 귀결된다.

수익률이 은행 예금보다 낮다보니 퇴직때 대부분 일시금 형태로 받아 '연금'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제도개선, 금융사들의 수익률 제고를 위한 상품개선, 가입자들의 인식변화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 1%대 수익률…안정 추구 영향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말까지 최근 3년간 적립된 퇴직연금의 연간 평균 수익률은 2016년 1.58%, 2017년 1.88%, 2018년 1.01%로 1%대에 머물고 있다.

1%대 수익률의 원인으로 우선 대부분 원리금보장형에 가입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18년말 기준 퇴직연금은 총 190조원인데 이 중 171조7000억원, 90.3%(대기성 자금 포함)가 원리금보장형이다.

즉 위험성이 높더라도 수익률이 높은 상품에 투자하기 보다는 원금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퇴직연금이 운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확정급여형(DB형)의 경우 회사에 손익이 귀속되기 때문에 최대한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DB형의 실적배당형 운용 비중은 4.8%에 불과하다.

개인이 직접 관리하는 확정기여형(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계좌(IRP)의 실적배당형 운용비중도 각각 15.9%, 24.3%로 높다고 볼 수는 없다. 원리금보장형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특히 DC형의 경우 원리금보장형이 85%가량이다.

지난해 금융투자협회가 DC형 제도로 퇴직연금을 운용하고 있는 근로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본인이 직접 결정한다'는 30%, '추천을 받은 비율'은 70%로 조사됐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를 "일반 금융상품과는 달리 퇴직연금 가입자는 제도적인 성격으로 가입해 수동적인 경향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금융투자협회의 조사에서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들 중 25%는 '근무하면서 자산관리가 어렵다'고 답했고 25%는 '상품가입이나 변경절차를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 퇴직연금 제도개선 추진 

퇴직연금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자 정부와 정치권이 제도 개선에 나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특별위원회는 90%의 퇴직연금이 몰려있는 DB형과 DC형의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먼저 대다수 퇴직연금이 쏠려있는 DB형과 관련해서는 기금형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금형퇴직연금제도란 개별 혹은 복수의 사용자가 비영리의 수탁법인을 설립해 연금자산을 신탁하고, 전문가와 노사로 구성된 수탁법인의 이사회에서 연금 운영 주요사항을 결정하게 된다.

회사 내부의 직원이 아닌 전문가나 외부 자산운용 전문기관에 운용을 위탁할 수 있어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고 퇴직연금사업자(금융회사)간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DC형의 경우 근로자가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시간을 줄여줄 수 있는 '디폴트 옵션'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디폴트 옵션이란 최초 가입자가 금융회사에 자신의 투자성향 등에 따른 투자방침을 설정하면 이후 금융회사가 알아서 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전문성과 근로자의 시간부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기금형퇴직연금제도는 상임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에 계류중이다. 디폴트옵션의 경우 올 상반기 중 법안이 발의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 퇴직연금 관련 부서 관계자는 "최근 주요 금융지주가 퇴직연금 조직을 강화한 것은 정부가 퇴직연금이 사회보장체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며 "제도가 확립되면 퇴직연금의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금융사도 장기적인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을 살려라]①전열 재정비하는 금융사들

◇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 필요" 

퇴직연금 관계자들은 퇴직연금 제도개선이 추진되는만큼 수혜를 받는 근로자들의 인식도 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기 수익률인 연간 수익률에 실망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수익률을 따져보면 퇴직연금을 일시금 형태로 받는 것 이상의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의 10년 수익률(연환산)은 3.07%, 실적배당형의 10년 수익률은 4.80%로 집계됐다.

금융업계는 향후 금융사들이 조직을 정비하고 퇴직연금 투자 포트폴리오 확대, 수수료 경쟁 등이 이뤄지면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실적배당형 상품은 주식이나 펀드처럼 장기 수익률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금융사들이 경쟁하면서 수익률이 높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시금 수령이 아닌 연금형태로 받을 경우 세금 절감도 가능하다.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할 경우 금액에 따라 퇴직소득세가 6~42% 세율아래 정해진다. 이를 일시금으로 받을 경우 세금 전액이 원천징수 되지만 10년 이상 연금 형태로 받을 경우 세금 총액의 30%가 감면된다.

은행 관계자는 "퇴직금이 크면 클수록 일시금 보다는 장기적인 연금형태로 받는 것이 유리하다"며 " 퇴직연금에 대한 이해와 인식 변화가 있어야 '연금'의 위치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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